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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야 팔린다” 양도세 감면 막바지 분양가 인하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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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 죽전 보정역 꿈에그린 견본주택. 요즘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벨소리와 상담원이 상담하는 소리 등으로 요란하다. 불과 석 달 전 문의 전화는 하루 10통 남짓, 견본주택 방문객은 5~6명이던 때와 딴판이다.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은 9월 이후다. 한화건설 김기영 부장은 “어떤 날은 하루에 계약이 4건 이뤄져 최근 두 달간 120여 가구가 팔렸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솔솔 팔리고 있다. 분양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나도록 계약률이 50%를 밑돌던 애물단지 미분양 아파트도 최근 한두 달 새 계약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월 연말까지 미분양 아파트(9억원 이하)를 사면 양도세를 100% 감면(5년간)하겠다는 혜택을 내놓으면서 주택업체들이 적극적인 미분양 판매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업체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업체들이 양도세 혜택이 끝나는 연말까지 막바지 수요를 잡겠다며 다양한 혜택을 내놓으면서 미분양 판매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들이 내놓은 가장 큰 혜택은 분양가 인하다. 한화건설은 최근 죽전 보정역 꿈에그린 아파트 분양가를 최초 분양가보다 12~15.9% 내렸다. 가구당 평균 1억원 정도 가격이 낮아져 전용 101㎡를 4억6000만~4억7000만원에 분양받을 수 있다. GS건설이 서울 도림동에 올 5월 분양하기 시작한 영등포 아트자이도 분양가 인하 덕을 보고 있다. 최초 분양가보다 최고 8000만원 정도 가격을 낮추자 최근 한 달 새 100여 가구가 주인을 찾았다. 분양이 시작된 지 1년이 다 되도록 미분양으로 고전하던 왕십리뉴타운 2구역 텐즈힐도 3.3㎡당 200만원 정도 분양가를 내린 이후 최근 한 달 새 150여 가구 가까이 팔렸다. 올 3월 입주가 시작된 후에도 좀처럼 미분양이 팔리지 않았던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 리첸시아는 분양가를 20~25% 내리자 한 달 만에 80여 가구가 팔렸다. 입주 후 대출이자 지원 등의 간접적인 혜택도 작용했다.

10월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가재울 래미안e편한세상의 경우 잔금(분양가 20%) 납부 유예 등의 혜택을 제공하자 한 달 새 70여 가구가 팔리면서 분양을 마쳤다. 삼성물산 박상현 과장은 “1억2000만원 정도면 전용면적 120㎡형에 입주할 수 있고 입주 1년간은 별다른 자금 부담이 없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현대건설도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 힐스테이트 계약자에게 중도금(분양가 30%)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2000만~2500만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자 계약률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가 인하 등 금융 혜택이 넉넉해도 미분양 단지를 분양받을 때는 신중해야 한다. 신한은행 부동산팀 이남수 팀장은 “당초 분양가가 비싸 할인한 가격도 주변 시세보다 높을 수 있고 입지여건이 좋지 않을 수도 있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미분양주택 세금 감면 지난 9월 24일부터 12월 31일까지 미분양주택을 취득(계약)하면 계약 후 5년간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100% 면제된다. 면제 대상은 9억원 이하 주택으로, 9월 23일까지 분양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어야 한다. 계약 후 5년 이내 팔면 양도세가 면제되고 5년 이후 팔면 5년 이후부터 발생한 차익에 대해서만 과세된다. 준공 후 미분양주택(기존 주택 포함)은 12월 31일까지 등기하거나 잔금을 내면 취득세도 최고 50% 감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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