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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톡에듀] 일자리? 스스로 만드는 '창직'의 시대, 융합인재 키우기

    [톡톡에듀] 일자리? 스스로 만드는 '창직'의 시대, 융합인재 키우기

     ━  청담러닝-CMS에듀 합병, 이충국 대표 인터뷰    성실하기만 한 인재, 특정 기술 또는 자기 분야 전문 지식만 보유한 인재가 조명받는 때는 지났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사회 변화, 그 속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다. 넘쳐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 종합해 타인과 소통하며 새 지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융합형 인재'의 가치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일찍이 『미래 마인드(Five mind for the future)』(재인)라는 책에서 '융합하는 마음(synthesizing mind)'을 강조했다. 국가 간 경계가 무의미한 디지털 영토에서 나고 자란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에게 이제 '융합'은 필수요건이 됐다.   청담러닝은 지난해 11월 자회사 CMS에듀와 합병을 발표하고 통합교육 플랫폼 ‘크레버스 캠퍼스’를 출시했다. 영어(언어), 수리, 컴퓨팅 사고(코딩) 등을 종합 진단해 개인별 맞춤 학습 설계를 해 주고 영역별 사고력을 고루 갖춘 융합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다. 최근 중앙일보와 만난 이충국 청담러닝-CMS에듀 대표는 "'의사가 되어라'가 아니라 '(의사가 되고 싶다면) 네가 지닌 재능을 다른 것과 어떻게 연결·융합할지 고민해보라'고 얘기해 주는 게 지금 세대에게 맞는 교육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융합 인재'는 어떤 사람을 말하나? 자신의 의견을 전 세계 곳곳의 사람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global mind)'가 장착된 사람, 일상의 언어가 된 '코딩'을 자연스레 습득하듯 다가올 미래에 언제든 올라탈 준비가 된 사람(퓨처 마인드·futurist mind), 자신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내면을 성찰하고 성장하는 '그로스 마인드(growth mind)'가 장착된 사람을 말한다. 이 모든 역량의 핵심에 '사고력'이 있다.   '융합 인재'는 어떻게 길러지나? 사고력 교육의 핵심은 '발문(questioning·교사가 학습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해 물어보는 문제제기)'이다. 발문 교육을 받은 이와 그렇지 않은 이들의 차이는 극명하다. 가령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문제 풀이 중심으로 훈련이 된 아이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새 문제를 접하면 그냥 외면하게 된다. 반면 발문에 익숙한 아이들은 다르다. 나만의 알고리즘(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을 고민하게 된다. 하나의 해법이 아니라 두, 세 가지 독창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다.    합병을 단행한 이유는? 청담러닝과 CMS에듀 모두 '융합 사고력 교육'을 밑바탕으로 한다. 청담러닝이 가지고 있는 각종 언어 관련 콘텐츠와 CMS에듀가 가진 사고력 수학, 코딩 교육을 한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아이들에게 제공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크레버스 캠퍼스'다.    크레버스 캠퍼스의 차별점이 있다면.  단순히 물리적 공간 결합을 넘어 '개인 맞춤형 학습 설계'를 해준다. 아이가 뭘 하면 제일 잘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 줄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다. 그래야 제한된 시간에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유형을 분석하고, 그 유형에 맞춰 알맞은 학습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추천해준다. 미국 공교육 영재 프로그램 학생 선발 때 활용하는 인지능력검사 'CogAT(Cognitive Ability test)' 유형을 토대로 만든 3대 사고력 테스트, 신체 운동·대인관계·자기성찰 등 8가지 영역으로 나눠 학생 스스로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다중지능 검사 등을 한다.   이충국 청담러닝 CMS에듀 대표   미래 융합인재 양성에 '메타버스' 역시 중요한 요소인가? 알파 세대에게 메타버스는 너무도 친숙하다. 부모는 사용하지 못하는 플랫폼을 이들은 자유롭게 드나든다. 알파 세대를 위한 또 다른 교육 환경이 하나 더 생겨난 만큼 이들을 위한 교육 툴(도구)도 당연히 개발돼야 한다. 예를 들어 직업 체험관 같은 것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이 미래 어떤 직업을 갖는 게 좋을지 미리 들여다보며 체험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아예 아이들이 본인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로 수업을 만들고 그 수업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거나 나아가 판매 활동도 해 볼 수 있다. 다른 행성에 지구와 비슷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테라포밍’처럼, 메타버스에서도 자신의 상상을 마음껏 펼치고 현실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무한 상상' '무한 탐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직업을 창출해낼 수 있는(창직) 환경까지 가능케 하는 게 '메타버스'이다.    자녀를 위한 미래 교육 설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  부모들이 과거 자신이 해왔던 공부법, 교육 콘텐츠로 미래 저만치 가 있는 아이들을 안내하는 건 우스운 이야기다. (매번 바뀌는 입시제도에 공을 들이는 것보다) 어떤 형태의 미래가 펼쳐질지 아이와 적극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글 김민정 기자 영상 박재현·공성룡·홍성철PD, 강지율 인턴

    2022.01.05 05:00

  • 현 초3은 중1부터, 초6은 고1부터…학교수업 ‘이렇게’ 바뀝니다 [톡톡에듀]

    현 초3은 중1부터, 초6은 고1부터…학교수업 ‘이렇게’ 바뀝니다 [톡톡에듀]

    올해 초3인 2012년생이 중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는 1년짜리 자유학년제가 한 학기 자유학기제로 바뀐다. 초중고 전체에 걸쳐 디지털 교육과 생태·민주교육도 실시된다. 지난달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의 내용을 정리했다.    ━  현 초3은 중1부터, 초6은 고1부터 적용   이번 2022 개정교육과정은 2009년생 이후 태어난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총론에 이어 각론과 구체적인 교육 과정 개발 기간을 거쳐 2024년에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학교 현장에 도입된다. 이에 따라 2016년생은 초등 2학년부터, 2017년생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기존의 2015 개정교육과정 대신 바뀐 새 교육과정으로 배우게 된다. 2025년부터 중1(2012년생)과 고1(2009)로 확대 적용된다. 현 초3은 중학교 입학부터, 현 초6은 고교 입학부터 새 교육과정을 배우게 되는 셈이다.    ━  자유학년제 축소하고 진로연계학기 신설   기존 2015 개정교육과정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등 자유학년제의 변화다. 중학교 1학년이 1년 동안 지필고사를 보지 않고 진로를 탐색하는 기간으로 실시했던 자유학년제는 1학기로 줄어든다. 기존 170시간에 이르던 자유학기 운영 시간도 102시간으로 줄어든다.   대신 초중고 전환기 전체에 걸쳐 진로 연계교육이 강화된다. 초6과 중3, 고3은 각각 2학기에 ‘진로연계학기’가 생긴다. 초6은 중학교 이해를 돕는 과정, 중3은 고교학점제를 배우는 시간을 마련한다. 고3은 수능 이후 대학 생활 이해 및 사회 진출 관련 교육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  전과목 교과와 연계해 디지털 인공지능 소양교육 강화   사진 Envato 초·중·고 전체에 걸쳐 미래 세대 핵심 역량으로 디지털 기초 소양을 강조하는 것도 특징이다. 학교 급별 발달 단계에 따라 수학과 과학, 음악 등 모든 교과의 교육과 디지털 인공지능 소양교육을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인공지능의 ‘패턴 찾기’ 원리와 과학에서 생물의 공통·차이점 찾기를 연계하거나, ‘알고리즘’ 원리와 음악 교과의 다양한 음계 연결 짓기 등을 연계 활동 예시로 제시했다. 디지털 기초소양 교육과 연계한 정보 교육도 강화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기술 분야를 초중고 전체에 걸쳐 배운다. 초등학교는 34시간, 중학교는 68시간 이상 교육 시간을 확보하고 고교에서는 정보 교과를 신설한다.      ━  생태·민주시민교육강화...국·영·수 주요 교과 축소   사진 Envato 초·중·고 모든 교과 과정에 생태 전환 교육과 민주 시민 교육이 반영된다. 생태 전환 교육은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과 자질을 기른다. 민주 시민 교육은 학생이 자기 자신과 공동체적 삶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사회와 도덕, 과학 등 관련 교과에서 배우는 것을 넘어 모든 교과에서 생태 감수성과 민주 시민성을 배울 수 있도록 대폭 강화된다.      ━  초1 한글교육 강화·신체 활동 시수도 늘어   새 교육과정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전환기의 아동들을 위한 교육 과정이 확충됐다.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4년부터는 다양한 실외 놀이와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초1·2 학년 '즐거운 생활' 수업 시간이 기존 80시간에서 144시간으로 대폭 늘어난다. 한글 익힘 시간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창의적 체험 활동에 배정된 시간을 줄여 초등 1학년 3월 한 달간 국어 수업을 기존보다 34시간 늘린다.   ■  「 이지은 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2021.12.22 05:00

  • [톡톡에듀]합병 청담러닝 “영·수·코 한 번에”…원스톱 통합교육 플랫폼 출시

    [톡톡에듀]합병 청담러닝 “영·수·코 한 번에”…원스톱 통합교육 플랫폼 출시

    지난달 자회사 CMS(씨엠에스)에듀와 합병을 발표한 청담러닝이 영어(언어), 수리(사고력), 코딩 등을 한 곳에서 배울 수 있는 통합교육 플랫폼 '크레버스(Creverse) 캠퍼스'를 출시했다.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결합을 넘어 한 곳에서 학생의 언어, 수리, 컴퓨팅 사고력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개인별 맞춤 학습 설계를 해준다. 이를 토대로 각 영역별 사고력을 고루 갖춘 창의적 '융합 인재'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청담러닝은 “경기도 안양에 초등 대상의 사고력 수학 CMS, 초등영어 교육 브랜드 에이프릴어학원, 초·중등 대상의 청담어학원, 코딩 교육 전문 씨큐브코딩 등 청담러닝과 CMS 에듀 교육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크레버스 캠퍼스 평촌 복합관'을 열었다”고 8일 밝혔다.     크레버스 캠퍼스에서는 3대 사고력 테스트, 다중지능 검사 등을 통해 학생들이 어떤 부분이 뛰어나고 어떤 역량이 부족한지 먼저 파악한다. 언어와 수리 사고력 진단 문항은 미국 공교육 영재 프로그램 학생 선발 때 활용하는 인지능력검사 'CogAT(Cognitive Ability test)' 유형을 토대로 만들었다. 심리검사전문기관 한국가이던스와 청담러닝이 공동 개발한 다중지능평가는 음악, 신체운동, 대인관계, 자기성찰 등 8가지 영역으로 나눠 학생 스스로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크레버스 캠퍼스는 평가 결과에 따라 언어(영어), 수리, 컴퓨팅 지식(코딩) 등 각 영역별로 학생이 부족한 부분과 뛰어난 부분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알맞은 교육 프로그램을 추천해준다.   청담러닝의 융합사고력 양성 모델   크레버스 캠퍼스 복합관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융합 사고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국가 간 경계가 무의미한 디지털 영토에서 '알파세대'라 일컫는 지금의 10대 청소년들이 앞으로 당면할 사회 문제는 훨씬 복잡하다. 이를 자신만의 창의적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언어, 수리, 코딩 등 각 영역별로 습득한 지식을 처한 상황과 문제에 맞게 자유자재로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시원 청담어학원 평촌브랜치(지사) 이사는 "언어, 수학, 코딩을 한 곳에서 배울 수 있어 학생들의 이동 동선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융합 교육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적극적으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담러닝은 평촌 복합관에 이어 내년 상반기 안에 경기도 분당, 서울 노원구 중계동, 목동, 대치동에도 크레버스 캠퍼스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2021.12.09 05:01

  • 색종이가 저절로 움직인다? 수업보다 재밌다, 과학 유튜브 [톡톡에듀]

    색종이가 저절로 움직인다? 수업보다 재밌다, 과학 유튜브 [톡톡에듀]

      딱딱한 원리와 어려운 용어로 재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과학’도 재미있는 콘텐트로 바뀐다. 과학크리에이터들이 운영하는 과학 유튜브 얘기다. 짧고 직관적인 영상으로 생생하게 과학원리를 이해할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해 제약된 오프라인에서의 다양한 실험을 대리만족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극적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불확실한 정보 또한 넘쳐 주의도 필요하다. ‘과학 유튜버’를 검색하면 나타나는 수많은 리스트 중에서 과학 전공자들이 개설하고 초등학생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을 모았다.      ━  [저학년]   유튜브 〈수상한생선 Fishy Fish〉 ″당신이 멸치에서 보지 못한 것들 - 멸치 해부″ 영상 화면 캡쳐    ━  수상한 생선 Fishy Fish   “멸치를 갈라서 멸치 똥을 자세히 보면,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들이 들어 있죠.”  가정의 냉동실마다 자리 잡고 있는 멸치의 머리부터 척추, 위와 똥까지 해부하며 생물학적 지식을 전달한다. 어류뿐 아니라 돼지 심장과 모기부터 바나나와 같은 식물까지 모든 동식물을 해부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달걀과 같은 재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영상을 보고 집에서 초등학생이 따라 해 볼 수도 있다.    수상한 생선의 ‘생선’은 '생물 선생'의 줄임말이다. 고등학교 생명과학 교사였던 김준연씨가 운영하는 채널로 초중고 교과 과정을 포함해 그 이상을 넘나드는 탄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국제 과학 발표 대회인 ‘2020 페임랩 코리아’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  건빵박사사이언스캠프   “오늘은 꿈틀거리다 저절로 일어나는 색종이를 만들어볼게요.”  우리 주변의 간단한 재료를 이용해 초등학생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과학 실험을 소개한다. 긴 시간 동안 진행되는 과학실험을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도록 편집해 집중력이 짧은 초등 저학년도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다. 추천하는 재생목록은 '건빵박사1분실험'. 달걀을 이용한 관성의 원리, 비누막으로 실험하는 표면장력 등 초등 과학 교과에 등장하는 주요 주제를 다룬다.    영상을 제작하는 건빵박사 조건호씨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생물교육학을 전공한 학자다. 유레카창의융합센터 대표로 20여년간 전국 과학관과 학교 등에서 과학 실험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초·중학생이 흥미 있어 하는 주제를 골라 과학 영상을 제작했다.    ━  [고학년]    유튜브 〈긱블 Geekble〉 ″프링글스 손쉽게 꺼내주는 마법의 기계 (이제 통 뒤집지 마세요)″ 영상 화면 캡쳐.    ━  긱블Geekble   ‘우리는 쓸모없는 작품만 만듭니다.’  포항공대·카이스트 등 공대 출신들의 잉여력이 발현된 채널이다. 실용성이라곤 없다. '프링글스를 손쉽게 꺼내는 마법의 기계', '손 안 대고 캔 따는 기계 만들기'와 같이 손으로 하면 간단할 일을 도미노 세우듯 오랜 시간을 들여 비효율적으로 만들어본다. 이렇게 만드는 과정에서 과학적 원리가 쏟아져 나온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되는 과정이 보는 재미가 있다.    78만 구독자를 보유한 긱블은 골드버그 장치를 주로 만든다. 생김새와 작동원리는 복잡하고 거창하지만 하는 일은 단순한 기계를 뜻하는 말이다. 미 항공우주국 NASA에서 우주 비행사들의 상상력 훈련에 사용하기도 한다. 단, 대부분의 영상이 어린이들이 따라 하기에는 위험해 부모의 시청 지도가 필요하다.     ━  위니버스   다양한 과학적 원리를 3D 영상으로 깊이 있게 전달한다. 생물학을 전공한 과학 칼럼니스트 김종성씨가 운영하는 채널. 초등학생 수준에서 소화하기는 다소 어려운 내용을 다룬다. 그러나 과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하는 과학영재라면 도전해 봄 직하다. '바이러스, 적인가 친구인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백신의 모든 것' 등 최신 과학 이슈와 연관된 콘텐트가 한 달에 하나꼴로 올라온다. '인터스텔라의 과학적 해석'이 최대 히트작이다.     ━  과학쿠키   “저는 지금 누리호 발사를 준비하는 역사적 장소에 와 있어요.”  물리학을 전공한 전직 과학교사 이효종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최신 이슈를 활용해 현재의 과학이론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적 흐름을 짚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메타버스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애니메이션 속 양자역학의 개념이 응용된 원리를 짚어보고 누리호 발사 현장을 직접 방문해 이와 연결된 우리나라 로켓 과학사를 정리하는 식이다.  낯설고 어려운 과학개념을 재미있고 쉽게 풀어주지만, 기본 원리 자체가 쉽지 않고 영상도 25분 내외로 긴 편이라 과학에 흥미가 많은 초등 고학년이 시청하기에 적합하다.      ━  과학드림   “왜 북극에 사는 펭귄은 없을까요?”  과학드림은 진화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과학상식을 소개하는 채널이다. 유튜버 김정훈씨가 10여 년의 과학 기자 경력을 살려 콘텐트를 만든다. 뉴질랜드에서 기원한 초기 펭귄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펭귄까지 진화했는지, 북극에 존재했던 펭귄이 왜 멸종했는지 등에 대한 생물 과학사를 6분 내외의 영상 안에 알차게 담는다.       ■  「 이지은 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2021.12.04 05:00

