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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3개국서 “긴축 반대” 파업·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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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총파업과 시위가 14일 유럽 23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시위자들이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밀라노와 토리노 등 이탈리아 100여 개 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로마 AFP=연합뉴스]

유럽 노동자들이 14일(현지시간) 긴축 정책에 항의해 유로존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총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유럽노조총연맹(ETUC)이 이날을 ‘유럽인 행동과 연대의 날’로 선포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파업과 시위로 항공기 700여 편이 결항되고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이 일부 마비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날 ETUC가 “유럽의 일자리와 연대를 위해. 긴축 반대”라는 슬로건을 내건 가운데 유럽 23개국 노동자들이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스페인·포르투갈 등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뿐 아니라 긴축 정책을 주도하는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영국 등에서도 벌어졌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개막에 맞춘 그리스 총파업 때 ETUC가 “전 유럽 규모의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다.

 이날 시위는 유로존 위기에 따라 각국 정부와 기업이 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등 엄격한 긴축 정책을 벌이는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노동계는 긴축 정책이 오히려 경제 위기를 장기화시킨다면서 성장과 고용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전면 파업을 벌인 것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다. 스페인 노조는 이날 0시부터 총파업을 벌였다. 스페인은 4명 중 한 명꼴로 실업자다. 최근 2주 동안 주택담보 대출금을 갚지 못한 2명이 자살해 정부 비난 여론이 커졌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주택을 압류당한 사람은 지난 4년 동안 35만 명에 이른다. 대부분이 재정위기 때문에 직장을 잃거나 월급이 깎인 사람들이다. 스페인에서는 아침부터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32명이 체포됐다.

 시위가 거의 없던 포르투갈에서도 총파업이 벌어졌다.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수도 리스본 등 40개 도시에서 대대적으로 시위가 일어났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도 시한부 파업을 벌여 대중교통이 약 네 시간 동안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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