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 시(詩)가 있는 아침 ] - '노숙'

    김사인(1956~ ), '노숙'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

    중앙일보

    2005.06.26 18:08

  • [ 시(詩)가 있는 아침 ] - '의자'

    이정록(1964~ ), '의자'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장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중앙일보

    2005.06.24 18:35

  • [ 시(詩)가 있는 아침 ] - '비 가는 소리'

    유안진(1942~ ), '비 가는 소리' 비 가는 소리에 잠 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 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의 음정(音程) 밤비에도 못다 씻기니 희뿌연 어둠으로, 아

    중앙일보

    2005.06.23 19:10

  • [ 시(詩)가 있는 아침 ] - '빨래하는 맨드라미'

    이은봉(1955~ ), '빨래하는 맨드라미' 담벼락 밑 수돗가에 앉아 맨드라미, 옷가지 빨고 있다 지난 여름 태풍 매미에 허리 꺾인 어머니, 반쯤 구부러진 몸으로 여우비 맞고 있다

    중앙일보

    2005.06.22 20:32

  • [ 시가 있는 아침 ] - '별들의 고향'

    김완화(1958~ ), '별들의 고향' 어머니는 집 가까운 콩밭에 김을 매시고 저녁이 되어서야 호미와 고무신을 들고 돌아오셨지요. 우물가 빨랫돌 위에 고무신을 닦아 놓으시고 하루의

    중앙일보

    2005.06.21 18:07

  • [ 시가 있는 아침 ] - '국밥'

    이시영(1948~ ), '국밥' 어린 상주 시절, 어머니 돌아가시어 아직 안방 병풍 뒤에 말없이 누워 계시는데 어찌 그리 배가 고프던지 이두박근 상두꾼들처럼 추운 봉당에 내려앉아

    중앙일보

    2005.06.20 18:13

  • [ 시가 있는 아침 ] - '그 노인이 지은 집' 부분

    '그 노인이 지은 집' 부분 그는 황량했던 마음을 다져 그 속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먼저 집 크기에 맞춰 단단한 바탕의 주춧돌 심고 세월에 알맞은 나이테의 소나무 기둥을 세웠다 기

    중앙일보

    2005.06.19 18:10

  • [ 시가 있는 아침 ] - '뒤편'

    천양희(1942~ ), '뒤편'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 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

    중앙일보

    2005.06.17 19:36

  • [ 시가 있는 아침 ] - '문상'

    - 정진규(1945~ ), '문상' 地上 가득한 죽음 지나 모든 물고기들이 먼저 問喪(문상)을 와 있었다 설악산 열목어도 와서 있었다 나 죄가 많다 문상만은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중앙일보

    2005.06.16 18:45

  • [ 시가 있는 아침 ] - '수묵 산수'

    김선태(1960∼ ), ‘수묵 산수’ 가창 오리떼 수십만 마리가 겨울 영암호 수면을 박차고 새까만 점들로 날아올라선 한바탕 군무를 즐기시는가 싶더니 가만, 저희들끼리 붓이 되어 거

    중앙일보

    2005.06.15 18:14

  • [ 시가 있는 아침 ] -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핀다면'

    최두석(1955~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핀다면' 살들 사이에 꽃이 필 때 무슨 꽃인들 어떠리 그 꽃이 뿜어내는 빛깔과 향내에 취해 절로 웃음짓거나 저절로 노래하게 된다면 사람들

    중앙일보

    2005.06.14 18:28

  • [ 시가 있는 아침 ] - '시인의 밭에 가서'

    김화순(1957~ ), '시인의 밭에 가서' 비 오다 활짝 갠 날, 김포 대곶리 시인의 텃밭에 가서 나는 보았네. 엉덩이 까고 펑퍼짐하게 나앉은 비닐 모판 위 배추들. 하나같이 큰

    중앙일보

    2005.06.13 18:02

  • [ 시가 있는 아침 ] - ‘마지막 그분’

    신대철(1945∼ ), ‘마지막 그분’ 7부 능선에서 개활지로 강가로 내려오던 밤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앞선 순서대로 이름 떠올리며 일렬로 숨죽이며 헤쳐가던 길 그분은 맨 끝