  • [톡톡에듀]일주일 남은 첫 통합형 수능, 막판 대비 전략

    [톡톡에듀]일주일 남은 첫 통합형 수능, 막판 대비 전략

    울산의 한 학교 앞 풍경. 사진 = 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고3 수험생을 포함한 고교생들은 모두 원격수업으로 변경됐다. 코로나 감염 위험으로 수험생들은 대부분 집에서만 머물며 시험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되는 첫해로 몇 가지 변화를 막판 대비에 참고해야 한다.    ━  오전·오후 정해진 공부 루틴 만들어야   지하나 덕소고 교사   “불안을 쫓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정해진 공부 루틴을 만드는 거예요.” 올해 고3 담임을 맡은 경기 덕소고 지하나 교사는 남은 7일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수능 대비 공부 루틴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오전에는 수능식으로 생체리듬을 맞추고 오후에는 틀린 문제의 영역을 분석해 공략하는 순서다.   오전 기상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는 실제 수능 시험일과 똑같은 시간표대로 생활한다. 수험생 입실 완료 시간인 오전 8시 10분부터 책상에 앉아 실제 시험 치기 직전처럼 준비한다. 이후 국어와 수학, 영어와 탐구과목까지 스톱워치를 사용해 실제처럼 모의고사 문제를 푼다. 시험을 마친 뒤엔 휴식을 취하고 저녁 식사를 한다.   오후엔 틀린 문제를 집중해서 분석한다. 지 교사는 “매일 모의고사를 보다 보면 반복해서 틀리는 지점이 나온다. 다른 문제집들에서 그 분야의 문제만 집중적으로 공략해 보완하라”고 말했다. 한 과목에만 집중하기보다 전체 오후 시간을 과목별로 고루 배분해서 매일 취약점을 보강해 나간다는 자세로 접근한다.   중하위권 수험생일수록 시험을 앞두고 밤을 새우거나새벽까지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절대 금물이다. 반드시 11시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6시에 기상해 생체리듬을 유지한다.   지 교사는 긍정적인 혼잣말로 자신을 위로하는 마인드컨트롤 방법도 권했다. “식사하고 가볍게 산책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괜찮아, 다 힘든 거야. 잘할 수 있어’라고 말을 걸어보세요. 긍정적 자아가 부정적 자아를 누를 수 있는 쉽고 좋은 방법입니다.”      ━  국어 영역 문제 배열 바뀌어…. 이과는 탐구과목이 변수     올해 국어 영역은 처음으로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선택 과목이 적용되면서 문제 배열도 바뀌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1번부터 화법과 작문, 문학 등 상대적으로 쉬운 과목의 문제로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공통 문항 34문항 중 1번부터 17번까지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독서, 18번부터 나머지 17문제가 문학으로 배열된다. 35번부터 45번까지 선택과목 문제를 풀게 된다.   국어 영역의 핵심은 효율적 시간 안배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공통문항의 앞부분과 쉬운 뒷부분, 또는 선택 과목 중 어디부터 먼저 풀지를 본인의 특성에 따라 미리 머릿속으로 정해둬야 한다. 남은 기간 실전 연습으로 자신의 선택이 맞는지 확인한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초반에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며 “6·9월 모평을 봤을 때 어떤 패턴으로 문제 푸는 것이 제일 편했는지 떠올려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수학 영역 또한 30문항의 배치 구조와 난이도에 따라 문제 풀이 시간을 조절하는 연습을 막판까지 계속해야 한다. 임 대표는 “10번 이후부터 어려운 문제가 나오기 시작해 객관식 마지막 15번이 킬러 문항”이라며 “어려운 문제가 나타났을 때 일단 건너뛰고 다른 문제를 풀면서 시간을 조절하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톡톡에듀] 첫 통합형 수능, 이렇게 대비하라  ■  「   이지은 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2021.11.12 13:55

  • [톡톡에듀] 2024년 도입되는 초등 AI교육, 이건 알아둬야

    [톡톡에듀] 2024년 도입되는 초등 AI교육, 이건 알아둬야

    지난 10월 22일 교육부가 공청회를 열고 공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연구 결과’에서 초중고 핵심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첫 번째 항목이 인공지능(AI) 소양 함양이다. 기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진한 코딩교육 등의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한발 더 나아가겠다는 취지다. 새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4년부터 초등학교에서 AI 교육이 필수로 포함될 예정이다. 중·고교는 2025년부터 여러 과목에서 AI와 관련된 과목을 배우게 된다.   초중등교육에서 길러야 하는 ‘인공지능 기초 소양’의 범위와 수준은 어떻게 될까. 경기 수원 영화초 김태년 교사는 “AI의 원리와 한계를 익혀야 비판적 사고가 가능해진다”며 “흥미 위주의 교구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청소년을 위한 AI 최강의 수업』을 김진형 KAIST 명예교수와 공동집필했다.      현재 초등학생들의 AI 이해도와 친숙도는 어느 정도인가.  낮은 수준이다.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AI 교육과 관련된 연수들이 있지만 거기서 배운 내용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할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간단한 툴을 제외하고 실제 잘 만들어진 인공신경망과 같은 AI 시스템을 교사와 학생들이 활용해볼 기회가 거의 없는 것도 문제다.   초등학교에서 시행되는 AI 교육은 어떤 부분이 중요한가. 초등학교의 인공지능 교육은 개념이 중요하다. 현재 교육 상황을 보면 피지컬 인공지능 개념에 매몰돼 있다. 툴이나 앱, 교구가 흥미를 끌기에는 좋으나 인공지능의 기본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 개념은 오랜 시간 수업이 필요하다.   청소년이 꼭 알아둬야 할 AI 개념을 추천해달라. 딥러닝과 인공신경망, GTP-3과 챗봇 개념을 알아둘 것을 권한다. 인간 두뇌가 작동하는 원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인공신경망은 인공지능 개념 중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이해하기도 쉽다. ‘신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라고 질문하면 ‘그는 모든 곳에 있다’고 마치 사람처럼 대답하는 GTP-3과 사용자가 질문하면 대답하는 챗봇도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딥러닝의 한계를 배운다면 AI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된다.   AI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AI 까막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우리는 흔히 광고 등에서 ‘AI(인공지능)’이라는 말만 들어가면 그 제품이 우수할 것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AI가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세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접하는 거의 모든 AI는 ‘약한 AI’다. 알파고처럼 바둑을 잘 두지만, 바둑만 둘 뿐 다른 작업은 할 수 없는 식의 AI다. 정말로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강한 AI'는 아직 상상 속에만 존재하다. 이러한 AI의 정확한 현실을 아이들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AI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도 가지고, 새로운 인공지능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인간이 도전하고 바꿔가야 할 분야가 많다.   청소년이 AI를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지금 아이들은 AI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모두가 AI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다는 식보다는, AI를 활용한 좋은 취미, AI와 함께 하는 일상이 익숙해진다. AI가 무엇인지 정확히 배우고 AI 시대에 적합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면 그만큼 미래의 일상에서 유리해진다. 톡톡에듀[톡톡에듀] "메타버스 이용한 교육이 국가 경쟁력 좌우"[톡톡에듀] 첫 통합형 수능, 이렇게 대비하라[톡톡에듀] 이보영 박사 "초등 저학년 영어인증시험 신중해야"  ■  「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2021.11.01 10:23

  • [톡톡에듀] "메타버스 이용한 교육이 국가 경쟁력 좌우"

    [톡톡에듀] "메타버스 이용한 교육이 국가 경쟁력 좌우"

     ━  변문경 AI & 메타버스 콘텐츠 연구소장 인터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교육 현장을 확 뒤바꿨다. 학교 등 물리적 공간에서 이뤄지던 수업은 줌(Zoom) 등 다양한 원격 수업 플랫폼을 활용해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2년 가까이 ‘줌’을 활용한 수업이 이뤄지면 교육 효과에 대한 회의적 반응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교사는 학생들과 효율적으로 쌍방향 소통할 수 없고, 학습자(학생)에 대한 일정 수준의 안내와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게 대표적 의견이다. 학생 역시 몰입에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이 같은 피로감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대체재가 ‘메타버스(Metaverse, 가상공간)’이다. 이 공간에서는 등교, 방과 후 활동, 친구들과의 갖가지 소통 등 코로나 이전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했던 모든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다. 현실이 가상공간으로까지 '확장'됐기 때문이다. 이 메타버스에서 보다 생산적인 교육 활동이 이뤄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변문경 AI & 메타버스 콘텐츠 연구소장은 이 궁극적 물음에 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변 소장이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에서 필수 요소로 강조하고 있는 대목은 '자발적 동기 유발'이다. 학습자가 '왜 이 (메타버스) 공간에 와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변 소장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도입할 만한 교육 콘텐트 제안과 그 동안 실행했던 결과물 등을 녹여 『메타버스 for 에듀테크』 『메타버스 교육프로젝트』(다빈치북스) 등을 출간했다.     메타버스와 교육이 만났을 때 장점은 무엇인가? 시간과 장소 제약이 없다. 일방향 거울 세계인 줌(zoom)으로는 사실상 수업 효과가 없다. 선생님이 말하고 모든 학생이 각자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는 방식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물리적 공간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교수자)이 학생(학습자)을 통제할 수 없다. 자연히 집중도는 떨어지고 콘텐트는 학습자에게 인식되지 않는다. 반면 (메타버스 대표격 중 하나인) 게더타운은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선생님이 그 안에서 학생들의 움직임을 다 관찰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한 번 공간을 구축하게 되면 지속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게더타운 같은 경우는 유지 비용이 없다. 동시 접속자 수가 25명이 넘게 되면 비용을 지불하게 돼 있는데, 지금 상당수 학교는 과밀 학급을 제외하고는 25명 내외다. 무료로 구축된 플랫폼 안에서 얼마든지 수업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특성만 놓고 보면 메타버스에서 상승효과(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어학 교육'일 거 같다. 메타버스와 어학 교육이 좋은 합을 이룬 사례가 있나? 메타버스 공간 그 자체가 어학 교육 효과와 바로 연계돼 있지는 않다. 가령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한 국제 콘퍼런스에 내가 관심 있는 주제가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해보자. 그곳에서 내가 동경해왔던 인물, 또는 관련된 사람과 답답함 없이 소통하려면 (공식 언어인) 영어 구사가 자유로워야 한다. 메타버스 안에 구현된 갖가지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어학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 환경에 노출되면 자연스레 어학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의도적인 것이 아닌 자발적 학습 동기 유발이 된다는 말이다. BTS가 이룩하고 있는 거대한 메타버스를 떠올려보라. 그 안에서는 글로벌 친구들은 '아미(BTS 팬클럽)'라는 이름으로 하나 돼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다.   변문경 AI & 메타버스 콘텐츠 연구소장   메타버스와 교육이 만나 빚어내는 결과물이 기대되기도 하지만,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극단적으로는 아이들이 하는 게임, 현실과 무관한 공간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의 초등·중학교 학생들,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와의 상호작용과 가상공간 안에서의 사람과의 만남에 더 익숙하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것이다. 친구 집에 놀러 가는 것보다는 메타버스 안에서 만나는 게 더 익숙하다는 말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강제로 접속 시간을 제한한다든지, 하고자 하는 걸 못하게 한다든지 했을 때는 그들의 자발성, 자기 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교육적 효과가 없다. 차라리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인지적 편향을 일으키지 않도록, 골고루 다양한 콘텐트를 소비할 수 있도록 대안(해법)을 모색하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를 이용한 교육과 AI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교육은 활성화되고 있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AI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메타버스 학습 환경에서는 개인적인 (수준) 격차를 효과적으로 '최소화'할 수도 있다. 일례로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서 수업을 받는다면 특정 학생들이 영어 말하기(스피킹)를 주도하는 현상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 입을 떼기 힘든 학생에게는 이 말하기 수업이 재미있을 수가 없다. 말하기 수업을 메타버스 공간으로 옮겨오면 사정은 달라진다. 메타버스 각각의 공간을 학생의 경험과 영어 말하기 난이도 별로 다 다르게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본인이 선택해서) 특정 공간에 들어가 잘 모르는 친구, 자신과 말하기 수준이 비슷한 이들과 상호작용하며 얘기를 나누게 하는 것이다.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들어가 몰입할 수 있고, 새 친구와 교류하며 말하기 그 자체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학생들의 활동을 하나의 교육 데이터로 축적해 학습 분석을 하고, 또 새 교육 모델을 내놓고 하는 등 첨단화된 교육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톡톡에듀[톡톡에듀] "고등인턴, 학교 밖 세상에 진짜 배움이 있다"[톡톡에듀] 이보영 박사 "초등 저학년 영어인증시험 신중해야"[톡톡에듀] 첫 통합형 수능, 이렇게 대비하라글 김민정 기자, 영상 공성룡·남채린 PD, 고혁민 인턴

    2021.10.26 07:00

  • [톡톡에듀] 이보영 박사 "초등 저학년 영어인증시험 신중해야"

    [톡톡에듀] 이보영 박사 "초등 저학년 영어인증시험 신중해야"

