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Father Of The Bride Part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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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란실베스트리와 코믹드라마? 혹은 휴먼드라마?

언뜻 봐서는 쉽게 연결짓기 힘든 상황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로버트저멕키스를 일약 흥행감독으로 격상시킨 '백투더퓨처 3부작'이나 제임스카메론의 역작 '어비스'에서 들려주었던 장중한 스코어, 게다가 제리골드스미스의 바통을 받아 담당한 최근작 '미이라 2'까지... 우리가 아는 알란실베스트리의 음악들은 이렇게 상당부분 SF영화나 액션물이라는 장르에 편중되어 있다.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작품으로도 항상 '백투더퓨처'의 음악을 먼저 거론하는 실정이니(이 현실에 있어서는 솔직히 긍정도, 부정도 흔쾌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장르의 음악들이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하다.

그러나 알란실베스트리의 다른 작품들 중에서 알려진 몇몇작 - 로버트저멕키스 세력을 막강하게 만들어준 '포레스트검프'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기억해본다면 그의 실력이 특정장르에만 머무른다는 사실이 섣부른 판단임을 알 수 있다.

수많은 올드팝(그 당시에는 그야말로 메가톤급의 히트곡임에 틀림없는)이 도배되어 있는 영화속에서 잔잔한 선율 하나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텐데 어김없이 그 배후에는 알란실베스트리의 음악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 '신부와 아버지'는 곱게 키운 딸을 시집보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을 아버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가족코미디이다.

스티브마틴과 다이안키튼이라는 - 이름만으로 안락함을 안겨주는 베테랑이 포진하고 있고 그 위에 양념처럼 더해지는 사건들을 시종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어서 2번의 시리즈물로 이어지는 성공을 거두었다.

가족이 영화의 중심을 이루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는 기본적인 골격만을 본다면 '마이걸' '베토벤'등의 작업들과 유사한 점들도 발견된다.

이 작품까지 포함해 비슷한 성격의 몇몇 작품들이 보여주는 공통분모는 역시 가족에 기댄 안락함과 따스한 멜로디이며, 웅장한 사운드를 배제한 소품스러운 곡 구성은 단촐하지만 고급스럽고, 가족의 우애를 쫓아가는 아기자기한 곡 구성은 쉬워보이지만 복잡한 가족의 성격을 명확히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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