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근혜 집권시 호남 총리 지명 생각" 후보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새누리당 박근혜(얼굴) 대통령 후보 캠프가 집권 시 호남 출신 총리를 기용키로 하고, 이를 대선 전에 미리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12일 “박 후보 핵심 측근들이 호남 출신 인사를 집권 후 총리로 지명할 생각으로 2~3명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맞서 호남권 인사를 대상으로 ‘러닝 메이트 총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황우여 대표는 지난달 30일 JTBC의 ‘집중보도 대통령의 자격’에 출연해 “저도 어느 한 분을 삼고초려(三顧草廬) 아닌 십고초려(十顧草廬)도 하고 그러는데, 지금 마지막 하나로, (영입을 위해) 추스르는 것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황 대표는 “그 인사가 누구냐”는 질문에 “(영입이) 안 될 분을 얘기하는 건 되는데, 될 분을 얘기하는 건 큰일 난다”며 함구했었다. 황 대표가 말한 영입카드가 바로 ‘호남 총리’라는 게 여러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박 후보 주변에선 접촉 대상으로 고건 전 총리, 진념 전 재정경제부 장관 등 호남 출신 전직 고위 관료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를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공개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입 시도가 불발될 경우 ‘제3의 카드’도 검토한다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호남권 인사와 접촉해 성과가 있더라도 야권 후보 단일화 이전에는 밝히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에 맞세울 카드이기 때문에 대선후보 등록일(11월 25~26일) 이후 공개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호남 출신의 ‘러닝 메이트 총리’가 거론되는 이유는 문·안 후보가 모두 PK(부산·경남)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문 후보는 경남 거제, 안 후보는 부산 출신이다. 박 후보 캠프의 이정현 공보단장은 11일 문·안 후보 단일화에 대해 “‘문통안총’(문재인 대통령-안철수 총리)을 위한 야합이며 신당의 본색은 정치난민 집합체”라고 주장했다.

 아직 단일화 협상에서 역할분담 여부가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새누리당의 예상대로 ‘문통안총’이 실현되면 대통령·국무총리에 대법원장까지 모두 PK 출신이 된다. 현 양승태 대법원장은 부산 출신이다. 이처럼 권력의 핵심을 특정 지역이 독식한다면 전례 없는 일이 된다는 게 새누리당 측 주장이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호남 출신 총리감 영입에 성공한다면 자연스레 박 후보는 ‘탕평노선’, 야권은 ‘특정 지역 독주’ 이미지가 대비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당내에서 호남 총리설이 부상한 가운데 박 후보는 12일 2차 전국 민생투어를 호남에서 시작했다. 박 후보는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부각하기 위해 전남 담양에 숙소를 잡고 1박을 했다. 그로선 4·11 총선 이후 220일 만의 ‘외박’이다. 그는 광주역에서 시민들과 만나선 “다음 정부에선 동서 대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100% 대한민국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했다.

광주=이소아 기자, 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