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가속기, 이르면 2015년 국내 도입·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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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고가의 방사선 암치료기인 중입자가속기가 국내에 도입될 전망이다.

 의료기관 전문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인 유니드파트너스는 지난 13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덴마크 의료장비 업체인 단퓌직과 중입자가속기 도입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입자가속기의 대당 가격은 약 1500억원이다. 세계적으로 독일과 일본에서 총 5대가 가동되고 있다. 유니드파트너스가 들여올 중입자가속기는 독일의 항구도시 킬(Kiel)에 있는 북유럽방사선종양센터(NRock)에 설치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95%다. 단퓌직은 한국으로 이 가속기를 이전하는 업무를 총괄한다.

 중입자가속기는 방사선의 한 종류인 탄소 입자를 가속시켜 마치 레이저처럼 암세포에 쏘는 치료기다. 이때 탄소의 속도는 빛의 속도(초당 30만㎞)와 비슷하다. 특히 방사선의 강도가 암 조직에 도달할 때 가장 세졌다가 암세포를 파괴시킨 후 사라지기 때문에 정상 세포를 거의 손상시키지 않는다.

 중입자가속기가 나오기 전에는 양성자가속기가 최신 방사선 암치료기였다. 양성자가속기는 중입자가속기와 달리 수소 입자를 이용한다. 중입자가속기는 암세포를 파괴하는 효과가 양성자가속기보다 4배 정도 크다. 하지만 방사선량은 10% 적어 부작용을 줄였다. 그래서 ‘꿈의 암치료기’로 불린다. 두 가속기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원리는 같다.

 중입자가속기는 치료시간과 횟수도 단축시켰다. 중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암치료는 회당 치료시간이 2~5분에 그친다. 그러나 기존 방사선 치료는 40~60분, 양성자 치료는 30분이 소요된다. 치료횟수도 2~6회로 다른 방사선 치료의 10분의 1 수준이다.

 국내에서 중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암치료는 이르면 2015년 가능할 전망이다. 유니드파트너스 조규면 대표는 “중입자가속기 암센터가 건립될 부지로 송도국제화복합단지·제주도·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며 “국내 대학병원 몇 곳이 중입자가속기 암센터 운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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