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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2년만에 다시 골프장 매입

미주중앙

입력

금융위기 이후 최근 수년간 잠잠하던 남가주 한인들의 골프장 매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골프장 전문 컨설팅기업 'JS 골프&레저'(대표 준 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샌버나디노카운티 치노힐스에 있는 '벨라노 컨트리클럽'을 한인 부동산 투자자인 정 모씨가 650만 달러에 구입, 에스크로까지 끝냈다. 한 때 JP모건체이스가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까지 했던 것을 오크트리 투자그룹이 가지고 있다가 정씨에게 넘겨진 것이다.

벨라노 컨트리클럽은 18홀 프라이빗 골프장으로 그렉 노먼이 설계했으며 자연 풍광이 뛰어나고 코스관리가 잘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만7000스퀘어피트의 클럽하우스는 대규모 이벤트를 치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벨라노 컨트리클럽 외에도 일부 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에스크로 중이거나 경매를 통한 매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남가주 한인들의 골프장 매입은 지난 2010년 10월 코로나에 있는 글렌아이비골프클럽을 끝으로 잠잠했다. 경영부진으로 은행에 차압을 당하거나 리스가 끝나 소유권이 바뀌는 케이스는 있었지만 한인들이 투자 및 비즈니스 목적으로 새롭게 골프장을 구입한 케이스는 많지 않았다. 골프장 컨설팅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한인이 소유한 남가주의 주요 골프장 현황과 골프장 사업 환경 변화 등을 짚어 봤다.

#한인 소유 남가주 골프장 현황

골프장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인이 소유한 남가주 골프장 수는 30여 개다.〈표 참조〉 2008년을 정점으로 한 때 40개까지 늘었던 한인 소유 골프장 수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매각과 차압 리스기간 종료 등으로 크게 줄었다. 사업 축소를 의식해 소유권 이전이 비밀리에 진행됐거나 일부 타커뮤니티 소유주로 2~3차례 바뀌기도 해 파악이 안된 경우도 있다. 또 이번 소유권 파악에서는 중가주(샌프란시스코 샌호세)나 라스베이거스 소재 골프장은 제외했다.

먼저 불경기 동안 소유권이 넘어간 곳으로는 파이브스타 투자그룹이 소유했던 레이크 엘리자베스와 테미큘라 소재의 크로스크릭골프코스 팜데저트컨트리클럽 PGA오브서던캘리포니아 등이다. 레이크 엘리자베스는 외국계그룹에 매각됐고 팜데저트컨트리클럽은 은행에 차압된 상태로 알려졌다.

한인동포재단의 김시면 전 이사장이 소유했던 크로스크릭 골프코스도 은행에 차압됐다가 이후 한인투자그룹이 450만 달러에 노트를 구입해 소유권이 이전됐다. PGA오브서던캘리포니아는 이춘만씨 소유에서 모롱고카지노 그룹이 인수했다.

이 밖에 라하브라 소재 웨스트리지골프장은 전해식씨 등 투자그룹 소유에서 권수진씨를 대표로 한 그룹으로 명의가 변경됐고 글렌데일에 있는 9홀짜리 체비체이스컨트리클럽도 한인 이종진씨 소유에서 의류 및 금융업자 안토니오 이씨로 이전됐다.

#골프장 지금이 투자 적기

남가주 지역 골프장의 경우 보통 사막에 지어진 것은 홀당 건설비가 25만 달러 산에 지어졌을 경우는 80만~100만 달러까지 간다고 한다. 골프장 거래를 주선하는 전문가들은 매매의 중요 투자 요소로 전체 매출 물 값 현 시세 등을 꼽는다. 이를 바탕으로 먼저 연매출을 살펴본다. 일단 매출을 파악한 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물값이다. 골프장 물값은 연평균 25만~35만 달러가 든다. 그런데 골프장 자체적으로 지하수를 쓰는 경우라면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지하수를 쓰는 골프장이라면 보통 프리미엄이 수백만 달러는 더 붙는다고 말한다.

골프장 거래의 이런 기본적인 계산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골프장 가격은 바닥에 근접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문경영 체제 도입 필요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3000만 명에 달하던 미국의 골프인구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2010년엔 2600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후반부터 다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는 있다지만 젊은층 골프인구는 오히려 줄고 있다는 게 문제다.

로얄비스타골프코스를 소유한 전해식 사장은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IT기기에 빠져들면서 골프를 멀리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당장은 경기부진이 골프장 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골프장 비즈니스도 전문적인 경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인들의 골프장 매입은 사세 과시나 부동산 투자 목적에서 비즈니스 참여 형태로 바뀌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골프장 운영도 전문 매니지먼트사를 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한인골프장소유주협회를 만들어 골프장 관리의 전문화를 기하고 공동으로 기계 및 소모품 구입 프로모션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한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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