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제조업 상품 수요 선진국서 개도국으로 바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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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핀란드 휴대전화업체 노키아는 아프리카에 진출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아프리카인들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휴대전화의 기준이 유럽과는 너무 달랐던 것이다. 빠른 속도의 인터넷이나 화려한 화면 등이 선택 기준이 아니었다. 아프리카인들은 오히려 내장형 플래시와 라디오가 들어 있는 휴대전화를 선호했다. 방수 케이스도 필수였다.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한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는 개도국에 새로 진출하면서 실패를 거듭했다. 소비자 조사를 통해 그 원인을 살펴보니 이 나라 소비자들은 제품을 다 쓰고 난 뒤 용기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야만 구매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국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가 18일 발간한 ‘미래를 제조하다’ 보고서에 나온 제조업체의 각국 시장 공략 사례다. 맥킨지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상품에 대한 수요가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 빠른 제품 주기 등 제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면 제조업체들이 개도국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제조업체들이 속한 산업의 특징을 명확히 이해하고, 시장과 고객 분석을 가능한 한 세분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예컨대 중국 시장을 분석하고 공략할 때 국가 전체 차원이나 지역별·도시별로 공략하면 적절치 않다. 맥킨지가 소비자 특징, 인구학적 요소, 정부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국 시장을 분석한 결과, 공략해야 할 공통 분모를 지닌 시장군(群)이 22개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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