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이 '봉'인가요?…우정의 종각 보수 기금 논란

미주중앙

입력

19일 신연성 총영사(오른쪽)가 우정의종 보존위원회 박상준 위원장(오른쪽 2번째) 등과 함께 `우정의 종` 보수.관리 방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우정의 종각 보수 기금을 한인사회에서만 조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샌피드로 우정의 종각 보수 및 관리 방법에 대한 한인사회의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신연성 LA총영사와 우정의종 보존위원회(위원장 박상준.이하 위원회) 임원진은 19일 총영사관에서 만나 최근 제기된 종각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뒤 관리를 맡고 있는 LA 시 정부와 타인종 커뮤니티에도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모임에서 신 총영사와 박 위원장은 우정의 종은 대한민국 정부가 미 연방정부에 선물로 준 것이므로 또 다시 한인커뮤니티에 보수 기금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무리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총영사관과 위원회는 LA 시와 종각이 설치된 샌피드로 시 측에 적절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올해 제야의 종 타종식을 기점으로 LA는 물론 전국적인 우정의종각 보존 캠페인을 벌이고 종각 보수에 필요한 50만 달러를 각급 정부 지원과 기금 모금 등을 통해 모아 내년 상반기에는 종각 보수를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신 총영사는 "(우정의 종은) 36년 전 대한민국 정부가 미 독립 2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연방정부에 선물로 기증한 상징적인 조형물"이라며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데다 보수 문제도 시급한 만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시 정부에 전달해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총영사관은 3주 전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과 공원관리국에 공문을 보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담당영사가 공원관리국장을 만나 종각 관리 실태와 함께 한인들의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최근 LA 시로부터 종각 관리 허가를 받아 다음주라도 당장 정기적으로 청소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노후된 종각의 보수이며 이는 자금이 필요하지만 시 정부의 예산이 부족하고 경기도 좋지 않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청소년들로 구성된 참봉사단을 발족했으며 세리토스 중부노인학교의 협조를 얻어 청소 등 종각 주변 관리를 곧 시작할 계획이다. 또 샌피드로 시 상공회의소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종각 관리를 위해 타인종도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과 시 정부에 기금 지원 협조 요청을 하는 것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위원회는 우정의 종각에 대한 한인사회의 인지도가 낮은 점을 고려 향후 한인 커뮤니티 행사를 종각이 있는 공원에서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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