    초등학생이 치르는 대표적인 인증시험이 한자능력검정시험과 각종 영어인증시험이다. 미취학 아동이 각종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코로나 시대 학생들이 홈스쿨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족한 학습량을 보충하고 학습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인증시험을 알아보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이 치르는 인증시험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배운 한자를 반드시 한자어로 확인하라"   안재윤 한국어문회가 실시하는 한자능력급수시험이 가장 대표적이다. 가장 낮은 단계인 8급은 읽기 50자로 미취학 아동도 흔히 도전한다. 한국어문회가 권장하는 초등 급수는 읽기 1000자, 쓰기 500자인 4급이다.   『우리말 어휘력을 키워주는 국어 속 한자』 등의 책을 낸 안재윤 작가는 “한자 공부의 목표를 한자급수시험이나, 한자를 익히는 것에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하는 한자 공부의 목표는 우리말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한자어를 익히는 것이다. 한자는 문자 자체를 뜻하고 한자어는 한자에 기초해 만들어진 말이다.    안 작가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개념어의 90% 이상이 한자어”라며 “한자어를 이해하려면 한자를 공부해야 하니 결국 한자 공부의 목표는 우리말 문해력을 높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초등 교과서에 등장하는 한자어는 모두 한글로 표기된다.     “급수 한자만 외우는 데 그치지 말고 배운 한자로 구성된 한자어를 ‘직역’하는 방식으로 확인하는 학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처음 보는 한자어가 나오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한자의 뜻에서 그 한자어의 의미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한자 급수 시험에서 한자의 급수는 보통 사용 빈도에 따라 정해진다. 많이 사용하는 한자가 낮은 급수, 곧 ‘쉬운 한자’가 된다. 한자를 공부하다보면 획순이 복잡하고 어려운 한자가 낮은 급수에 들어있는 걸 볼 수 있다.   '學'(배울 학)과 '敎'(가르칠 교)는 복잡한 글자지만 8급에 속하고, 几(안석 궤), 欠(하품 흠)은 모양이 간단하지만 사용빈도가 높지 않아 1급 한자인 게 대표적인 예다. 즉, 낮은 급수만 공부해도 학교 교과에 등장하는 한자를 많이 익힐 수 있다.   안 작가는 “8~4급까지의 낮은 한자급수는 비공인 민간자격으로, 실제적인 자격증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한자·한자어 실력을 먼저 갖춘 뒤에 학습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해주는 동기부여 역할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초등 고학년 이전엔 영어인증시험 불필요"   초등생의 영어실력을 인증하는 시험은 종류가 많다. EBS가 주관하는 영어능력인증시험 토셀(TOSEL)부터 초등 중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베이직과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주니어, 미국 ETS가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든 토플 프라이머리, 초등 고학년부터 치르는 토플 주니어, YBM이 개발한 JET시험(초·중·고급) 등이 있다. 주로 듣기와 말하기, 읽기와 쓰기 영역을 각 20분~50분 내외로 측정하고 급수를 배정한 뒤, 취약점을 진단하는 성적표를 배부한다.   영어교육 전문가 이보영 박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테스트는 영어 인증 시험을 포함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부모님이 아이의 실력이 궁금해서 인증시험을 보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 입장에서는 매우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시험 난이도도 중요하다. 아이 입장에서 어렵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수준보다 어려운 영어 시험을 치른 뒤에 좌절해 영어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서다. 그는 이러한 인증시험을 도전해 볼 적기로 “최소한 초등 고학년인 5, 6학년 이후에 도전해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시험 자체에 집중할 수 있고 장시간 앉아있을 수 있는 나이다.    초등 고학년이 돼 처음 도전하는 영어인증시험으로는 국내 공·사교육 영어교육전문가가 협업해 개발한 토셀을 추천했다. 적절한 시험 횟수로는 연 1회를 권했다.   일단 시험을 접수했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인증시험을 통해 평소 실력을 알아본다 생각해서 준비 없이 치르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이 박사는 “평소 실력대로 치러야 하는 것은 영어 학원에 입학용 레벨테스트”라고 말했다. 그래야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는 이어 “본격적인 영어 공부는 결국 중학생 때부터 하는 것”이라며 “인증시험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이 많으므로 어떤 유형이고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한 다음에 기출문제도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2021.10.22 07:00

  • [톡톡에듀] "고등인턴, 학교 밖 세상에 진짜 배움이 있다"

    [톡톡에듀] "고등인턴, 학교 밖 세상에 진짜 배움이 있다"

    기,승, 전, '대학입시'로 끝맺는 공부가 아닌 진짜 공부는 무엇일까. 재미있게 공부하고 그렇게 쌓인 지식을 어떻게 실생활에서 '쓸모 있게' 활용할까. 비영리 교육단체 '유쓰망고'를 끌어가고 있는 김하늬 대표가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이다.    김 대표는 스스로 배움을 찾아 나서는 청소년이 많아질 수 있도록 학교 안팎의 교육자, 각 분야 현업 전문가를 만나 다양한 프로젝트 위주의 수업을 할 수 있게 힘을 보태고 있다. '고등 인턴' 프로그램이 그중 하나다. 방학 때 학생들이 본인 관심 분야를 담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 프로젝트와 연관된 전문가 멘토와 협업했다. 내 관심을 학교 밖 세상과 '연결'하면서 '진짜 배움(Real World Learning, 리얼 월드 러닝)'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담아 최근 책『리얼 월드 러닝』(푸른들녘)을 출간했다.   학교 안과 세상(밖)을 '연결'하는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한국 청소년들의 생활 동선은 학교, 집, 학원이 전부다. 내가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주제를 가지고 그것과 관련된 전문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거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어른을 만날 기회는 적다. '제3의 어른들과의 만남', 그 경험을 청소년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일회성으로 외부 (특별) 강사가 와서 한 번 강의하고 끝나면 사실 어른들이 주입하는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을 뿐이다. 진로체험 등도 있지만, 형식적이거나 이미 마련돼 있는 재현 공간에 가서 하는 거지, 실제 이런 어른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거나 접할 기회는 매우 적은 게 현실이다. 학교 밖 진짜 세상을 알아갈 수 있는 경험을 더 많이 제공해 주고 싶었다.   왜 학교 안과 밖의 '연결'이 중요한가?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소위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회 혁신가들이 많다. 스스로 뭔가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지니고 있는 강점을 발현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줄 아는 능력이 없으면 이제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다.   실제로 학교 안과 밖을 '연결'해 만든 교육 성공 모델이 있나?   미국의 '메트 스쿨(The Met School)'은 공교육 개혁의 모델로 꼽힌다. 이 학교는 아예 교과과정(커리큘럼) 속에 일주일 두 차례 인턴십을 나가는 것이 포함돼 있다. 인턴십과 학교 정규 수업이랑 별개가 아니다. 인터십을 통해 학교 밖 진짜 세상에서 생긴 호기심을 고스란히 학교에 가져와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이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려면 그에 맞는 교과 지식이 필요하다. 그런 이론적인 부분을 학교에서 보완해 준다. 개별 학생마다 자신의 프로젝트가 있으니, 시간표도 (일률적이 아니라 학생의 관심에 따라) 다르다.   이 같은 모델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될까? 요즘 국내에도 '작은 학교' 실험을 많이 하고 있다. 당장 교과 과정 자체를 바꾸기 어렵고 인턴십을 도입하기는 어렵더라도 '교과 융합형' 프로젝트는 충분히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스스로 먼저 관심사가 있으면 그 주제를 가지고 몇 개의 과목을 같이 융합해서 배울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블록제 수업(집중식 수업)이라든지 주제 통합·융합 수업들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고교학점제'도 도입이 되지 않나. 정말 학생들이 배워보고 싶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연관된 과목을 선택해 본인의 프로젝트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생의 관심과 교과 지식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내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지식을 스스로 습득할 수 있도록 주체성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교육 체계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하늬 유쓰망고 대표   주체성을 길러주기 위해 학부모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들어가면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참 많다. 키워드 검색도 해보고 어떤 다양한 사람들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학습이다. 내 관심사를 세상 밖과 '연결(네트워킹)'하는 시작이기도 하다. 진짜 본인이 관심 있는 것을 어떻게 세상의 필요와 연결할지를 같이 고민하는 게 융합적 사고라고 생각한다. 자녀의 관심사를 그냥 무심히 넘기거나 '그거 해서 지금 뭐 해!'가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지닌 다른 이들은 어떻게 프로젝트로 만드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공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네트워크 학습' 중요하다. 자신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관련 인물과 정보를 연결해서 조직할 줄 알아야 한다. AI(인공지능), 코딩 등 신기술을 빠르게 접하는 것 역시 물론 중요하나 이건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우선 깨닫고 그에 맞는 지식과 기술을 배워가면서 나만의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가는 것, 그것이 내일을 위한 공부다. 톡톡에듀[톡톡에듀] 첫 통합형 수능, 이렇게 대비하라[톡톡에듀] 미술 수행평가, 초등부터 준비하라[톡톡에듀] 노경희 교수 "흘려듣기 대신 영어책 '읽듣기'가 답"글 김민정 기자, 영상 공성룡·남채린 PD, 강지율 인턴

    2021.10.15 07:00

  • [톡톡에듀] 첫 통합형 수능, 이렇게 대비하라

    [톡톡에듀] 첫 통합형 수능, 이렇게 대비하라

    [중앙포토] 올해 수능은 국·영·수 주요 영역별로 문·이과생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되는 첫해라서다. 이전까지 등급을 나눠서 매겼던 수학과 탐구 과목에서 문과와 이과의 성적을 합산해 선정한다. 새로운 제도가 수험생들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  통합형 모평 수학 1등급 문과생 4.3%에 그쳐   문·이과가 통합된 방식의 올해 수능은 문과에게 불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종로학원 자체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문·이과 통합된 수능 수학의 1등급 내 이과 비율이 95.7%에 달했다. 수학에서 1등급을 차지한 문과생이 전체 4.3%에 불과한 것이다. 이과생과 수학 등급을 경쟁하게 되면서 다수 문과생들은 당장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  어려웠던 영어 모평, 문과생 불리했다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예상외로 높은 난이도를 보이며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영어도 문과생들에게 불안한 과목이다. 영어 영역은 올해 많은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 비율이 5.5%인데 이어, 수능 직전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인 9월 모의평가에서는 이보다 더 어렵다는 평이 나왔다. 1등급 비율도 4.7%로 떨어졌다.   영어 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 이미 수학에서 불리한 문과생에게 더욱 불리해진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전체 수험생들의 성적과 관계없이 틀린 개수대로 등급이 매겨지기 때문이다. 수학의 낮은 등급을 대체할 과목으로 영어를 기대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  국어 선택과목 뭐가 유리할까     국어도 복병이다. 국어는 올해 처음으로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선택과목을 시행하는데 고3 수험생들 중 문과생은 대부분 '화법과작문'을 선택한다. 이과생들은 '언어와매체'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다. 그런데 이 '화법과작문'이 수능에서 상대적으로 등급계산에 불리할 가능성이 높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이미 모의고사에서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보다 꾸준히 2, 3점씩 높게 형성돼 있고 재수생들과 상위권 학생들, 이과생들의 선택비중도 '언어와 매체'가 높다”며 “이렇게 되면 같은 점수를 받더라도 고득점이 많은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보다 표준점수와 등급산정에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  영어는 상대평가 수준으로 학습해야     입시전문가들은 실제 수능 영어시험의 난이도는 올해 모평보다는 쉬울 것으로 예측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평가원은 이번 통합형 수능에서 국어나 수학이 어렵기 때문에 최저학력기준이라는 짐을 영어도 나눠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두 번의 모평에서 출제한 높은 영어 난이도는 평가원이 실제 의도한 바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 영어영역 1등급 컷이 12.5%로 너무 쉬웠다는 지적에 이보다 약간 어렵게 내려 했을 거라는 것이다. 올해 6월 모평 영어 예상 1등급은 5.5%, 9월은 4.7%에 불과할 정도니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셈이다. 이 소장은 실제 평가원이 수능 영어 1등급을 8~9%로 의도해 출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성학력평가연구소 이영덕 소장도 “작년 수능이 영어가 너무 쉬웠기 때문에 그보다는 좀 어렵겠지만 대체로 쉬운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본다”며 “9월 모평은 너무 어렵게 나와서 실제는 이것보다는 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학습비중 7:3   통합형 수능으로 인해 선택과목의 중요도가 높아졌다 해도 결국 문·이과 모두 관건은 공통과목이다. 국어든 영어든 선택과목보다 공통과목 배점이 월등하게 높아서다. 국어의 독서와 문학, 수학1과 2에 남은 기간 집중해 학습해야 한다.   임성호 대표는 “수학도 선택과목보다는 공통과목인 수학1, 2에 최대한 집중 학습을 하라”고 조언했다. 문과에서 수학 등급을 높이기가 현재 문·이과 통합 구조상 어렵기 때문에 문과는 수학 성적을 만회할 수 있는 국어와 영어 학습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만기 소장도 “결국은 영역별 전체 문항 중 75%를 차지하는 공통과목이 중요하다”라며 “독서와 문학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과목에 신경이 쓰인다 해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공부비중을 7:3 으로 막판 학습량을 유지해야 한다. 상위권은 독서가, 중하위권일수록 문학지문에서 성적이 나뉜다. 중하위권은 공부를 하는 만큼 바로 성적이 오르는 고전시가와 같은 영역을 공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  고1·고2는 독서와 문학에 집중하라     고1·고2 예비수험생들은 올해 첫 통합형 수능에서 어떤 점을 참고해 향후 입시를 대비해야 할까. 임성호 대표는 “문·이과 모두 수학 1·2를 빨리 끝내고, 국어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에 집중해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영어도 절대평가로 판단해 공부량을 줄이지 말고 상대평가 수준으로 공부해 최대한 빨리 90점을 넘는 안정권으로 진입하라”고 조언했다. 이어 “국·영·수 세 과목이 언제 어떻게 어렵게 출제될지 알 수 없으니 이때 탐구과목의 점수가 아쉽지 않도록 학교 수업시간에 탐구 과목 또한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  「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관련기사[톡톡에듀] 노경희 교수 "흘려듣기 대신 영어책 '읽듣기'가 답"[톡톡에듀]초등 IB 수업 글쓰기, 서술형 수능 해답 될까[톡톡에듀]집콕 여름방학, 디지털 체험 학습 어디서 할까[톡톡에듀]"융합교육으로 X형 인재 키워야" 조향숙 박사 인터뷰[톡톡에듀]부모가 제페토를 해야 하는 이유...메타버스 체험기[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톡톡에듀]줌터디로 발표 연습하는 알파 세대 공부법

