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에듀] 미술 수행평가, 초등부터 준비하라

중앙일보

입력 2021.09.10 17:58

업데이트 2021.09.10 22:08

중학교 수행평가에서 의외의 복병이 미술 교과다. 초등 시절 국·영·수 주요 교과에 가려 신경 쓰지 않았던 미술 수행평가의 까다로운 실기와 이론에 당황하는 중학생이 적지 않다. 『초등미술놀이북』저자 류지문 강사에게 학부모가 알아야 할 초등 교과 미술부터 중등 수행평가까지 준비법을 물었다. 그는 메가스터디 초중등 엠베스트·엘리하이 미술 교과 대표 강사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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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알아야 할 초등부터 중학교까지 교과 미술 교육의 큰 흐름을 알려달라.

“초등 3학년부터 미술 교과로 독립해 수업한다. 초등 미술에서 기초 능력을 쌓고 중학교에선 배운 걸 활용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인재로 만드는 것이 미술 교육의 목표다”

중학교 수행평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평가하나. 

“초중고 미술 교과서 모두 3대 영역을 평가한다. ‘체험’ 영역은 주변이나 생활 속의 미술을 알아본다. ‘표현’ 영역이 흔히 말하는 미술 실기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작품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데 수행평가에서 가장 점수 비중이 높은 부분이다. ‘감상’ 영역에서는 국내외 미술사를 공부한다. 수행평가로 감상문이나 비평문을 쓴다.”

중·고교 학생들이 미술과 관련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실기평가를 힘들어한다. 그림에 재능이 없다며 미리 미술 수행평가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실기는 기본점수가 주어지기에 의외로 학생 간 점수 격차가 크지 않다. 기본점수가 없는 지필고사를 잘 치르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또 실기 수행평가는 보통 1주일 전에 내용으로 공지하니까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예시 작품을 찾아보거나 아이디어를 생각해두면 도움이 된다. 완성도도 평가되므로 끝까지 마무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중등 수행평가를 대비해 미리 해보면 좋을 활동도 있을까. 

“판화는 중·고교 미술 시험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내용이다. 우드락 판화를 해보면 볼록 판화의 특징을 익힐 수 있다. 수묵화의 삼묵법도 출제빈도가 높다. 농묵·중묵·담묵을 알아보고 그려보면 좋다. 초등 1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베짜기 기법은 색의 병치혼합 이론과 연결되고 중고교에서 신인상파의 점묘법을 배울 때도 쓰인다. 병치혼합은 지필 평가에서 출제가 많이 되고 점묘법도 학교에서 자주 치르는 실기 시험 중 하나다”

병치혼합은 두 가지 이상의 색을 나란히 촘촘하게 배치하면 색이 섞여 보이는 시각 현상이다. 점묘법은 붓끝 등으로 찍은 다양한 색의 작은 점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색이 섞여 보이게 만드는 기법을 가리킨다.

초등 1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베짜기 기법. 색의 병치혼합 이론과 연결되고 중고교에서 신인상파의 점묘법을 배울 때도 쓰인다.

초등 1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베짜기 기법. 색의 병치혼합 이론과 연결되고 중고교에서 신인상파의 점묘법을 배울 때도 쓰인다.

프랑스 신인상주의 화가 조르주 쇠라(1859-1891)의 점묘화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

프랑스 신인상주의 화가 조르주 쇠라(1859-1891)의 점묘화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

그림을 잘 그리는 노하우를 알려달라. 

“자세히 보고 여러 번 그려야 한다.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의 핵심은 관찰과 연습이다. 아주 단순해 보이는 물체일지라도 잘 그리기 위해서는 손에 익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이 과정이 지루하다 보니 대충 그리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미술에 정말 재능이 없어서라기보다 조금 더 노력하지 않은 것뿐인데 안타깝지만 한번 흥미가 떨어져 버린 아이들은 나는 미술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관찰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 

“카네이션을 자세히 관찰해보라. 카네이션이 뾰족한 꽃잎과 둥글고 길쭉한 꽃받침, 긴 잎으로 구성된 것을 알면 눈으로 보지 않더라도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다. 또, 다른 꽃들과 카네이션의 꽃받침이 다르다는 것도 기억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난 후 카네이션을 다시 자세히 관찰하면 또 다른 세밀한 부분이나 미묘한 색 차이도 구분할 수 있다. 내가 볼 수 있는 만큼 그린다. 충분히 관찰해서 내 것으로 만든다면 카네이션을 만들거나 그릴 때 그 모습을 창의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다.”