    중앙일보

    2005.06.12 18:21

  • [시가 있는 아침 ] - '생밤 까주는 사람'

    박라연(1951~ ), '생밤 까주는 사람' 이 사람아 산 채로 껍질을 벗겨내고 속살을 한 번 더 벗겨내고 그리고 새하얀 알몸으로 자네에게 가네 이 사람아 세상이 나를 제 아무리

    중앙일보

    2005.06.10 18:31

  • [ 시가 있는 아침 ] - '어떤 出土(출토)'

    나희덕(1966∼ ), ‘어떤 出土(출토)’ 고추밭을 걷어내다가 그늘에서 늙은 호박 하나를 발견했다 뜻밖의 수확을 들어올리는데 흙 속에 처박힌 달디단 그녀의 젖을 온갖 벌레들이 오

    중앙일보

    2005.06.09 18:54

  • [ 시가 있는 아침 ] - ‘전야’부분

    김영현(1955∼ ), ‘전야’부분 십일 월은 덫에 걸리고 우리의 강은 어둡고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겨울 강가에 누군가 모닥불을 태우며 꽁꽁 언 강심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중앙일보

    2005.06.08 18:10

  • [ 시가 있는 아침 ] - ‘그 불빛’

    김신용(1945∼ ), ‘그 불빛’ 그 불빛 회현동 굴다리 밑에서 새어나오던 그 불빛 나무판자로 얼기설기 엮은 진열대 위에 책 몇 권 올려놓고 내 늦은 귀가 길을 멈추게 하던, 흐

    중앙일보

    2005.06.07 18:27

  • [ 시가 있는 아침 ] - ‘연애’

    고은(1933∼ ), ‘연애’ 오늘은 나 열아홉으로 돌아가 열여섯 살쯤 되는 누이와 춥지? 아냐 신나 어쩌구 저쩌구 그런 사랑 하고 싶어라 눈 내린 경인선 가고 싶어라 동문선 뒤적

    중앙일보

    2005.06.06 18:06

  • [ 시(詩)가 있는 아침 ] - '외가집'

    백석(1912~?), '외가집' 내가 언제나 무서운 외가집은 초저녁이면 안팎마당이 그득하니 하이얀 나비수염을 물은 보득지근한 복족제비들이 씨글씨글 모여서는 쨩쨩 쨩쨩 쇳스럽게 울어

    중앙일보

    2005.06.05 18:36

  • [ 시가 있는 아침 ] - '휴대폰'부분

    오세영(1942∼ ), ‘휴대폰’ 창조는 자유에서 오고 자유는 고독에서 오고, 고독은 비밀에서 오는 것, 사랑하고, 글을 쓰고, 생각하는 일은 모두 숨어 하는 일인데 어디에도 비밀

    중앙일보

    2005.06.03 18:10

  • [ 시가 있는 아침 ] - '병원' 부분

    김지하(1941~ ), '병원' 부분 나는 병원이 좋다 조금은, 그래 조금은 어긋난 사람들, 밀려난 인생이. 아금바르게 또박거리지 않고 조금은 겁에 질린, 그래서 서글픈, 좀 모자

    중앙일보

    2005.06.02 18:35

  • [ 시가 있는 아침 ] - '여름날'

    신경림(1935~ ), '여름날' 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보다 차가 갑자기 분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중앙일보

    2005.06.01 18:19

  • [문화 단신] 국립국악원 外

    ◆ 국립국악원과 삼성문화재단은 9월 6일 열리는'2005 국악동요제'참가작품을 공모한다. 민요와 전래 동요를 편곡.개작한 지정곡과 미발표 창작곡 등. 접수 마감 6월 11일. 02

    중앙일보

    2005.04.10 18:46

  • [문화 단신] 프리 재즈 콘서트 '화풍' 外

    ◆ 프리 재즈 콘서트 '화풍'이 3일 오후 7시30분 서울 종로 실험무대 '반줄'에서 열린다. 한국의 대표적인 프리 재즈 뮤지션인 강태환.박재천.미연과 재즈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이

    중앙일보

    2005.02.24 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