    2021.09.28 07:40

  • [톡톡에듀] 미술 수행평가, 초등부터 준비하라

    [톡톡에듀] 미술 수행평가, 초등부터 준비하라

    중학교 수행평가에서 의외의 복병이 미술 교과다. 초등 시절 국·영·수 주요 교과에 가려 신경 쓰지 않았던 미술 수행평가의 까다로운 실기와 이론에 당황하는 중학생이 적지 않다. 『초등미술놀이북』저자 류지문 강사에게 학부모가 알아야 할 초등 교과 미술부터 중등 수행평가까지 준비법을 물었다. 그는 메가스터디 초중등 엠베스트·엘리하이 미술 교과 대표 강사다. 출처 Pixabay   학부모가 알아야 할 초등부터 중학교까지 교과 미술 교육의 큰 흐름을 알려달라. “초등 3학년부터 미술 교과로 독립해 수업한다. 초등 미술에서 기초 능력을 쌓고 중학교에선 배운 걸 활용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인재로 만드는 것이 미술 교육의 목표다”     중학교 수행평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평가하나.  “초중고 미술 교과서 모두 3대 영역을 평가한다. ‘체험’ 영역은 주변이나 생활 속의 미술을 알아본다. ‘표현’ 영역이 흔히 말하는 미술 실기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작품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데 수행평가에서 가장 점수 비중이 높은 부분이다. ‘감상’ 영역에서는 국내외 미술사를 공부한다. 수행평가로 감상문이나 비평문을 쓴다.”       중·고교 학생들이 미술과 관련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실기평가를 힘들어한다. 그림에 재능이 없다며 미리 미술 수행평가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실기는 기본점수가 주어지기에 의외로 학생 간 점수 격차가 크지 않다. 기본점수가 없는 지필고사를 잘 치르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또 실기 수행평가는 보통 1주일 전에 내용으로 공지하니까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예시 작품을 찾아보거나 아이디어를 생각해두면 도움이 된다. 완성도도 평가되므로 끝까지 마무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중등 수행평가를 대비해 미리 해보면 좋을 활동도 있을까.  “판화는 중·고교 미술 시험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내용이다. 우드락 판화를 해보면 볼록 판화의 특징을 익힐 수 있다. 수묵화의 삼묵법도 출제빈도가 높다. 농묵·중묵·담묵을 알아보고 그려보면 좋다. 초등 1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베짜기 기법은 색의 병치혼합 이론과 연결되고 중고교에서 신인상파의 점묘법을 배울 때도 쓰인다. 병치혼합은 지필 평가에서 출제가 많이 되고 점묘법도 학교에서 자주 치르는 실기 시험 중 하나다” 병치혼합은 두 가지 이상의 색을 나란히 촘촘하게 배치하면 색이 섞여 보이는 시각 현상이다. 점묘법은 붓끝 등으로 찍은 다양한 색의 작은 점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색이 섞여 보이게 만드는 기법을 가리킨다.  초등 1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베짜기 기법. 색의 병치혼합 이론과 연결되고 중고교에서 신인상파의 점묘법을 배울 때도 쓰인다. 프랑스 신인상주의 화가 조르주 쇠라(1859-1891)의 점묘화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   그림을 잘 그리는 노하우를 알려달라.  “자세히 보고 여러 번 그려야 한다.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의 핵심은 관찰과 연습이다. 아주 단순해 보이는 물체일지라도 잘 그리기 위해서는 손에 익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이 과정이 지루하다 보니 대충 그리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미술에 정말 재능이 없어서라기보다 조금 더 노력하지 않은 것뿐인데 안타깝지만 한번 흥미가 떨어져 버린 아이들은 나는 미술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관찰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  “카네이션을 자세히 관찰해보라. 카네이션이 뾰족한 꽃잎과 둥글고 길쭉한 꽃받침, 긴 잎으로 구성된 것을 알면 눈으로 보지 않더라도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다. 또, 다른 꽃들과 카네이션의 꽃받침이 다르다는 것도 기억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난 후 카네이션을 다시 자세히 관찰하면 또 다른 세밀한 부분이나 미묘한 색 차이도 구분할 수 있다. 내가 볼 수 있는 만큼 그린다. 충분히 관찰해서 내 것으로 만든다면 카네이션을 만들거나 그릴 때 그 모습을 창의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다.”     초등학교 교과와 연계해 어떤 식으로 엄마표 미술을 할 수 있을까.  “주제를 관찰해 만들어본 뒤 실제 예술작품까지 살펴보자. 2학년 여름 교과서에 ‘알록달록 달팽이 집’ 단원이 있다. 먼저 수업 내용인 달팽이를 실제로 관찰해본다. 등에 집이 있고 넓고 평평한 발과 2쌍의 더듬이, 큰 더듬이 끝에는 눈이 있는 것을 관찰한 뒤 달팽이를 만들어본다. 달팽이 집을 만들 때 점차 커지는 조형 원리를 ‘점증’이라고 하는데, '달팽이 집' 노래에도 잘 나타난다. 점증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도 살펴보면 좋다.”   미술 교과 연계 작품을 만들 때 창의적 발상이 쉽지 않다.  “한 가지 방법으로 만든 작품을 따라 해 본 뒤에 그걸 응용해보면 좋겠다. 분홍색 종이접기로 꽃을 만들었다면, 초록색 종이를 같은 방법으로 접어 반대로 뒤집으면 예쁜 트리가 된다. 또 트리를 만들었다면, 빨간 바탕 색지에 붙여 크리스마스 카드로도 활용해 보는 식이다.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할 방법도 생각해보자. 클레이의 경우 집에서 많이 활용하지만 주로 클레이 단독으로 작품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나뭇가지를 주워 하얀 클레이로 감싸면 하얀 눈이 쌓인 겨울나무가 된다. 초등 1학년 겨울 교과서에 등장하는 겨울나무를 만들 수 있다.”   초등학생 때 해보면 좋은 만들기 활동을 추천해 달라. “그릇 만들기다. 공예 부분에서 가장 대표적인 만들기 활동이다. 손으로 점토를 둥글고 길게 만든 후 쌓아 올려서 만드는 타래 기법을 이용해서 그릇을 만들어 보길 권한다. 학년에 따라 색 지점토로 만들거나, 수채물감 또는 아크릴 물감을 칠하기도 한다. 토끼 모양 귀를 꾸밀 수도 있고, 그릇에 조각할 수도 있다. 매 학년 다른 그릇이 나온다.” 초등 매 학년마다 만드는 그릇은 타래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예쁘면서도 차별화된 만들기를 하고 싶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때는 주제를 중심으로 마인드맵을 그려 연상하기를 해보라. 초등 1학년 여름 교과서에 나오는 우산 만들기의 경우, 재료와 주제를 상상해 본다. 색종이를 붙여서 만들지, 무늬를 그려 넣을지, 스티커를 활용해 꾸밀지 등이다. 과일이나 동물, 꽃 등 어떤 주제로 만들지도 적어본다. 그래도 생각이 안 난다면 우산을 주제로 한 동요를 아이와 부르면서 힌트를 얻어도 좋다. 노래를 부르며 가사 속에 나오는 우산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라.”       ━  집에 두면 좋은 초등 엄마표 미술 재료   1. 벌집 종이-허니컴 페이퍼라고도 한다. 입체 모양을 표현하는 데 편리해서, 수학에서 회전체 설명을 할 때 사용되곤 한다.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되기 때문에 상상 속 동물을 표현하기에 좋다. 2. 할핀-종이에 고정해서 움직일 수 있게 해 준다. 사람이나 동물의 관절을 표현하기 좋고 움직임 있는 작품을 만들 때 사용하기 좋다. 3. 마스킹 테이프 – 종이로 만든 색테이프로 색종이를 붙이기 힘든 굴곡진 곳을 편하게 꾸밀 수 있다. 4. 모루–다양한 색의 반짝이 털로 감싼 철사로 잘 휘어져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5. 눈 모양 스티커-직접 그리는 것보다 ‘눈 모양 스티커’를 활용해서 붙여보면 완성도가 훨씬 높아진다. 출처『초등미술놀이북』(류지문 지음, 글담)      ■  「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2021.09.10 17:58

  • [톡톡에듀] 노경희 교수 "흘려듣기 대신 영어책 '읽듣기'가 답"

    [톡톡에듀] 노경희 교수 "흘려듣기 대신 영어책 '읽듣기'가 답"

    서울교대 노경희 교수(영어교육과)는 초등 영어 교사들의 스승이다. 24년간 학부와 대학원에서 제자들과 함께 어린이 언어습득과 영어교육을 연구했다. 자신을 포함해 서울교대 제자들의 엄마표 영어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경우도 많다. “초등 교사들도 자녀의 영어 교육을 위해 똑같이 고민해요. 많은 성공사례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지요.”   유아 영어 교육에 반대하는 그는 초등 입학 후 듣기와 읽기를 동시에 시작하는 ‘읽듣기’ 교육법을 2011년부터 학계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알려 왔다. 이러한 경험들을 엮어 『영어책 읽듣기의 기적』을 최근 출간했다. 서울교대 노경희 교수   우리나라 영어교육현장의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초등 저학년이 1년씩 학원에서 파닉스를 배우거나 문제집 또는 미국 교과서로 공부하는 걸 본다. 파닉스는 알파벳 기본 소리만 배우면 충분하다. 너무 자세히 배우면 오히려 해롭다. 미국 교과서도 영어 초보 학습자에게 맞지 않는다. 초등학생에게 회화와 파닉스, 문법, 어휘, 독해 등으로 영어를 분리해서 가르치면 각 내용을 통합하지 못한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막기 위해서는 부모가 영어교육의 기초 원리를 이해하고, 거시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거시적 로드맵의 틀을 알려달라. “초등 시기의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수능시험, 나아가 수준 높은 성인 영어 구사자까지의 전체 과정을 봐야 한다. 초등학생 때는 그림책을 읽고 들으며 영어 패턴을 익히면 된다. 열심히 노력해 챕터북 수준까지 도달하면 아주 성공적이다. 초등학교 졸업할 때 즈음 그때까지 익힌 영어 패턴의 정확도를 높이는 문법 정리를 해본다. 중고교 단계에서는 영어의 진짜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공부 어휘, 콘텐트 영어 능력 키우기에 집중하면 된다. 이렇게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유아 조기영어교육이 왜 불필요한지 보인다.”   조기 영어 교육에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투자한 시간과 비용보다 그 효과가 크지 않다. 조기 교육이 가르치는 영어는 생활 영어다. 유아는 흡수할 수 있는 용량이 적어서 영어를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유아 수준의 생활 영어 이상 실력이 늘지 않는다. 생활 영어는 단어 2000개면 해결된다. 우리의 목표는 콘텐트 영어를 자유롭게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것이다. 유아가 장기적으로 영어를 잘하게 하려면 영어를 ‘빨리 배우는 것’보다 한국어 책 읽기를 통해서 생각 머리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어책 읽기 [출처 Unsplash]   실제 조기 영어 교육 없이 영어학습에 성공한 사례가 많나. “내가 서울교대에서 학부모 제자들과 직접 진행한 프로젝트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영어조기교육을 시키는 대학원 제자가 있었다. 아이가 3살 때부터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고 하길래,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중단하고 초등학생이 돼 읽듣기 방법으로 영어공부를 꾸준히 했다. 몇 년 뒤 초등 고학년이 된 아이를 만났는데 영어 말하기와 쓰기 실력이 훌륭해서 흐뭇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생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어를 교육해야 하나. “영어의 패턴을 익히는 방향으로 교육해야 한다. 영어를 10년 이상 공부하고도 영어 회화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말하기를 충분히 연습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영어의 패턴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패턴을 반복해서 익혀야 하는데, 기계적인 반복은 뇌가 기억하지 못한다. 패턴 익히기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방법이 영어책 읽듣기다. 읽듣기를 초등시절 꾸준히 오래 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기사[톡톡에듀]"융합교육으로 X형 인재 키워야" 조향숙 박사 인터뷰[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   ‘읽듣기’라는 말이 낯설다. “학계에서는 90년대부터 사용되던 방법이다. 읽듣기란 눈으로는 영어책을 읽고 동시에 귀로는 오디오 음원을 들으면서, 읽기와 듣기를 동시에 배우는 방법이다. 읽듣기는 듣기만 하는 경우보다 더 쉬운 학습법이다. 청각과 시각을 함께 사용해서다. 듣고 읽은 뒤 영어책의 내용을 말로 표현하고 글로 써보면서 말하기와 쓰기도 자연스럽게 배운다.”   흘려듣기, 집중듣기와 어떻게 다른가. “흘려듣기는 귀로만 영어를 듣는 것인데 초보자에게는 매우 어렵고 추상적인 방법이다. 어디까지가 단어의 경계인지 인식하기 어렵고 그 뜻도 추측할 단서가 없다. 집중듣기는 귀로 들리는 영어 단어를 눈으로 정확하게 짚어 가면서 공부처럼 읽는 반면 읽듣기는 ‘대강 읽고듣기’다. 영어책 주요 내용이나 전체적인 의미를 중심으로 대강 읽고 들어서 영어의 패턴과 단어의 쓰임새를 익히는 방법이다. 영어는 수학이나 과학과는 달리 처음부터 정확하게 배우려고 하면 실력이 늘질 않는다.”    영어 듣기를 돕는 영상물이 많은 요즘 영어책 읽기가 갖는 특별한 장점이 있나. “동영상을 보는 것도 영어를 배우는 좋은 방법의 하나지만, 음성언어를 배운 후에 다시 문자 읽기를 별도로 배워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효율성도 떨어진다. 영어책 중심으로 영어를 배우되, 이와 관련된 에듀테크나 동영상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패턴을 뽑아서 가르치는 방법은 어떨까. “영어 패턴은 설명이나 암기로 배우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영어의 구조는 한국어와 너무 달라서 말로 설명해서 가르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영어의 패턴은 아이가 영어를 접하면서 터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효과적이다. 자전거를 탈 때 무게 중심 잡는 법을 말로 가르치기보다 아이가 자전거를 직접 타보면서 터득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쉬운 것과 마찬가지다. 영어책 읽기 [출처 Unsplash]   읽듣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달라. “처음 시작은 하루 5분이면 된다. 그림책을 눈으로 보면서 음원을 함께 들으면 된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영어 그림책 읽듣기를 하는 거다. 4학년 정도 되면 집중력이 생긴다. 그때는 30분, 1시간가량 읽는다. 고학년이 되면 2시간도 읽을 수 있다. 챕터북까지만 가면 아이들이 자기가 원해서 읽는다. 그때는 시간이 늘어나도 괜찮다. 챕터북까지는 꾸준히 읽듣기를 해 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말하기가 는다. 이후에는 원할 때만 들어도 좋다. 자전거의 보조 바퀴처럼 생각하면 좋다.”   영어 말하기는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말하기는 영어의 패턴을 음성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말하기를 잘하려면 앵무새처럼 문장을 외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 패턴을 자유롭게 사용해야 한다. 또 다양한 지식에 사용되는 콘텐트 어휘가 있어야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어린이 영어책에는 대화체 영어가 아주 많이 섞여 있다. 아이가 읽듣기한 내용을 말로 표현하게 하라. 토플이나 토익 말하기 시험도 이와 똑같다. 지문을 화면에 텍스트로 보여주거나 녹음으로 들려주고, 읽고 들은 내용을 말로 표현하라고 한다.”   화상영어는 도움이 될까. “원어민의 도움을 받는다면 읽듣기한 내용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게 하라. ‘내가 어떤 책을 읽었고, 내용은 어떤데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식이다. 원어민과 단순히 대화만 주고받으면 의미가 없다. 큰 비용을 투자해 국내에서 원어민과 오랫동안 생활한 아이의 사례를 안다. 고등학교 때 영어 성적이 떨어졌다. 생활 영어 위주의 학습이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번역이 일상일 미래시대에 영어 교육은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하나. “인공지능(AI)이 생활영어는 해결할 거로 보인다. 우리 아이들은 AI가 못하는 협상과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영어 능력을 연습해야 할 것이다. 또 구글과 유튜브,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등을 활용해 지식 정보 역량을 키우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콘텐트 영어 능력도 키워야 할 것이다.”     ■  「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관련기사[톡톡에듀]집콕 여름방학, 디지털 체험 학습 어디서 할까[톡톡에듀]"융합교육으로 X형 인재 키워야" 조향숙 박사 인터뷰[톡톡에듀]부모가 제페토를 해야 하는 이유...메타버스 체험기[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톡톡에듀]줌터디로 발표 연습하는 알파 세대 공부법[톡톡에듀] "가상에서 배우고 현실에서 논다" 알파세대 융합교육

