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동차 보험료 더 안 내릴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올해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손해보험사들의 경영이 나빠지고 있어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올 4월 이후 9월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0.2%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교통사고 등에 따라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손익분기점이 되는 ‘적정 손해율’은 대형 손보사 기준 77%. 손해율이 올라가면서 올 9월까지 업계의 자동차 보험 부문은 263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연초 손해율이 낮아지면서 올 4월 업계는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2.5% 내렸다. 연내에 보험료를 한 차례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 건 6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발언 때문이다. 그는 당시 보험사 사장단을 만나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 철저한 위험 관리를 통해 가입자 부담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업계에선 “4월 총선을 앞두고 한 차례 자동차 보험료를 내리더니 12월 대선을 앞두고 또 한 차례 보험료를 내려 민심을 사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영산 손해보험협회 팀장은 “보험료가 기존 상품보다 10% 정도 싼 마일리지 자동차보험과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잘 팔려 보험사의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며 “반면 진료 수가와 정비 수가 등이 올라 사고가 났을 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수봉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최근 신용카드사가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며 손해보험사들의 비용 압박도 더 세질 것으로 본다”며 “최근 손해율 추이나 자동차 보험료 조정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연내에 보험료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