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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융합교육으로 X형 인재 키워야" 조향숙 박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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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된 문제만 잘 푸는 A형 인재가 아니라, 낯선 분야에서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마음가짐과 체력이 있는 X형 인재 키워야"  

한국과학창의재단 조향숙 박사 [조향숙 제공]

한국과학창의재단 조향숙 박사 [조향숙 제공]

한국과학창의재단 조향숙 박사는 국내에 융합(STEAM) 교육을 도입하고 인공지능 교재를 개발해온 공교육 과학정책 전문가다. 그는 미래형 인재에게 필요한  융합사고력이란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과목의 지식을 융합해서 생각하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조 박사는 14년간 몸담은 공교육 현장의 융합 수업 사례와 경험을 묶어 최근 『AI 세대에게 딱 맞는 자녀 교육을 세팅하라』(더메이커)를 출간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융합사고력

융합 교육이 추구하는 인재는 어떤 모습인가.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다가, 바뀌는 세상 속에서 다른 분야로 건너갈 수 있는 용기를 동시에 갖춘 사람이다. 이를 X형 인재라 한다. 스크래치를 개발한 MIT 공대 레스닉 박사도 강조한 인재상이기도 하다. X형 인재는 낯선 분야에서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마음가짐과 체력이 있다. 이에 반대되는 인재가 A형 인재다. 제시된 문제만을 잘 푸는 A 학점 인재를 뜻한다. 
융합사고력은 어떤 부분에 필요한가.
융합사고력을 발휘해야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실제 세계의 문제나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식 또는 기술은 하나의 과목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지식을 연결해야 한다. 
융합사고력을 발휘한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
50년 만에 상상을 현실로 바꾼 사례를 들어보자. 몽블랑 케이블카 프로젝트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몽블랑 산맥에 누구나 쉽게 오르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거대한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프로젝트는 장비도 변변찮던 1905년부터 시작해 결국 1955년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성공했다. 

다른 분야로 건너가 적응할 수 있는 인재로 키워야 

그런 인재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배우는 내용과 실제 세계를 연관 짓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렇게 가르치면 아이들 자신이 중심이 되는 학습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사회 시간에 ‘인구와 통계’에 대해 배운다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인구 데이터를 조사하도록 연결한다. 스피커가 소리를 내는 과학적 원리를 배웠다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스피커 만들기’를 주제로 친구들과 토론하며 아이디어를 내 본다. 
이런 수업이 아이들에게서 어떤 변화를 끌어내나.
다른 수업시간에는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아이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발표한다. 평가나 성적을 매기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녹여내는 작업이다 보니 수업이 재미있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되고 그를 통해 연관 지식을 쌓게 된다. 그 연관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다양한 답들을 만난다.
융합 수업을 경험할 때 주의점이 있다면.  
융합 교육이란 새로운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경험하면 좋겠다. 학교 현장에서도 경험해보면, 처음 융합 수업을 시도할 때는 답을 찾아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 그런데 일단 좋은 수업 사례가 생기면, 그게 하나의 예시일지라도 모범답안처럼 따라가기 시작한다. 다양한 창의적 시도가 사라지고 기존 방식을 따라 하면서 패턴이 고정되는 문제가 생기는 거다. 그걸 해결하고 보완하는 게 큰 과제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답이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새로운 배움에 꾸준히 도전을 해 나가면 좋겠다.   
여름방학 동안 가정에서 경험해 볼 미래 교육을 추천해달라.
인공지능(AI)교육을 추천한다. 올해 교육부와 과학창의재단이 개발한 인공지능 교재가 있다. 『학교에서 만나는 인공지능 수업』으로 초등 저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5종류로 개발했다. 'SW 중심사회'(www.software.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용, 교사용 지도서가 자세히 구성돼 있고 놀이도구, 활동카드도 포함됐다.

조향숙 박사가 추천하는 수학·과학사이트

[수학] 에스크매스(askmath.kofac.re.kr)
초등학생을 위한 무료 수학 클리닉 사전검사와 수학학습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이중 아이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학습의욕 등을 알 수 있는 수학 클리닉 사전검사를 강력히 추천한다. 다양한 수학 관련 콘텐트와 수학익힘책 동영상, AI 실험실과 체험 프로그램 등도 제공한다.

[과학] 사이언스올(www.scienceall.com)과 사이언스레벨업(sciencelevelup.kofac.re.kr)
과학 교과 학습을 돕는 자료가 풍부하다. 사이언스올은 전국의 다양한 과학 행사를 안내하고 과학 학습과 연계한 게임형 콘텐트를 제공한다. 사이언스레벨업은 과학 원리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로 체험할 수 있다.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공부의 미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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