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망을 전용망처럼 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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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판매회사 유니시트 네트워크 코리아의 전산 담당 박진홍 차장은 미국 본사 임원에게 제출할 비용 절감 보고서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대구 등 다섯군데 지사와의 연결망을 지난 7월 전용선에서 가상사설망(VPN)으로 바꾼 뒤 한달 유지비가 월 1천4백60만원에서 5백40만원으로 줄었다는 내용이다.

VPN은 이미 설치된 공중 인터넷망으로 본사와 지사 등을 연결하되 데이터 암호화 기술 등을 이용해 인터넷망의 취약점인 보안 문제를 해결한 것. 전용선을 따로 설치하지 않으므로 비용이 훨씬 덜 든다. 이 VPN의 사용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98년 VPN 사업을 시작한 한국피에스아이넷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이용 회사가 20개사였으나 현재 54개사로 늘었다. 유니텔의 서비스를 받는 회사도 지난해말 30개사에서 현재 50개사가 됐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2백40억원이었던 국내 VPN 장비 및 서비스 시장이 올해는 1백50% 성장, 6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피에스아이넷 이창승 ISP사업본부장은 "시장에서 VPN의 보안성이 검증됨에 따라 보안에 대한 확신이 없어 이용을 꺼렸던 기업들이 올해부터 저렴한 VPN 서비스를 많이 찾고 있다" 고 말했다.

재택근무 등이 늘어나는 것도 VPN 사용 증가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보통 사내전산망은 해킹 등의 문제로 외부 접속을 막아 놓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VPN을 쓰는 회사라면 직원이 집에서 전화선으로 접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단지 집의 컴퓨터에 VPN용 보안 및 암호화 소프트웨어만 설치하면 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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