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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8. 청춘
▶서울대 예과 동기생인 구평회 LG칼텍스가스 명예회장. 한겨울이었다. 예과 기숙사는 불기 하나 없는 냉방이다. 밥이라고 나오는 건 보리와 수수와 약간의 쌀이 섞인 것이다. 반찬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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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7. 청춘
▶육민관을 세운 홍범희 선생. 이렇게 시작된 육민관과의 인연은 이후 많은 의미를 갖게 됐다. 홍범희 선생은 농촌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다. 논 팔고 소 팔아 자식만은 공부시키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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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6. 청춘
▶육민관중.고교 선생과 학생들이 1946년 처음 연 체육대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했다. 달이 휘황찬란한 밤. 몇 백년 묵은 고목 밑의 공회당. 가슴이 활활 타오르는 철학적인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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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5. 청춘
▶필자가 서울대 예과 재학시절 학생들을 가르쳤던 강원도 원주 흥업면 사제리 육민관중·고교. 시커먼 연기를 내뱉으며 달리던 기차가 만종(晩鐘)이라는 역에서 멎었다. 둘러보니 철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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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4. 청춘
"이게 어찌된 파국이야? 무슨 놈의 나라 팔자가 이래? 일본 총독부가 물러가서 이젠 우리 세상인가 했는데 양키가 들어와서 군정이라 버티고 앉아 있고 북에는 로스케가 김일성을 앞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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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3. 청춘
데모가 시작됐다. 국대안(國大案.서울대 신설 계획) 반대 데모다. 히틀러처럼 생긴 박형일(朴亨一)이 리더였다. 천관우.진필식(陳弼植).김흥한(金興漢).김봉호(金鳳鎬) 등이 뭉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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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2. 청춘
기숙사 후천료(吼天燎). 참으로 지저분한 기숙사도 다 있었다. 청소라는 건 아무도 생각해 본 일이 없는 공간. 대신 벽과 천장에는 낙서가 어지럽다. 주로 외국어 그대로다. 독일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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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1. 청춘
한가람 흘러흘러/비진 터 기름지니/삼천리 밝은 정기/엉킬 곳이 예로다/태백에 밤이 새여/봉은 바람을 치니/아! 온누리 건질/경성대학 예과 10만억도 머다할까/진리의 길손 우리/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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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0. 청춘
38선이라는 게 생겼다고 했다. 북에는 로스케(소련군)가 들어와 있고, 남에는 양키(미군)가 들어와 있다. 이게 뭐냐? 오랜만에 조선독립 만세를 목이 터져라 부르짖었는데 남과 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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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9. 청춘
나는 증평 양조장의 송경섭(宋景燮) 선생을 찾았다. 내가 청주상고에 합격했을 때 입학금을 대준 분이다. "이 사람아, 용케 살아서 돌아왔네. 자네 어머니가 얼마나 걱정하셨는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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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8. 청춘
경부선과 동래선이 갈라지는 한복판. 범일동의 커다란 기와집. 그것이 신경희씨 집이었다. 태극기를 흔들며 "여러분 오랫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조국은 여러분을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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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7. 일본과 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복원(復員)이라고 했다. 복원열차는 느렸다. 모두 큰 보따리를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 셈이었나. 군복이니 모포니 한 짐이 되게 주고 월급도 몇달치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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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5. 일본과 나
입대한 지 6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다 일등병이 된다. 그리고 간부 훈련생 시험을 치르게 된다. 나는 안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백지를 냈다. 갑종은 수송학교에, 을종은 하사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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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4. 일본과 나
1944년 1월 20일. 조선학도특별지원병들은 일본 각지에서 입대했다. 나는 나고야 13 부대였다. 수송연대다. 나는 자동차 중대로 편입됐다. 초년병 시대의 기기묘묘한 희비극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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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3. 일본과 나
주오대학(中央大學)은 조선출신에게는 너그러운 편이었다. 거기서 법률을 공부한 사람들이 고등문관시험에 많이 합격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그들이 법조계에서 크게 활약한 것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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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2. 일본과 나
나는 금족령에 묶였다. 2㎞ 이상 외출하려면 허가를 받으라고 했다. 이것도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 총독의 관대함인가. 나는 곰곰 어제를 돌아봤다. 일제시대라는 것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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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역사] 1. 일본과 나
유구하게 흘러내려 오는 대우주에 비하면 사람의 목숨이란 반짝했다 꺼지는 순간에 불과하다. 그 반짝 안에 담겨질 이야기가 있게 했으니, 조물주도 희한한 취미를 가졌다. 새파란 싹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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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학원 '원로 사랑방' 열어
명지학원(이사장 유영구)은 70세 이상 학계·문화계 원로들을 위한 사랑방인 '태평관 기숙당'을 23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명지빌딩 20층에 열었다. 35평 크기의 이 사랑방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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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人生은나그네길:21.길옥윤과 '빛과 그리고…'
"사랑은 나의 행복 사랑은 나의 불행/사랑하는 내 마음은 빛과 그리고 그림자/그대 눈동자 태양처럼 빛날 때에/나는 그대의 어두운 그림자/사랑은 나의 천국 사랑은 나의 지옥/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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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왕국'통치하는 女作家들
지난 10년간 전파를 탄 TV프로그램 중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20개를 고르면 그 중 11개가 드라마다.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이 사세를 좌우한다"는 방송가의 속설이 농담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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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옥·유호·한운사씨 등 8명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올라
우리나라에서 방송이 시작된 1927년부터 TV 방송 시대가 열린 61년까지 현업에 종사했던 원로 방송인 8명이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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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의식, 독도' 특별전 서울대박물관서 열려
서울대박물관(관장 이종상)이 독도의 의미를 미술로 해석하는 '역사와 의식, 독도' 특별전을 오는 26일부터 11월 25일까지 서울대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참여작가는 한국화가 이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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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쪽지] 개관 두번째展 '로댕과…' 外
*** 개관 두번째展 '로댕과…' '사랑과 열정의 서사시 - 로댕과 지옥의 문' 전을 관람객 18만명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마쳤던 로댕갤러리 (02 - 2259 - 7781)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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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영화판, 징하요(11)
(11) 일본인 사로잡다 앞에서 말한대로 78년에 만든 '족보 (族譜)' 는 월평초등학교 시절 창씨개명한 조선인 선생이 모티브가 됐다. 그때의 울분을 나는 실로 40년이 지난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