    2021.08.24 07:00

  • [톡톡에듀]초등 IB 수업 글쓰기, 서술형 수능 해답 될까

    [톡톡에듀]초등 IB 수업 글쓰기, 서술형 수능 해답 될까

    교육부가 2028학년도 논·서술형 수능 검토를 발표하면서 적용 대상인 초등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입시 불안감이 높다. 가장 큰 걱정은 글쓰기 교육이다. 서술형 수능의 모델로 자주 제시되는 IB(국제바칼로레아)는 실제 초등 과정에서 어떻게 글쓰기를 가르칠까.   초등 교사 경력 25년차로 3년째 IB 수업을 진행 중인 대구 경대사대부초 정윤희 교사는 “초등 IB 수업에서 글쓰기는 최종 목표가 아니라 과정의 자연스러운 산출물”이라며 “쓸 내용이 넘치도록 충분히 조사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교사주도→학생주도로 발전하는 137차시 수업   경대사대부초 정윤희 교사가 초등 3학년 학생들과 IB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IB 수업은 중간 과정부터 최종 평가 단계까지 수시로 글을 쓴다. “초2 때 그림일기 정도의 글을 쓰던 아이들이 3학년부터는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을 갖추어 문단을 써야 해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쓸거리가 충분히 쌓이면 아이들이 글쓰기를 즐깁니다. ‘선생님, 제가 이렇게 긴 글을 쓰게 될 줄 몰랐어요.’라고 놀라는 아이도 있어요.”   정 교사는 올해 초3 학생들과 137차시의 IB 수업을 6주간 진행했다. 기반이 된 사회 교과의 「우리 고장의 모습」 단원은 원래 30차시 분량이다. 이를 IB 수업 구조인 초학문적 주제와 중심 아이디어, 탐구목록에 맞춰 융합수업으로 확장했다.   137차시의 방대한 수업을 설계하는 데는 교사들 간 협력이 필수다. 일반 학교에서 9개 교과로 나눠 배우는 과목을 융합해 수업하지만 초등 과목별 성취기준은 모두 충족하도록 구성한다. 기획 단계부터 사서교사와 교과전담교사를 포함해 7명의 교사가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거듭했다.    “비슷한 자료를 공유해도 각 반마다 다른 수업이 진행돼요. 학생들의 질문과 탐구결과물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니까요.”    ━  수학과 음악, 미술이 융합된 나의 고장 글쓰기   내가 사는 고장을 탐구한 뒤 다른 고장의 탐구로 확장한다. 수업은 회차가 쌓일수록 교사주도에서 학생주도로 바뀌어간다. 1차시에 교사의 도움으로 ‘장소의 특징과 느낌의 다양성’이라는 중심 아이디어를 이해한 뒤 이와 연결해 고장의 자연환경과 교통, 상징물과 문화유산 등 각자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만든다. 이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깊이 있게 생각하고(Think), 짝과 함께 공유한 다음(Pair) 모두가 공유할 유용한 자료는 반 전체 학생들과 나눈다(Share).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글을 쓰게 된다.   사회와 수학, 음악과 미술 등이 융합된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은 풍부한 글감이 된다. 사회 교과서에 등장하는 국토지리정보원(www.ngii.go.kr)에 접속해 우리 고장의 영역을 선택한 뒤 선분으로 연결하면 각이 나온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의 모습을 3학년 수학 교과에서 배우는 평면도형으로 설명하면서 실생활과 수학을 연계한다.   판소리와 같은 고장의 무형문화유산을 배울 때는 음악 교과를 융합한다. 미술 교과와 연계해 고장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입체물로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쌓인 글감들을 모아 국어 교과의 ‘중심문장과 뒷받침 문장’에 맞춰 설명하는 글을 쓴다.    ━  나의 고장→다른 고장으로 확장 탐구해 글쓰기   사회 교과에서 익힌 고장의 정보를 미술교과의 입체조형물로 만든 뒤 발표한다. 우리 고장에 대한 개별 탐구가 충분히 이루어지면 다른 고장에 대해서도 탐구해 볼 힘이 생긴다. 학생 주도적으로 확장되는 단계다. 탐구 과정 동안 익힌 다양한 기능들을 활용해 새로운 고장을 조사한다. 자신이 선택한 새로운 고장의 해설사가 돼 소개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고장을 소개하는 글을 쓴다. 정 교사는 “최종적으로 고장을 소개하는 글을 써 보는 것이 자기평가가 된다”며 “너무 길어도 좋은 글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문단의 형식에 갖추어 쓰도록 지도한다”고 말했다.   IB 수업 방식의 원리를 이해하면 가정에서 응용이 가능하다. 아이와 함께 일정한 주제를 골라 그에 대한 질문을 정리해본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함께 한다. 도서관의 책을 활용하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좋다. 정리한 답을 중심문장과 뒷받침문장 등의 형식에 맞춰 짤막하게 적어보면 초3 수준에 적합한 탐구 방식의 한문단 글쓰기가 된다. 고학년은 여기에 토의와 토론을 더하고 설명문과 주장문을 연습한다.   정 교사는 “아이가 실생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꺼내 해결책을 생각해보도록 격려하라”며 “아이가 선택한 주제들의 범위가 작다면 글로벌하게 넓히도록 유도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  「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공부의 미래를 찾아서[톡톡에듀]집콕 여름방학, 디지털 체험 학습 어디서 할까[톡톡에듀]"융합교육으로 X형 인재 키워야" 조향숙 박사 인터뷰[톡톡에듀]부모가 제페토를 해야 하는 이유...메타버스 체험기[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톡톡에듀]줌터디로 발표 연습하는 알파 세대 공부법[톡톡에듀] "가상에서 배우고 현실에서 논다" 알파세대 융합교육이지은 객원기자

    2021.08.07 06:46

  • [톡톡에듀]집콕 여름방학, 디지털 체험 학습 어디서 할까

    [톡톡에듀]집콕 여름방학, 디지털 체험 학습 어디서 할까

     ━  카드뉴스형 일기, 디지털 독서기록장...알파세대의 체험학습   초등학생에게 꼭 필요하지만 지루한 과제인 일기와 독후감, 미술 감상문이 달라졌다. 스마트폰으로 카드뉴스 형태의 일기를 꾸미고, 내 얼굴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디지털독후감을 만든다. 해외 미술관의 걸작도 기가픽셀로 감상하고 디지털 감상문을 작성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초등학생들이 익히는 요즘 교육 트렌드다.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김묘은 대표 코로나 19로 대부분의 체험활동이 불가능한 이번 여름방학. 디지털 가상세계에는 이를 보완해주는 다양한 콘텐트가 풍성하다.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김묘은 대표가 초등학생이 여름방학 동안 즐기면 좋을 무료 디지털 앱과 활용법을 추천한다.     ━  내가 책 속 캐릭터로 등장하는 디지털 독서기록장   ▶모지팝(MojiPop) 앱(안드로이드/IOS)   모지팝은 내 캐리커처로 책 속 인물을 만들 수 있다. 왼쪽부터 신데렐라와 앨리스, 엄지공주. 출처 스마트한 원격수업(김묘은 지음, 성안당) 얼굴 사진을 찍으면 인공지능이 캐리커처로 만들어준다. 옷과 배경 등 다양한 이미지가 무료로 제공된다. 자신의 얼굴을 캐리커처로 만든 뒤 적절한 배경과 옷차림을 활용해 책 속 캐릭터로 연출해 본다. 가족과 친구들의 사진을 활용하면 다양한 인물을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연출 사진을 다운받아 PPT나 구글 프레젠테이션에 붙여 넣고 글을 쓰면 디지털 독서기록장이 된다. 고학년은 북크리에이터(www.BookCreator.com)로 오디오와 비디오를 더해 디지털 책을 만들어도 좋다.   김 대표는 “아이들은 책을 읽기 전 어떤 독후 활동을 예고하는지에 따라 책 읽는 태도가 달라진다”며 “책을 읽고 난 뒤 캐릭터를 표현해 볼 거라고 예고하면 책 속 인물 묘사를 훨씬 집중해서 읽는다”고 말했다.   모지팝은 초등 5, 6학년이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모지팝이 어려운 초등 저학년은 이보다 쉬운 앱 봉봉미니(fr.vonvon.me/quiz/604)를 활용하면 역시 다양한 캐릭터를 쉽게 만들 수 있다.    ━  짧은 글에 이미지를 곁들인 디지털 카드일기   ▶Q카드뉴스 앱(안드로이드/IOS) 카드일기는 짧은 글과 이미지를 사용하므로 초등학생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김묘은 제공   매일 쓰기 어려운 일기도 디지털 앱의 힘을 빌리면 쉽게 도전해볼 수 있다. Q카드뉴스 앱으로 간단하게 카드뉴스 형식의 파일을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이미지와 짧은 글쓰기 디자인이 무료로 제공된다.   여름방학과 같은 일정한 기간을 정해 매일 하루 한 개씩 ‘감사일기’ 카드뉴스를 만들어본다. 감사한 점을 짧게 담고 사진을 곁들이면 예쁜 디지털 카드일기가 완성된다. 오늘 가장 싫었던 일을 떠올리고 거기서 감사함을 찾는 연습도 좋은 교육이 된다.   글쓰기 공간이 적은 특성상 자연스럽게 핵심을 요약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압축된 내용만 작성하면 되기 때문에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쉽게 디지털 기록을 시작하도록 도와준다. 차후 디지털 관찰일기나 공부일기 등으로 응용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디지털로 창작하고 일상을 기록하는 연습은 좋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된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게임만 하는 등 수동적 오락 용도로만 디지털을 경험하던 아이들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사용 경험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  전 세계 미술관 둘러보고, 디지털 감상문 정리하기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 & Culture)   구글 아트 앤 컬처 이응노 테마 소개 화면 캡처. 전 세계 주요 미술관, 박물관과 협약을 맺고 초고해상도(기가픽셀, 약 70억화소) 아트 카메라로 작품을 촬영해 온라인으로 전시했다. 고흐와 샤갈 등 아이들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화가의 걸작을 찾아볼 수 있다. 좋아하는 작품은 나만의 갤러리로 저장한 뒤, 구글 프레젠테이션으로 감상문을 써서 모아본다. VR과 AR로 작품을 감상하고 미술관 주변도 둘러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코리안 헤리티지’와 이응노 작가 테마를 추천했다. 코리안 헤리티지는 국립고궁박물관을 포함한 9개의 기관이 참여해 우리나라 중요 문화재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역사와 연계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이응노 작가 테마에서는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가 우리나라 최초로 구글아트 앤 컬처와 협업해 작업한 학습지도안을 다운받을 수 있다.    ━  여름방학 디지털 생활계획표 만들기   ▶플랜페이퍼(planpapers.com) 플랜페이퍼 생활계획표 입력 화면 캡처. 디지털 생활계획표를 무료로 만들 수 있다. 손으로 직접 그린 계획표도 좋지만 디지털 계획표는 수시로 수정이 가능하고, 복제가 쉬운 게 장점. 게다가 예쁘다. 작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평일과 주말, 특별한 날의 시간표를 여러 개 만들 수도 있다.     ■  「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공부의 미래를 찾아서[톡톡에듀]"융합교육으로 X형 인재 키워야"[톡톡에듀]부모가 제페토를 해야 하는 이유...메타버스 체험기[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이지은 객원기자

    2021.07.27 09:59

  • [톡톡에듀]"융합교육으로 X형 인재 키워야" 조향숙 박사 인터뷰

    [톡톡에듀]"융합교육으로 X형 인재 키워야" 조향숙 박사 인터뷰

    "제시된 문제만 잘 푸는 A형 인재가 아니라, 낯선 분야에서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마음가짐과 체력이 있는 X형 인재 키워야"   한국과학창의재단 조향숙 박사 [조향숙 제공] 한국과학창의재단 조향숙 박사는 국내에 융합(STEAM) 교육을 도입하고 인공지능 교재를 개발해온 공교육 과학정책 전문가다. 그는 미래형 인재에게 필요한  융합사고력이란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과목의 지식을 융합해서 생각하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조 박사는 14년간 몸담은 공교육 현장의 융합 수업 사례와 경험을 묶어 최근 『AI 세대에게 딱 맞는 자녀 교육을 세팅하라』(더메이커)를 출간했다.        ━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융합사고력     융합 교육이 추구하는 인재는 어떤 모습인가.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다가, 바뀌는 세상 속에서 다른 분야로 건너갈 수 있는 용기를 동시에 갖춘 사람이다. 이를 X형 인재라 한다. 스크래치를 개발한 MIT 공대 레스닉 박사도 강조한 인재상이기도 하다. X형 인재는 낯선 분야에서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마음가짐과 체력이 있다. 이에 반대되는 인재가 A형 인재다. 제시된 문제만을 잘 푸는 A 학점 인재를 뜻한다.    융합사고력은 어떤 부분에 필요한가. 융합사고력을 발휘해야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실제 세계의 문제나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식 또는 기술은 하나의 과목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지식을 연결해야 한다.    융합사고력을 발휘한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 50년 만에 상상을 현실로 바꾼 사례를 들어보자. 몽블랑 케이블카 프로젝트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몽블랑 산맥에 누구나 쉽게 오르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거대한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프로젝트는 장비도 변변찮던 1905년부터 시작해 결국 1955년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성공했다.     ━  다른 분야로 건너가 적응할 수 있는 인재로 키워야      그런 인재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배우는 내용과 실제 세계를 연관 짓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렇게 가르치면 아이들 자신이 중심이 되는 학습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사회 시간에 ‘인구와 통계’에 대해 배운다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인구 데이터를 조사하도록 연결한다. 스피커가 소리를 내는 과학적 원리를 배웠다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스피커 만들기’를 주제로 친구들과 토론하며 아이디어를 내 본다.    이런 수업이 아이들에게서 어떤 변화를 끌어내나. 다른 수업시간에는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아이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발표한다. 평가나 성적을 매기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녹여내는 작업이다 보니 수업이 재미있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되고 그를 통해 연관 지식을 쌓게 된다. 그 연관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다양한 답들을 만난다.   융합 수업을 경험할 때 주의점이 있다면.   융합 교육이란 새로운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경험하면 좋겠다. 학교 현장에서도 경험해보면, 처음 융합 수업을 시도할 때는 답을 찾아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 그런데 일단 좋은 수업 사례가 생기면, 그게 하나의 예시일지라도 모범답안처럼 따라가기 시작한다. 다양한 창의적 시도가 사라지고 기존 방식을 따라 하면서 패턴이 고정되는 문제가 생기는 거다. 그걸 해결하고 보완하는 게 큰 과제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답이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새로운 배움에 꾸준히 도전을 해 나가면 좋겠다.      여름방학 동안 가정에서 경험해 볼 미래 교육을 추천해달라. 인공지능(AI)교육을 추천한다. 올해 교육부와 과학창의재단이 개발한 인공지능 교재가 있다. 『학교에서 만나는 인공지능 수업』으로 초등 저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5종류로 개발했다. 'SW 중심사회'(www.software.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용, 교사용 지도서가 자세히 구성돼 있고 놀이도구, 활동카드도 포함됐다.      ━  조향숙 박사가 추천하는 수학·과학사이트     [수학] 에스크매스(askmath.kofac.re.kr) 초등학생을 위한 무료 수학 클리닉 사전검사와 수학학습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이중 아이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학습의욕 등을 알 수 있는 수학 클리닉 사전검사를 강력히 추천한다. 다양한 수학 관련 콘텐트와 수학익힘책 동영상, AI 실험실과 체험 프로그램 등도 제공한다.     [과학] 사이언스올(www.scienceall.com)과 사이언스레벨업(sciencelevelup.kofac.re.kr) 과학 교과 학습을 돕는 자료가 풍부하다. 사이언스올은 전국의 다양한 과학 행사를 안내하고 과학 학습과 연계한 게임형 콘텐트를 제공한다. 사이언스레벨업은 과학 원리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로 체험할 수 있다.         ■  「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공부의 미래를 찾아서[톡톡에듀]줌터디로 발표 연습하는 알파 세대 공부법[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톡톡에듀]부모가 제페토를 해야 하는 이유...메타버스 체험기이지은 객원기자

