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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정치 본질은 민생 … 단일화는 정치쇄신 아닌 후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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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토당동 능곡시장을 방문해 떡가게에서 떡메를 쳐보고 있다. [고양=김형수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공격 수위를 한층 높였다.

 박 후보는 22일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단일화 협상을 가리켜 “두 분을 좋게 생각한 점도 있었지만 요즘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란 질문에 “이것은 정치쇄신이 아니라 정치의 후퇴다. 다시는 이런 이벤트가 나오면 안 된다. 정치는 이벤트가 아니라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약 한 시간 동안 ‘민생’이란 말을 일곱 차례나 하면서 야권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한편으론 “(야권이) 단일화에 매몰되다 보니 정책과 인물 검증이 실종되다시피 했다”며 ‘깜깜이 선거’도 부각했다. 그는 “대선이 27일밖에 안 남았는데 아직도 야당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단일화 과정을 보면 대의보다는 누가 더 유리한가라는 권력게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두 후보 중에서) 누가 더 쉬운 상대가 될 것인가는 별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고도 했다.

 문·안 두 후보를 개별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문 후보에 대해선 “자신이 몸담았던 노무현 정권에서 추진했던 한·미FTA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지금 반대 주장을 하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정권 때 대학등록금이 제일 많이 올랐는데 지금 와서 새누리당에 책임을 지라고 하고,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에 대해서도 “현실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시는데 그 해결책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물어봐야 된다’는 얘기만 하신다. 민생 위기, 세계적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날 밤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 TV토론을 거론하면서는 “외교안보정책에서 상당히 견해 차이가 큰 데 단일화가 되더라도 어떻게 될지 국민도 알 수가 없고, 잘못하면 중요한 문제에서 혼란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다.

 단일화 대응카드도 일부 공개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와 ‘호남 러닝메이트 총리’ 지명설에 대해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23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와 경북 안동·포항을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로 술렁이는 민심을 모을 계획이다. 이어 후보등록일(25~26일)에 맞춰 비례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며 대선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캠프 관계자들은 전했다. 박 후보가 비례대표를 사퇴하면 박 후보의 비대위원장 시절 보좌역으로 비례대표 26번을 받았던 이운용(51)씨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박 후보는 보수층 결집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도 비쳤다. 이날 토론에서 이회창 전 선진통일당 대표의 지지선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많이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박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발언한 바가 없다면 그분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대화록을) 공개하면 이런저런 얘기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기자회견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선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정수장학회에 요청을 하겠다. 지금도 저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 ‘탈북 복싱소녀’ 최현미, 박근혜 지지선언=탈북자 출신의 복싱소녀 최현미(22) 선수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짧지만 길었던 삶에 비춰보고, 앞으로 살아갈 제 미래를 위해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박 후보뿐이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며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1990년 평양에서 태어나 2004년 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해 같은 해 7월 한국에 정착한 최 선수는 2008년 10월 WBA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하며 세계복싱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이소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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