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선 사퇴 놓고 당정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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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동선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한차례 번복한 끝에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곧이어 열린 확대 당직자회의에서는 당간부들이 일제히 “사퇴는 안된다”며 반발하고 나서는 등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김근태 최고위원은 “사퇴는 안된다.후배 정치인의 입장을 받아달라”고 말했고,이규정 고충처리위원장은 “일제때 검찰 서기로 근무한 문제를 거론했다고 해서 (안 최고위원에게)사퇴하라고 한다면 말이 안된다. 우리도 물러나면 안된다”고 반발했다.

노무현 고문도 “여야간 정치복원을 해야 하지만,최고위원직 사퇴는 또다른 문제다”며 사퇴에 반대했다.회의 후 전용학 대변인은 “당원의 이름으로 (안 최고위원의)사퇴는 안된다고 결의했다”고 언급, 사퇴 발표를 사실상 뒤집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 (최고위원직) 사퇴는 본인의 의사에 달린 것" 이라며 "사퇴 성명을 낸만큼 한나라당이 수용하고 영수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자세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고 말해 안 최고위원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 (민주당 총재인) 김대통령이 사퇴의사를 받아들이겠는가" 는 질문에 "그럴 것이다" 고 답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안 최고위원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총재 부친의 일제시대 검찰서기 경력과 이총재 본인의 민족일보 조용수사장 사형판결 재판부 참여 사실을 거론한데 반발,“위장사퇴다. 안동선을 사석(捨石)으로 삼아 李총재를 흠집내겠다는 의도”라며 대통령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영수회담에 응할 수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김종혁 기자 <kimchy@joongang.co.kr>

▶안동선 최고위원 프로필
(http://people.joins.com/news/gov/7174.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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