    2021.07.12 10:22

  • [톡톡에듀]부모가 제페토를 해야 하는 이유...메타버스 체험기

    [톡톡에듀]부모가 제페토를 해야 하는 이유...메타버스 체험기

     ━  꿈꾸던 내 모습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세상   제페토에서 노는 아바타. 알파 세대(21세기에 태어난 세대)가 푹 빠져 있다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가입했다. 일반적인 게임과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했다. 현실과 꽤 동떨어진 이상적인 모습의 아바타를 만드는 데까지는 신기할 게 없었다. 히피 ‘라이트닝’의 캐릭터가 완성되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가상 인스타그램이 자동으로 생성되며 2억 명 유저들의 가상 계정과 연결됐다.   첫 번째 퀘스트 ‘새로운 친구 팔로우하기’를 따라 이름 모를 누군가를 팔로우하자 거의 바로 ‘맞팔’이 돌아왔다. 자기소개 영상을 찍어 올리자 누군가 ‘좋아요’를 눌렀다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팔로워도 생겼다. 피드를 올리는 순간 전체 유저가 공유하는 계정에 사진이 올라가서다.   “저랑 같이 다닐래요?”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서툴게 제페토 내를 돌아다닐 때다. 알파 세대임이 분명한 말투와 능숙한 몸놀림을 보이는 친구가 가상세계 내 소통이 익숙한 듯 말을 걸었다. 함께 꽃잎 원반을 올라타 하늘을 날고, 호수에 들어가 수영을 하자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한 번도 현실에서 만난 적이 없지만, 기분 좋은 친밀한 느낌이 들었다.     제페토에서 수영하기. 처음엔 제페토가 그다지 재미없었다. 그러나 일상에 지친 어느날, 가상세계에서 이리 저리 돌아다니니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현실과 달리 예쁜 얼굴, 날씬한 몸으로 꽃잎도 타고, 잭과 콩나무도 올라가니 말이다.    제페토 내에는 심심풀이로 들어가 볼 새로운 ‘월드’가 수없이 많다. 꽃잎이 가득 떨어지는 벚꽃 카페부터 움직이는 별자리 고래를 만날 수 있는 우주 밀키웨이까지 한 번씩만 방문해도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가상 맵 공간이 넘쳐난다. 이곳에서 유저들은 즉석에서 마음에 드는 아바타끼리 친구를 만들고 사진을 찍으며 함께 미션에 도전한다. 현실보다 디지털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알파 세대의 새로운 세상이다.      ━  경제활동이 가능한 판타지 아바타 세상   제페토에서 벚꽃 구경 제페토는 네이버 제트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로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이중 대다수가 해외 유저고 80%가 10대다. 강력한 아바타 기능으로 나와의 동일시를 통해 애착을 강화한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마켓 기능, 유저끼리 소통이 자유로운 소셜미디어 기능을 강화했다. 유저가 직접 게임과 공간을 제작할 수도 있다.     부모 세대가 즐겼던 게임과는 다른 점이 많다. 저서 『메타버스』 등에서 제페토·로블록스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세계를 분석한 강원대 산업공학과 김상균 교수는 “제페토는 게임이라기보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휴식을 위한 판타지’”라고 정의했다.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총과 칼 등은 찾아볼 수 없고 공격·통제적 요소도 거의 없다. 경제활동 측면에서도 다르다. 일반 게임이 아이템을 받아서 판매하는 식의 채집경제 방식이라면 제페토는 유저가 아이템 자체를 창작하고 상대방이 만족해서 사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  강력한 중독성... 부모도 알아야 조절할 수 있어   사진 찍기 체험. 제페토는 강력한 중독성을 유발한다. 가상 세계에서 자신을 상징하는 아바타가 실제 타인들과 교류하는 하나의 ‘세상’이기 때문에 중간에 강제로 게임을 종료했을 때 일반 게임보다 강력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나아가 현실 세계라는 감옥에 갇힌 듯한 고통을 유발한다. 미성년자는 부모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 어린 나이에 가상 세계 속 완벽한 자신의 모습을 장시간 즐기다 보면 현실의 나는 아바타를 조종하는 정신으로 정의하고 수시로 가상세계로 도피하려는 현상도 생길 수 있다.    “디지털 세계가 현실보다 익숙한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세계를 일단 부모가 이해해야 지도할 수 있어요. 알아야 하는 거죠.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 교수는 “일단 부모가 제페토를 체험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제페토 내에서 아바타를 만들고 누군가에게 말을 붙여보면서 마음이 가는 월드를 방문하고, 나아가 직접 월드를 만드는 데까지 도전해 보면 좋다고 권한다.   “아이들의 가상세계 플랫폼 활동을 현실적으로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부정적 요소를 줄이고, 긍정적 요소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제페토 안에서도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어요. 적절한 사용 시간을 정하고, 아이와 함께 제페토에서 만나 돌아다녀 보세요. 아이의 세상을 방문해 보는 거죠. 소통의 첫걸음입니다.”     ■  「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공부의 미래를 찾아서[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톡톡에듀]줌터디로 발표 연습하는 알파 세대 공부법[톡톡에듀] "가상에서 배우고 현실에서 논다" 알파세대 융합교육

    2021.06.30 09:43

  • [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

    [톡톡에듀]글로벌 기업이 찾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경험은

      “실패해 본 사람들의 융합능력이 뛰어나요. 모든 기술과 사람, 조건에 마음이 열려 있거든요.”  이소영 MS 이사   전 세계 교육 트렌드로 융합사고력이 강조되는 요즘, 치열한 글로벌 업무현장에서 활약하는 융합 인재는 어떤 모습일까. 세계 최고 기업들이 주목하는 전 세계 커뮤니티 리더들을 만나온 마이크로소프트 이소영 이사는 융합 인재의 특징 중 하나로 ‘실패 경험’을 꼽았다.   "어릴 때부터 성공만 경험하며 주어진 공부만 열심히 하는 방식으로 자라 사회에 나와서는 버티기가 어려워요. 시험을 강조하고 실패에 민감하도록 가르치는 우리나라의 교육방식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이러한 인재들을 만나며 얻은 경험으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와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를 연이어 출간했다.       실제 업무현장에서 융합인재는 어떻게 활동하나. 융합사고력을 활용해 수많은 문제를 해결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지식이나 기술을 모아야 한다. 용광로처럼 모든 지식을 융합하고, 어디에서든 배우고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한다. 누구를 만나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이때 활용하는 능력이 융합이다.   실패한 사람의 융합능력이 높다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미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오히려 세상의 틀에서 사고가 자유롭다. 모든 기술과 사람에 마음이 열려 있다. 자기 해당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라면 새로운 기회나 기술에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하기가 어렵다. 지켜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가 궁금하다. 명문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고시 7수 만에 뒤늦게 사회로 나온 분이 있었다. IT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무작정 AI 공부를 시작했다. 아는 것이 없었기에 오히려 온갖 분야를 넘나들며 IT 기술과 AI를 배우고 융합할 수 있었다. 현재는 AI를 연구하는 커뮤니티 리더가 돼 위민 후 코드(womenwhocode)라는 세계적 비영리단체에서 자신의 경험을 알리는 강연을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MVP가 됐다. 이분이 사법고시에 실패하지 않고 합격했다면 이런 새로운 기회와 기술의 문을 열었을까? 성공한 판검사가 됐겠지만, 지금처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융합인재와는 다른 길을 갔을 것이다. 이소영 MS 이사     융합인재로 성장하도록 부모가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성장 마인드 셋을 키우고 고정 마인드 셋을 줄이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성장 마인드 셋은 배우려는 욕망으로 이끌기 때문에 도전 상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좌절을 견뎌낸다. 실패는 완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다른 사람들의 성공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고정 마인드 셋은 똑똑해 보이려는 욕망으로 이끌기 때문에 도전 상황을 피하려 하고, 쉽게 포기한다. 실패는 하면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면 위협을 느낀다.   신입 직원들에게서 보이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있나. 우리나라는 고정 마인드 셋을 기르는 형태로 교육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주어진 것들을 다 잘해야 하고, 실패하면 안 되고 점수 맞추기 위해서 출제자 의도를 생각하는 식으로 교육받는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실패에 민감하고, 실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주어진 일만 실수 없이 해내려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 성장 마인드 셋을 강조한 이유가 내부에 고정 마인드 셋 직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고정 마인드 셋이 심하면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사람을 안 뽑기 위해 회사가 많은 노력을 한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어떤 식으로 인재를 선발하나.   우리가 원하는 특정 키워드를 포함한 이력서를 골라낸다. 학벌이나 학점으로 거르지 않는다. 소위 좋은 학벌 출신 이력서에는 우리가 원하는 키워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인기 있었던 정통 방식의 공부와 관련된 키워드만 들어 있어서다. 수시채용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공채보다 다양한 경험을 한 인재를 뽑을 수 있다.     학벌과 학과 등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는 얘긴가. 학과는 중요하다. 물론 이 역시 학과 자체에서 가르치는 공부만 잘해서는 안 된다. 컴퓨터공학과의 예를 들면 학과에서 가르치지 않더라도 당장 기업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을 해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기술을 연습한 흔적이 포트폴리오에 드러나야 기업에서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고 판단해 뽑는다.   구체적으로 대학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학문을 공부해야 한다. 공부를 위한 공부, 즉 일반적인 취업 자체를 위한 외국어나 자격증 공부를 위해 도서관에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관심 분야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인턴을 경험한 뒤 인터넷 플랫폼에 자신의 경험을 자세하게 포트폴리오 기록을 남겨보라. 생각지 못한 곳에서 또 다른 인턴제의를 받게 될 것이다. 유튜버도 돼 보라. 어떤 기업에서든 유튜브 잘하는 사람, 소위 커뮤니티 리더들은 앞다퉈 채용한다.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공부할 시간이 확보돼야 할 텐데. 전문직을 준비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이 준비하는 전문직종의 특성을 잘 모른다. 부모님이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권해서 준비하는 식이다. 변리사 시험을 권한다면 시험준비를 하기 전에 변리사 사무실에서 사무보조로 서류복사를 먼저 하면서 실제 업무를 관찰하는 게 맞다. 공무원이 되고 싶다면 동사무소에서 실제 공무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경험해보라. 그래야 오히려 장기적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아이들이 커뮤니티 리더십을 경험하면 얻게 되는 장점은 무언인가. 미래형 리더십을 익히게 된다. 커뮤니티 리더란 자신의 관심 분야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곳의 리더로 오랫동안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먼저 배워 남과 함께 공유하려는 자세를 가졌다. 이런 자세로 공부하면 효율적으로 지식을 축적할 수도 있고, 세계 최고의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런 커뮤니티 리더십이 있는 사티아 나델라 회장이 운영을 맡으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인터뷰      ■  「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관련기사[톡톡에듀]줌터디로 발표 연습하는 알파 세대 공부법[톡톡에듀] "가상에서 배우고 현실에서 논다" 알파세대 융합교육[톡톡에듀] 아이패드 놔두고 크롬북에 빠졌다…구글이 접수한 美교실 풍경[톡톡에듀] 극과 극, 한국 VS 미국 학교 코로나 거리 두기[톡톡에듀] 미국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체험기 1

    2021.06.25 10:50

  • [톡톡에듀]줌터디로 발표 연습하는 알파 세대 공부법

    [톡톡에듀]줌터디로 발표 연습하는 알파 세대 공부법

    초등 1학년이 선생님과 줌(ZOOM)으로 교과서를 공부할 줄 누가 예측했을까.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줌 수업 시간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아 지켜보는 부모 속을 태운다. 모니터 앞에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아이를 독려하기 위해 학부모가 화면에 안 잡히는 아이 책상 밑에 숨어 아이의 종아리를 쿡쿡 찌른다는 일화도 들린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충분한 연습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터다. 이미 성인들 사이에선 이와 연관된 신조어가 생겼다. 줌터디(Zoomtudy, 줌에서 만나 공부하는 모임)다.     알파 세대에게도 줌터디는 일상이 됐다.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다양한 초등 소모임이 거의 전멸하면서, 차선책으로 온라인에 장소를 옮긴 줌터디 후기가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한다. 초등 고학년들은 신문을 함께 읽거나 영어원서를 읽고 토론하는 식의 줌터디가, 저학년들은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거나 '일상 나누기'처럼 발표 자체를 연습하는 줌터디가 생겨나고 있다. 뜻이 맞는 엄마들끼리 알음알음 꾸린 모임이니 당연히 드는 비용도 없다.      ━  줌터디 핵심은 능동성, 진행부터 발표까지 아이들의 몫   발표중인 아이들. 직접 사회자가 돼 어른 도움 없이 모임을 진행한다 초등 3학년이 된 큰 아이도 올해부터 이 줌터디를 시작했다. 초등 2학년부터 5학년 사이 5명으로 구성된 이 작은 모임은 매주 화요일마다 30분씩 줌에서 만난다. 5명이 돌아가면서 약 5분씩 자유 주제 한 가지씩 발표하는 것이 전부다. 소소한 일상부터 자신이 쓴 글이나 읽고 재미있었던 책을 소개한다. 종이접기나 그림과 같은 개인작품을 소개하기도 하고, 내가 배운 것을 짧게 강의하는 5분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때로 함께 노래하거나 멋진 바이올린 연주를 하기도 한다.   발표중인 아이들. 직접 사회자가 돼 어른 도움 없이 모임을 진행한다     어른의 역할은 줌터디를 꾸려주는 데까지. 이후는 아이들의 몫이다. 모임 진행도 매주 그날의 어린이 사회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간다.   “안녕하세요? 테라리움(모임 이름)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오늘 사회를 맡은 000입니다. 그럼 오늘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000님? 발표해주세요.” 멍석을 깔아주자 아이들은 재주를 부리는 정도가 아니라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강점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들이 즐거워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발표하는 내용에 모두가 귀 기울여 듣고, 응원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자신감이 쌓여갔다. 이 시간을 기다리게 됐다.    ━  매주 30분 줌터디가 가져오는 놀라운 변화   줌터디는 효과적이었다. 1, 2월 두 달간 한 명당 매주 1번 5분씩만 줌으로 발표 연습했을 뿐인데 아이들은 3월 신학기 학교의 줌 클래스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일을 훨씬 편안하게 느꼈다. 연설로 선출하는 학급 임원도 2명 배출됐다. 한 학생의 담임선생님은 어디서 발표를 따로 연습하냐고 물어보기도 했단다. 낯선 시스템이 어색해서 잘 못 했을 뿐 약간의 연습 기회만 제공하자 아이들은 배고픈 아기 새처럼 꿀떡꿀떡 교육을 받아먹고 흡수해 바로 실생활에 적용해 냈다.   아이가 만든 테라리움 이미지. 다섯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았다.   아이가 속한 모임 이름은 ‘테라리움’이다. 테라리움의 원래 뜻은 작은 유리 용기에 식물을 예쁘게 담아 키우는 미니정원이다. 모임원들의 발표를 예쁘게 담아간다는 뜻을 담아 아이들이 정했다. 이름을 듣고 일론 머스크가 화성의 지구화를 언급하며 널리 알려진 테라포밍, 여기에 디지털 세계의 지구화를 뜻하는 디지털 테라포밍이 떠올랐다. 우연의 일치지만 알파 세대의 분위기와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유튜브부터 수많은 SNS와 같은 인터넷 플랫폼과 가상공간 메타버스 세상 안에서 능숙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은 알파 세대의 숙명이다. 코로나로 인해 급속도로 빨라진 이 플랫폼 세상에 가장 쉽게 적응하는 세대 역시 이들이다. 기성세대가 해 줄 부분은 이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맞춤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것이다. 조금만 신경 써주면 된다. 이후는 아이들이 해낸다.      ━  팁) 초등 줌터디, 시작은 이렇게   ① 모임 만들기 - 3명 이상.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부모끼리 오랫동안 알고 지낸 아이들만 모여 꾸린다. 미성년자들의 줌터디에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인터넷상에서 만나는 낯선 이와의 모임은 추천하지 않는다.   ② 목표 만들기 - 줌 발표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이 목표이므로 자유 주제로 편하게 이어간다. 처음 시작은 주 1회, 인당 3분 내외 자유 발표로 충분하다. 익숙해지면 나만의 책 소개 등 특정 주제를 제시하는 식으로 확장해본다.   ③ 보안유지 - 비밀번호 보안 유지에 신경 쓰고, 모임원이 모두 모이면 회의 잠금으로 설정한 뒤 진행한다.     ■  「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관련기사[톡톡에듀] "가상에서 배우고 현실에서 논다" 알파세대 융합교육[톡톡에듀] 아이패드 놔두고 크롬북에 빠졌다…구글이 접수한 美교실 풍경[톡톡에듀] 극과 극, 한국 VS 미국 학교 코로나 거리 두기[톡톡에듀] 미국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체험기 1

