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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 "가상에서 배우고 현실에서 논다" 알파세대 융합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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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인류 최초의 세대다. 메타버스와 디지털 테라포밍, 호모데우스와 줌터디와 같은 신조어가 이들 세대를 상징한다. 부모 세대와 달리 인공지능과 로봇 등 진화된 시스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새로움을 즐기고 쉽게 적응한다. 새로운 세상이 요구하는 융합 교육이 필요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이 인문과 과학, 디지털 세상을 융합해 새로운 세상에서 마음껏 진화할 수 있도록 바람직한 융합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메타버스 시대 알파 세대의 융합 교육 방향에 대해 이충국 청담러닝&CMS 대표이사가 답했다.

이충국 청담러닝&CMS 대표 인터뷰

가상세계에서 수업 듣고 놀이하는 알파 세대

이충국 대표.

이충국 대표.

부모세대가 알파 세대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들을 표현하는 새로운 용어를 먼저 익혀보라. 자연스럽게 교육에 접목된다. 인간을 뜻할 때 호모루덴스란 표현을 쓴다. 유희를 추구하는 인간이다. 알파 세대는 디지털 세상에서 이러한 유희를 즐긴다. 유희를 위해 디지털 진화를 하는 거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메타버스 환경에서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 한다. 현실 공간에서는 하지 못하는 신의 창조를 디지털 가상 공간에서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을 우리가 호모데우스(신이 되려는 인간)라고 부른다. 유발하라리가 2015년 만든 개념이다. 그러다 보니까 무한진화가 계속 일어난다. 앞으로 이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는 예측 불가하다. 이런 세상에 아이들이 빨리 노출되어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꾸준히 즐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현재 알파 세대의 가상세계 활용도는 어느 정도인가.

“가상공간에서 자기 대신 아바타가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있다. 유저의 90% 이상이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 4학년인 알파 세대다. 해외 유저까지 포함해 2억명이 넘는다. 이들이 좀 더 자라면 가상세계 수업도 일상화될 것이다. 이미 줌터디(원격 온라인 스터디)가 익숙한 세대다.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줌을 켜놓고 자습하다가 궁금한 것은 서로 대화도 한다. 가상공간에서 서로 대화하고 수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상세계의 수업이 원거리 극복 외에 또 다른 장점이 있나. 

“가상세계에서 아이들은 현실 세계보다 자신감을 갖는다. 내 얼굴이 직접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참여가 활발하기 때문에 현실 세계보다 수업이 즐겁고 역동적으로 진행된다”

영어와 코딩, 알파 세대의 링구아 프랑카

알파 세대에게 영어는 어떤 의미가 될까.

“세계와 소통하는 공용어(링구아 프랑카)로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알파 세대의 링구아 프랑카는 영어와 코딩이다. 미래는 디지털 웹사이트를 사용하는 플랫폼의 시대다. 플랫폼 언어의 60% 이상이 영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디지털 정보의 60% 이상이 영어인 셈이다. 영어로 생산된 글로벌 최신 정보가 정확한 한국어 어휘로 생성, 번역되는 데는 시차가 걸린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탐색하는 정도가 다르다. 플랫폼 자체를 구성하는 언어인 코딩도 영어로 구성됐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코딩도 링구아 프랑카다.”

코딩과 영어를 어느 수준으로 익혀야 하나.

“코딩은 스크래치와 같은 쉬운 단계를 넘어 최소한 파이선 정도는 기본으로 익혀야 한다. 영어 또한 단순히 의사소통만 잘하는 정도로는 안 된다. 자기 생각과 의견을 분명하게 토론 수준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고 체화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본다. 인문학적 지식과 소양을 쌓아서 생각하며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일상에서 본질을 거꾸로 추적하며 배우는 융합 교육

알파 세대에게 필요한 융합 교육을 정의해달라.

“언어(인문)와 수리(과학), 기계(ICT) 능력이 융합된 인재다. 사고력을 기본으로 바람직한 언어, 수리, 코딩 교육을 제공하면 융합능력은 자연스럽게 자라게 된다.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타당한 이유가 있는 융합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어디에 쓰는지도 모르고 미적분부터 배우는 식이 아니라, 미적분의 본질을 일상으로부터 거꾸로 추적해가며 배우는 교육을 경험해야 한다.”

구체적 예를 들어달라.

“일상의 불편한 문제나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 떠올랐다고 가정하자. 오리지널 아이디어다.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순서도를 만들어본다. 이때 전혀 무관해 보이는 두 요소나 개념을 연결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융합이다. 내가 필요해서 결합시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코딩과 바이오가 결합되고, 인문과 자연이 결합되면서 창의적 융합작품이 탄생한다.”

융합 교육에서 주의할 점은.

“가장 위험한 교육은 문제풀이 만능방식이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본질을 파악하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는 훈련,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선행학습도 문제를 많이 풀게 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부의 사다리가 끊겼다는 말도 있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융합 능력을 기른다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 수 있고 거대한 부를 이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가치 있는 재화가 탄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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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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