초등학교 교과와 연계해 어떤 식으로 엄마표 미술을 할 수 있을까. 

“주제를 관찰해 만들어본 뒤 실제 예술작품까지 살펴보자. 2학년 여름 교과서에 ‘알록달록 달팽이 집’ 단원이 있다. 먼저 수업 내용인 달팽이를 실제로 관찰해본다. 등에 집이 있고 넓고 평평한 발과 2쌍의 더듬이, 큰 더듬이 끝에는 눈이 있는 것을 관찰한 뒤 달팽이를 만들어본다. 달팽이 집을 만들 때 점차 커지는 조형 원리를 ‘점증’이라고 하는데, '달팽이 집' 노래에도 잘 나타난다. 점증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도 살펴보면 좋다.”

미술 교과 연계 작품을 만들 때 창의적 발상이 쉽지 않다. 

“한 가지 방법으로 만든 작품을 따라 해 본 뒤에 그걸 응용해보면 좋겠다. 분홍색 종이접기로 꽃을 만들었다면, 초록색 종이를 같은 방법으로 접어 반대로 뒤집으면 예쁜 트리가 된다. 또 트리를 만들었다면, 빨간 바탕 색지에 붙여 크리스마스 카드로도 활용해 보는 식이다.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할 방법도 생각해보자. 클레이의 경우 집에서 많이 활용하지만 주로 클레이 단독으로 작품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나뭇가지를 주워 하얀 클레이로 감싸면 하얀 눈이 쌓인 겨울나무가 된다. 초등 1학년 겨울 교과서에 등장하는 겨울나무를 만들 수 있다.”

초등학생 때 해보면 좋은 만들기 활동을 추천해 달라.

“그릇 만들기다. 공예 부분에서 가장 대표적인 만들기 활동이다. 손으로 점토를 둥글고 길게 만든 후 쌓아 올려서 만드는 타래 기법을 이용해서 그릇을 만들어 보길 권한다. 학년에 따라 색 지점토로 만들거나, 수채물감 또는 아크릴 물감을 칠하기도 한다. 토끼 모양 귀를 꾸밀 수도 있고, 그릇에 조각할 수도 있다. 매 학년 다른 그릇이 나온다.”

초등 매 학년마다 만드는 그릇은 타래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초등 매 학년마다 만드는 그릇은 타래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예쁘면서도 차별화된 만들기를 하고 싶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때는 주제를 중심으로 마인드맵을 그려 연상하기를 해보라. 초등 1학년 여름 교과서에 나오는 우산 만들기의 경우, 재료와 주제를 상상해 본다. 색종이를 붙여서 만들지, 무늬를 그려 넣을지, 스티커를 활용해 꾸밀지 등이다. 과일이나 동물, 꽃 등 어떤 주제로 만들지도 적어본다. 그래도 생각이 안 난다면 우산을 주제로 한 동요를 아이와 부르면서 힌트를 얻어도 좋다. 노래를 부르며 가사 속에 나오는 우산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라.”

집에 두면 좋은 초등 엄마표 미술 재료

1. 벌집 종이-허니컴 페이퍼라고도 한다. 입체 모양을 표현하는 데 편리해서, 수학에서 회전체 설명을 할 때 사용되곤 한다.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되기 때문에 상상 속 동물을 표현하기에 좋다.

2. 할핀-종이에 고정해서 움직일 수 있게 해 준다. 사람이나 동물의 관절을 표현하기 좋고 움직임 있는 작품을 만들 때 사용하기 좋다.

3. 마스킹 테이프 – 종이로 만든 색테이프로 색종이를 붙이기 힘든 굴곡진 곳을 편하게 꾸밀 수 있다.

4. 모루–다양한 색의 반짝이 털로 감싼 철사로 잘 휘어져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5. 눈 모양 스티커-직접 그리는 것보다 ‘눈 모양 스티커’를 활용해서 붙여보면 완성도가 훨씬 높아진다.
출처『초등미술놀이북』(류지문 지음, 글담)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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