    2021.05.31 21:01

  • [톡톡에듀] "가상에서 배우고 현실에서 논다" 알파세대 융합교육

    [톡톡에듀] "가상에서 배우고 현실에서 논다" 알파세대 융합교육

     2011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인류 최초의 세대다. 메타버스와 디지털 테라포밍, 호모데우스와 줌터디와 같은 신조어가 이들 세대를 상징한다. 부모 세대와 달리 인공지능과 로봇 등 진화된 시스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새로움을 즐기고 쉽게 적응한다. 새로운 세상이 요구하는 융합 교육이 필요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이 인문과 과학, 디지털 세상을 융합해 새로운 세상에서 마음껏 진화할 수 있도록 바람직한 융합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메타버스 시대 알파 세대의 융합 교육 방향에 대해 이충국 청담러닝&CMS 대표이사가 답했다.    ━  가상세계에서 수업 듣고 놀이하는 알파 세대   이충국 대표. 부모세대가 알파 세대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들을 표현하는 새로운 용어를 먼저 익혀보라. 자연스럽게 교육에 접목된다. 인간을 뜻할 때 호모루덴스란 표현을 쓴다. 유희를 추구하는 인간이다. 알파 세대는 디지털 세상에서 이러한 유희를 즐긴다. 유희를 위해 디지털 진화를 하는 거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메타버스 환경에서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 한다. 현실 공간에서는 하지 못하는 신의 창조를 디지털 가상 공간에서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을 우리가 호모데우스(신이 되려는 인간)라고 부른다. 유발하라리가 2015년 만든 개념이다. 그러다 보니까 무한진화가 계속 일어난다. 앞으로 이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는 예측 불가하다. 이런 세상에 아이들이 빨리 노출되어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꾸준히 즐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현재 알파 세대의 가상세계 활용도는 어느 정도인가. “가상공간에서 자기 대신 아바타가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있다. 유저의 90% 이상이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 4학년인 알파 세대다. 해외 유저까지 포함해 2억명이 넘는다. 이들이 좀 더 자라면 가상세계 수업도 일상화될 것이다. 이미 줌터디(원격 온라인 스터디)가 익숙한 세대다.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줌을 켜놓고 자습하다가 궁금한 것은 서로 대화도 한다. 가상공간에서 서로 대화하고 수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상세계의 수업이 원거리 극복 외에 또 다른 장점이 있나.  “가상세계에서 아이들은 현실 세계보다 자신감을 갖는다. 내 얼굴이 직접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참여가 활발하기 때문에 현실 세계보다 수업이 즐겁고 역동적으로 진행된다”        ━  영어와 코딩, 알파 세대의 링구아 프랑카   알파 세대에게 영어는 어떤 의미가 될까. “세계와 소통하는 공용어(링구아 프랑카)로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알파 세대의 링구아 프랑카는 영어와 코딩이다. 미래는 디지털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플랫폼의 시대다. 플랫폼 언어의 60% 이상이 영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디지털 정보의 60% 이상이 영어인 셈이다. 영어로 생산된 글로벌 최신 정보가 정확한 한국어 어휘로 생성, 번역되는 데는 시차가 걸린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탐색하는 정도가 다르다. 플랫폼 자체를 구성하는 언어인 코딩도 영어로 구성됐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코딩도 링구아 프랑카다.” 코딩과 영어를 어느 수준으로 익혀야 하나. “코딩은 스크래치와 같은 쉬운 단계를 넘어 최소한 파이선 정도는 기본으로 익혀야 한다. 영어 또한 단순히 의사소통만 잘하는 정도로는 안 된다. 자기 생각과 의견을 분명하게 토론 수준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고 체화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본다. 인문학적 지식과 소양을 쌓아서 생각하며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일상에서 본질을 거꾸로 추적하며 배우는 융합 교육   알파 세대에게 필요한 융합 교육을 정의해달라. “언어(인문)와 수리(과학), 기계(ICT) 능력이 융합된 인재다. 사고력을 기본으로 바람직한 언어, 수리, 코딩 교육을 제공하면 융합능력은 자연스럽게 자라게 된다.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타당한 이유가 있는 융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어디에 쓰는지도 모르고 미적분부터 배우는 식이 아니라, 미적분의 본질을 일상으로부터 거꾸로 추적해가며 배우는 교육을 경험해야 한다.”     구체적 예를 들어달라. “일상의 불편한 문제나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 떠올랐다고 가정하자. 오리지널 아이디어다.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순서도를 만들어본다. 이때 전혀 무관해 보이는 두 요소나 개념을 연결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융합이다. 내가 필요해서 결합시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코딩과 바이오가 결합되고, 인문과 자연이 결합되면서 창의적 융합작품이 탄생한다.” 융합 교육에서 주의할 점은. “가장 위험한 교육은 문제풀이 만능방식이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본질을 파악하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는 훈련,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선행학습도 문제를 많이 풀게 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부의 사다리가 끊겼다는 말도 있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융합 능력을 기른다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 수 있고 거대한 부를 이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가치 있는 재화가 탄생할 것이다.”   관련기사[톡톡에듀] 아이패드 놔두고 크롬북에 빠졌다…구글이 접수한 美교실 풍경[톡톡에듀] 극과 극, 한국 VS 미국 학교 코로나 거리 두기[톡톡에듀] 미국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체험기 1  ■  「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 

    2021.05.14 11:17

  • [톡톡에듀] 아이패드 놔두고 크롬북에 빠졌다…구글이 접수한 美교실 풍경

    [톡톡에듀] 아이패드 놔두고 크롬북에 빠졌다…구글이 접수한 美교실 풍경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분야는 아이들의 교육이다. 교육부는 "학교 일상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수업은 등교 수업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필자는 지난 한 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 카운티 지역에 연수를 다녀왔다. 코로나 초기, 미국 정부의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은 엉망진창이었지만 원격 수업으로 이양하는 과정에선 배울 점이 많았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자녀(2020년 상반기 당시 초등 1, 5학년) 옆에서 목격한 미국 온라인 수업 체험기를 연재한다.   지난 연재에서는 미국과 한국 학교의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 차이점을 짚어봤다. 이번 회차에서는 미국 원격 수업의 근간이 된 구글 생태계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  교육에 스며든 구글 생태계   REUTERS=연합뉴스 웨이크 카운티의 공립학교에 아이들을 등록시킨 뒤 가장 먼저 한 작업 중 하나가 학생과 학부모 계정 생성이었다. 학생 계정은 교육청 맞춤형 구글 계정이었다. 아이들은 그 계정으로 구글 클래스룸과 교육청이 제공하는 각종 온라인 학습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다. 코로나 19 이전에도 아이들은 학교에서 구글 클래스룸 계정을 사용했다.    학교 내 디지털 기기 사용을 반대하는 부모가 있다면 미리 그에 대한 서류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게 교육적 효과가 크다며 학부모를 설득하는 내용이 구구절절 이어진 뒤 '이래도' 반대한다면 알려달라는 식이었다.     ━  1인 1기를 지향하는 크롬북     2020년 코로나 19 이후 미국에선 크롬북을 학교에 공급하느라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AP Photo/David Zalubowski) AP=연합뉴스 학교 도서관에서는 책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크롬북도 빌려줬다. 다만 1인 1기를 제공하기엔 모자람이 있었는지, 개인 기기가 있다면 'Bring Your Own Device' 동의서에 서명하고 각자 가져오라고 권장했다. 우리 아이들은 처음에는 아이패드를 가지고 학교에 갔다가 크롬북이 더 편리하다며 학교 기기를 사용했다.    학교에서는 크롬북과 구글 클래스룸, 커리큘럼에 포함된 각종 온라인 교육 사이트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수학 시간에 학급 인원의 절반은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나머지 절반은 구글 클래스룸에 접속해 선생님이 올려둔 수학 문제를 풀이하는 식으로 조를 나눠 활동하는 식이었다. 더 적은 인원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나머지 아이들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디지털 기기를 보조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2017년에 크롬북이 휩쓴 교실 풍경을 두고 "변화가 너무 빠른 탓에 거대 IT 회사들의 교육 현장에 대한 투자와 개입을 감시할 틈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이미 미 초·중등생 절반 이상인 3000만 명이 구글이 제공한 크롬북과 클래스룸을 이용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교실 풍경의 변화를 두고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으나, IT 공룡의 교육 투자는 코로나 19의 위기에 빛을 발했다. 관련기사공책 대신 크롬북 … 미국 교실 점령한 구글"한 명의 낙오자도 없는 학교" 전세계 교실은 실험중    ━  확장된 구글 클래스룸    코로나 이전의 구글 클래스룸에는 담임 교사가 개설한 주요 교과목(영어, 수학 등) 클래스만 올라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교과목 전담 교사들의 클래스가 추가로 개설됐다.    2020년 하반기 미국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자녀의 구글 클래스룸 홈.   영어와 수학 등을 담당하는 담임선생님 교실, 사서 선생님이 맡아서 운영하는 기술과 미디어, 그외 음악·사회·과학·체육·미술 등의 온라인 클래스가 열렸다. 구글 클래스룸의 장점은 방대한 구글 소프트웨어의 호환성이다. 선생님들은 구글 슬라이드(프리젠테이션)에 교육 내용을 모아 올리거나 학생이 빈 칸을 채워넣게 과제를 낸다. 학생이 숙제를 완료하고 제출 버튼을 누르면 교사가 확인한 뒤 피드백 메시지나 댓글을 남겨준다. 클래스룸 안에서 급우들간 댓글 달기를 활용한 토론도 가능하다. 특정 형식의 파일을 교사가 미리 준비하지 않더라도 학생이 종이에 과제를 해서 사진을 찍어 올린다거나 구글의 각종 오피스 도구를 활용해 등록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제출한 과제는 학생의 구글 드라이브에 차곡차곡 쌓인다.    구글 클래스룸에 제출한 큰 아이의 수학 숙제 사진. 제출한 숙제는 학생 계정의 구글 드라이브에 자동 저장된다.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수업에 만족감이 컸다. 종이보다 스마트기기에 필기하는 걸 좋아하는 큰 아이는 한국 학교에는 태블릿이나 스마트기기를 가져가서 수업에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구글 클래스룸은 누구나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자매가 온라인 클래스룸을 만들고 그걸로 놀이를 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놀이용으로 만든 구글 클래스룸. 구글 클래스룸에서 구글 드라이브에 자동으로 저장된 아이들의 수업 놀이 자료. 누구나 신기술에 대한 두려움은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세상을 접한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코로나 19는 기술을 교육적으로 잘 활용할 기회이기도 했다. 학교 교실에서 수업하는 게 가장 좋은 일이지만 새로운 재난은 언제든 닥칠 수 있고, 교육 역시 그 상황에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관련기사[톡톡에듀] 극과 극, 한국 VS 미국 학교 코로나 거리 두기[톡톡에듀] 미국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체험기 1[톡톡에듀] 영재고 나오면 의대 못 간다? 재학생 솔직토크

    2021.04.30 07:00

  • [톡톡에듀] 극과 극, 한국 VS 미국 학교 코로나 거리 두기

    [톡톡에듀] 극과 극, 한국 VS 미국 학교 코로나 거리 두기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분야는 아이들의 교육이다. 교육부는 "학교 일상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수업은 등교 수업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필자는 지난 한 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 카운티 지역에 연수를 다녀왔다. 코로나 초기, 미국 정부의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은 엉망진창이었지만 원격 수업으로 이양하는 과정에선 배울 점이 많았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자녀(2020년 상반기 당시 초등 1, 5학년) 옆에서 목격한 미국 온라인 수업 체험기를 연재한다.    ━  미국 VS 한국 거리 두기   미국 유타주 한 고등학교의 거리 두기 표지판. REUTERS/George Frey 연합뉴스 지난 연재에서는 갑작스러운 휴교 이후 미국 공립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온라인 수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쓰기에 앞서, 미국과 한국 학교의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가 어떻게 다른지 짚어 보려 한다.    관련기사[톡톡에듀] 미국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체험기 1 지난해 12월 미국의 코로나 19 누적 사망자는 30만 명에 달했다. 인구 약 3억 명 중 0.1%가 하나의 바이러스 때문에 숨진 그토록 '위험한' 나라라니. 코로나 19에 걸리지 않은 건 요행이라 생각하면서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고비(기내)만 넘기면 K 방역으로 빛나는 고국에 돌아가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나 입국 심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환상은 와장창 깨졌다.   미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 6ft(약 1.8m) 지키기가 기본이었다. 상점 계산대 등에선 6ft 간격으로 줄 설 자리를 표시해뒀고, 누구나 거기 맞춰 띄엄띄엄 서서 기다리곤 했다. 줄이 길어서 이중으로 겹쳐 서게 될 경우에는 제1열과 2열 사이의 간격도 6ft가 되도록 거리 두기 스티커를 배치했다. 길을 가다 누군가와 6ft 이내에서 마주칠 것 같으면 한 명이 차도 쪽으로 벗어나서 거리를 뒀다. 모두가 자석의 같은 극이라도 된 듯 서로를 일정 거리만큼 밀어내거나 비키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나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거리 두기 스티커는 언뜻 보아도 1m 남짓 간격으로 붙어 있었고, 스티커 하나에 한 명이 아니라 한 팀이 서 있었다. 공포를 더 크게 느낀 건 북적이는 출근 지하철 안에서였다. 미국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나는 단 한 번도 사람과 그토록 가까이 선 적이 없었다. 이제는 그 밀도에 적응했지만.    ━  미국선 한 학급 절반만 등교    지난해 8월,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거리 두기를 하는 학생들. REUTERS/Cheney Orr 연합뉴스 학교의 거리 두기도 미국과 한국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웨이크 카운티 교육청은 지난해 3월 15일 갑작스레 휴교한 뒤 긴 온라인 수업 기간을 거쳐, 그해 11월부터 순차적으로 등교를 재개했다. 돌봄이 필요한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이 먼저 등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작은 아이는 B조에 배치됐다. 한 반을 A, B, C 3개로 나눠 11월 첫 주부터 일주일씩 번갈아가며 등교 연습을 했고, 11월 중순부터는 저학년은 모두 등교하는 수순을 밟았다.   등교 주간에는 담임 선생님과 수업을 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는 주간에는 다른 선생님의 온라인 학급에 흩어져서 수업을 받았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다른 반에 들어가는 게 저학년에는 쉽지 않은 일이긴 했다.     ━  확 줄어든 학급 정원   아이가 다니던 미국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메시지 캡처. 등교를 재개하되 3개의 코호트로 나눈다는 안내문이다. 한편 A조나 B, C조는 등교를 선택한 학생들 이야기다. 교육청은 개학 전 여름 방학 동안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버추얼 학교' 지원을 받았다. 코로나 상황과 관계없이 한 학기 동안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학습하겠다고 선택한 학생들과 교사들을 원격으로만 진행되는 '버추얼 학교'로 분리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한 학급 인원은 둘째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 22명 남짓에서, 버추얼 학교 분리 이후 17명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이렇게 미리 학급 인원을 줄여뒀기에 온라인 수업도 좀 더 원활히 이뤄질 수 있었고, 전원 등교 수업을 재개한 뒤에도 학급의 밀도를 낮출 수 있었다.     ━  중학교 건물에선 일방통행   지난 3월 미국 켄터키주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 REUTERS/Amira Karaoud 연합뉴스 여름방학 이후 인근 중학교에 진학한 큰 아이는 12월 초가 되어서야 첫 등교를 했다. 겨우 1주일 등교 수업을 했을 뿐이지만 아이는 "거리 두기가 잘 됐다"고 회고한다. 학교 복도는 아이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일방통행으로 바뀌었다. 바닥에는 통행 방향 지시 스티커와 경로가 붙어 있었다. 급식실에는 비말을 막기 위한 1인용 칸막이가 설치됐고, 아이들은 한 방향으로 앉아 학교에서 틀어주는 영화를 보며 밥을 먹었다. 급식 도중 대화는 금지됐다.    중학교도 한 반을 A, B, C조로 나눠 등교와 온라인 수업을 번갈아가며 했다. 등교한 아이들과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같은 내용을 동시에 공부했다. 교사는 수업을 구글 미트로 중계했고, 등교한 아이들 역시 모두 크롬북으로 수업에 접속했다. 온라인 수업처럼 진행하되 3분의 1은 교실에서, 3분의 2는 집에서 공부한 셈이다.     ━  미국에서 부족한 건 일회용 마스크    요약하면 미국 학교의 '거리 두기'는 사람과 사람의 간격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 한 학급의 밀도를 낮추고, 마스크를 벗을 때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하고 이를 철저히 따랐다. 한국보다 뒤지는 점이 있다면 마스크다. 등교에 앞서 교육청에서는 흰색 면 마스크를 10장씩 나눠줬다. 코로나 19 창궐 초기 미국에서는 의료진을 위한 방역용 마스크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일회용 방역 마스크가 코로나 감염 예방 효과는 가장 뛰어나지만, 의료진과 환자에게 우선 공급되어야 한다는 게 당국의 원칙이었다. 방역 당국은 천으로 된 마스크나 두건으로 코와 입을 가리라고 권고했다.     ━  한반 모두 나오는 한국 학교    지난해 여름, 대면·비대면 수업이 동시에 진행된 서울 화랑초등학교. 화랑초등학교는 사립초등학교다. 아이가 다니던 미국 공립 중학교가 이런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귀국 후 지켜본 한국 학교의 거리 두기는 미국의 시스템과 비교하자면 허점이 많아 보였다. 큰 아이의 중학교는 학년별로 1주 온라인 수업, 2주 등교 순서로 돌아갔다. 한 학교 재학생 3분의 2 이하로 등교 인원을 제한하라는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맞춘 것이다. 그러나 1, 2학년은 등교하고 3학년은 안 나오는 식이라 한 학급의 인원은 줄어들지 않는다. 학교에서 서로 다른 학년끼리 만날 일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나마 인구 밀도가 떨어지는 곳은 점심시간 급식실뿐이다. 그러나 급식실에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면 점심시간을 늘려서 한 번에 식사하는 학생의 수를 줄이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  등교 시간 맞추느라 몰린 아이들   작은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요일별로 등교 학년을 나눈다. 3학년은 월~수 등교, 목~금 온라인 수업이다. 역시 한반 인원은 줄어들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학년별로 등교 시간대도 나눈다고 공지했다. 3, 6학년은 8시 40~50분 등교, 2, 4학년은 8시 30~40분 등교하는 식이다. 그러나 매일 아침 학교 교문 앞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보안관 선생님은 학년별로 줄 세우느라 바쁘다. 자기 학년 등교 시간이 아닌데 미리 도착한 아이들을 교문 밖에 대기 시키다가 정각이 되면 한꺼번에 들여보내는 것이다. 그 아이들은 열 체크를 하고 손 소독제를 바르기 위해 또 긴 줄을 만들어낸다. 방역을 위한 분산이 먼저인지, 등교 시간 지키기가 먼저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  매일 무증상임을 보고   한국에 돌아온 뒤 매일 오전 8시에 자가진단 앱을 켜서 열, 호흡기 증상 등이 없다고 체크해 학교에 제출하는 것도 의아한 경험이었다. 문제가 있을 때만 통보하면 간단한 일인데, 왜 전국의 학생이 매일 이상 없다고 기계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걸까.   미국 초등학교에선 '열, 호흡기 증상 등이 없고, 2주 내 여행 경험 없다'는 등의 내용이 프린트된 A4 용지를 코팅해서 나눠줬다. 아이들이 매일 등교할 때 이를 들어 보이면 교직원이 온도 체크를 하고 들여보냈다. 중학교에서는 아예 코로나 관련 증상이 없을 때만 등교시키겠다는 문서에 보호자 서명을 미리 받아둬 절차를 더욱 간소화했다. 방학 중에는 이상 증상이 있거나 양성이 확인된 때에만 학교나 교육 당국에 통보하도록 했다. 학부모 입장에선 미국 학교나 교육청의 가이드라인이 훨씬 합리적이었다.    내가 경험한 것은 미국과 한국의 일부 학교일 뿐이라 지역이나 학교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피부로 느낀 K 방역은 과학보다는 기적에 가깝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관련기사[톡톡에듀] 대학처럼 학생이 과목 선택하는 '고교학점제'…대입에 어떤 변화?[톡톡에듀] '수업 직전 목차만 그려보세요' 초·중 온라인 수업 돕는 마인드맵 학습법[톡톡에듀] 영어 못해도 교환학생 OK? …MZ세대 '요즘 교환' 썰 대방출[톡톡에듀] 윤동주의 '자화상'을 VR로 코딩…문학 교육에 들어온 가상현실[톡톡에듀]"입시 환경 분석하면 불필요한 선행학습 줄일 수 있다"        

    2021.04.16 06:55

  • [톡톡에듀] 미국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체험기 1

    [톡톡에듀] 미국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체험기 1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분야는 아이들의 교육이다. 교육부는 "학교 일상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수업은 등교 수업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필자는 지난 한 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 카운티 지역에 연수를 다녀왔다. 코로나 초기, 미국 정부의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은 엉망진창이었지만 원격 수업으로 이양하는 과정에선 배울 점이 많았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자녀(2020년 상반기 당시 초등 1, 5학년) 옆에서 목격한 미국 온라인 수업 체험기를 연재한다.    ━  미국 공립학교의 코로나 19 대처법   2020년 3월 15일 갑작스럽게 휴교가 시작됐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휴교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코로나 19는 어린 연령층에겐 치명적이지 않다"며 부모들에게 안심하라는 e메일을 보냈던 터다. 그러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휴교가 시작된 것이다. 휴교 직후 웨이크 카운티 교육청의 학습 지원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았다. 참고로 휴교 기간 학교에서는 모든 공문이나 공지사항을 e메일로 전달했다.     ━  방학 같았던 휴교 1주차   웨이크 카운티 공립학교에서 사용하는 온라인 도서관 빅 유니버스 홈페이지 캡처 휴교는 갑작스러웠다. 대신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도 늘었다. 첫 주는 그냥 방학처럼 흘러갔다. 미국의 통신사 스펙트럼이 휴교 기간 인터넷이 없는 가정에 무료로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장비도 무료로 대여한다는 공지가 나왔다. 다만 기존에 인터넷이 없는 가정 대상이다. 휴교 첫 주말, 교육청에서 각종 온라인 학습 소스를 모아놓은 사이트 링크를 학부모에게 배포했다. '빅 유니버스', '디스커버리 에듀케이션' 같은 온라인 교육 사이트 모음이다.    미국 학교에서는 코로나 19 이전에도 디지털 리소스를 커리큘럼에 포함해 잘 활용하고 있었다. 파닉스는 '레터 랜드', 수학은 '드림박스' 혹은 '프로디지', 어린이용 디지털 도서관 에픽(Epic!) 처럼 원래 학교 계정으로 사용하던 것을 휴교 기간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아닌가. 교육 과정에 맞게 필요한 내용을 큐레이션 하는 건 비전문가인 부모가 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인상적인 건 '학생에 대한 정서적 지원'에 대한 카테고리다. 학교와 교육청은 "아이들에게 코로나 19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되 관련 주제에 대해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 과도한 공포를 갖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재난이 시작되자마자 정서와 심리적 건강을 챙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  주간 학습 플랜이 올라온 휴교 2주차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웨이크 카운티의 원격 수업 자료 사이트 캡처. 휴교 다음 주 월요일부터 초등 고학년에는 주간 학습 플랜이 제공됐다. 학습 자료는 코로나 19 이전에도 활용하던 구글 클래스룸에 올렸다. 언어/수리 등 분야별로 공부할 내용을 정리한 구글 슬라이드(PPT)를 등록하는 방식이다. 슬라이드 안에는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 유튜브 영상, 그에 대한 내용 요약과 자신의 경험을 작문하는 과제 등이 포함됐다.    슬라이드 하나에는 1주일 동안 공부할 내용이 모두 담겨 있었다. 매일 접속하기 어려운 환경인 친구들을 배려한 것이다. 다만 학부모 입장에선 아쉬운 지점이었다. 스스로 시간 관리를 하기 힘든 초등학생에게는 매일 할 일을 나눠주는 게 조금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저학년 학생에겐 그조차 없었다. 학교에선 "교육청이 배포한 러닝 리소스 중 자녀에게 맞는 걸 골라서 시키세요. 공부하라고 너무 스트레스를 주지 마세요"라고 부모에게 당부했다.     2주차 마지막 금요일, 고학년은 구글 미트로 같은 반 친구들과 화상 미팅을 했다. 교과 과정 진도를 나가지는 않았으나 구글 미트 다루는 법을 익히고 친구들의 얼굴을 보고 교류하는 정도의 접촉이었다.      ━  온라인 개학 준비 시작    휴교 3주차 월요일 저학년도 구글 미트로 학급별 화상 모임을 했다. 초등 1학년이던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선생님도 새로운 도구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면서 "코로나 19 때문에 힘들겠지만, 이 역시 새로운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하자"고 아이들에게 당부했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 유튜브 채널에 매일 조회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매일 오후 5시 30분에는 교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스토리 타임' 영상을 올렸다. 조회 수는 높지 않았다. 각 교직원이 집에서 셀프로 촬영한 영상이라서 영상의 수준은 높지 않았다.   휴교 보름째, 노스캐롤라이나 주 정부는 원격 학습을 위한 예산을 승인했다. 웨이크 카운티는 교사들에게 집에서 원격 수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노트북 1900대를 배포했다. 한편 학부모 대상으로는 가정 학습 환경 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인터넷이 되는지, 크롬북 같은 디지털 기기가 있는지, 교육청 기기 대여를 희망하는지, 기기가 있다면 아동이 단독으로 사용하는지 형제나 가족과 공유하는지, 그 밖에 종이나 가위 같은 학습 도구가 있는지 등을 물었다. 구글 설문지를 활용했기 때문에 응답은 즉각 수집/집계됐다.    코로나 19 휴교 때문에 달라진 학사 일정이 배포됐다. 교육청은 이를 확정하기에 앞서 교육위원회를 열고, 누구나 볼 수 있게 유튜브 라이브로 중계했다. 교육 일정에 대한 학부모의 의견도 구글 설문지로 받았다.    ━  교실에서 온라인으로, 학교의 이동   3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다만 실시간 수업의 비중은 높지 않았다. 오프라인 학습 자료는 학년별 날짜와 시간을 지정해 '드라이브 스루'로 학교에서 받아왔다. 저학년과 고학년의 실시간 수업 비중, 학습 자료와 툴은 각각 달랐다.    당시 미국에서는 학교나 교육청의 대응이 빠른 편이라는 걸 실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학교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내가 겪은 미국의 지역사회와 학교는 상대적으로 놀라운 속도와 체계로 대응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됐다. 다음 편에서는 원격 교육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겠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관련기사[톡톡에듀] 대학처럼 학생이 과목 선택하는 '고교학점제'…대입에 어떤 변화?[톡톡에듀] '수업 직전 목차만 그려보세요' 초·중 온라인 수업 돕는 마인드맵 학습법[톡톡에듀] 영어 못해도 교환학생 OK? …MZ세대 '요즘 교환' 썰 대방출[톡톡에듀] 윤동주의 '자화상'을 VR로 코딩…문학 교육에 들어온 가상현실[톡톡에듀]"입시 환경 분석하면 불필요한 선행학습 줄일 수 있다"

    2021.04.01 14:14

  • [톡톡에듀] 영재고 나오면 의대 못 간다? 재학생 솔직토크

    [톡톡에듀] 영재고 나오면 의대 못 간다? 재학생 솔직토크

    지난 12월 19일, 톡톡에듀는 두 명의 영재고 학생을 만났다.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중학생이라면 이공계열 특수목적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합니다. 그중 전국의 수재만 모인다는 영재학교(영재고). 영재학교는 서울과학고,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등 전국에 총 8곳뿐입니다. 일반 고등학교와 달리 교육부의 정규 교육 과정 지침을 따르지 않습니다. 학점제로 운영돼 조기 졸업도 가능하죠. 하지만 수업 난이도가 상당해 휴학하는 재학생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 수가 적은 만큼 영재학교를 향한 궁금증도 큽니다. 영재학교 출신들은 어느 대학에 진학하는지, 정말 전교 1등만 가는지,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생활기록부는 몇 장인지 등등. 톡톡에듀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3학년 오승빈·김재환 학생을 화상으로 만나 물었습니다. "영재고 어때?" 기획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nag.co.kr, 구성·촬영·편집 김지하·나예지·백지환·허윤경·변유림 인턴 관련기사[톡톡에듀] 해외 경험 없이 영어 고수가 되는 법[톡톡에듀] “ZOOM보다 좋다" …국내 온라인 수업 플랫폼 각광[톡톡에듀]"입시 환경 분석하면 불필요한 선행학습 줄일 수 있다"[톡톡에듀] 윤동주의 '자화상'을 VR로 코딩…문학 교육에 들어온 가상현실[톡톡에듀] 영어 못해도 교환학생 OK? …MZ세대 '요즘 교환' 썰 대방출

    2021.01.07 05:30

  • “코막힘, 콧물…비염이라면 우선 뒷목을 잡아라”

    “코막힘, 콧물…비염이라면 우선 뒷목을 잡아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염 환자수는 약 700만명이고 그 중 37.8%가 10대 청소년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중앙포토] 비염은 청소년 학습능력 저하의 주범으로 지적된다. 코막힘, 콧물, 재채기를 유발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집중에도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생활 방역이 강화되면서 감기, 비염 환자가 줄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함소아한의원 박준홍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생각 보다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바깥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안 먼지, 진드기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 요인이 늘었고 신체 활동도 줄면서 면역력이 저하돼 겨울철 비염 환자 수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그는 “비염 환자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게 체온”이라면서 “뒷목 특히 경추 혈과 풍부혈을 눌러주기가 가장 쉽고 빠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관련기사[톡톡에듀]"입시 환경 분석하면 불필요한 선행학습 줄일 수 있다"[톡톡에듀]"그렇게 하면 안돼"라고 말리는 친구가 '학폭' 막는다[톡톡에듀] 입다문 아이, 불안감 큰 10대에게 도움이 되는 책[톡톡에듀]코로나 시대, 공부에 도움되는 초등학생 독서법은?

    2021.01.06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