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챔피언십] 황제 우즈 몰락 조짐

중앙일보

입력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정상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평범한 선수로 전락할 조짐이다.

17일(한국시간) 열린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우즈가 펼친 플레이는 '황제'의 위용을 잃은 형편없는 경기였다.

미국 언론들은 '보통선수와 우즈의 공통점은 전에는 골프선수라는 것 한가지 뿐이었으나 지금은 컷오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는 것 하나가 더 늘었다'고 꼬집었다.

우즈를 따라 다니던 구름 관중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관객은 '컷오프되면 집에서 TV나 볼 작정이냐'고 우즈에게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우즈는 이날 주말 골퍼들도 손쉽게 다루는 9번 아이언으로도 그린을 적중시키지 못한데다 칩샷을 물에 빠트리는 어이없는 실수도 저질렀다.

특히 우즈를 괴롭힌 것은 프로 선수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퍼팅.

우즈는 14번홀(파4)에서 먼 거리의 버디 퍼트를 1.8m 가량 모자라게 친 뒤 파퍼트 마저 실패하면서 3퍼트의 악령에 사로잡혔다.

16번홀(파4)에서는 세컨드샷을 홀 1.5m에 붙였지만 버디를 잡아내지 못했고 18번홀(파4)에서 우즈는 평소 버디를 노릴 거리인 7.5m 거리에서 3퍼트를 범하고 말았다.

퍼팅 뿐 아니라 100야드 안팎에서 홀에 척척 붙이던 어프로치샷도 크게 무뎌졌다.

63홀 무(無)보기 행진을 벌이는가 하면 올들어 3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더블보기는 1개씩에 그쳤던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첫날 2개의 더블보기를 낸 것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9차례 라운드에서 우즈가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고작 3차례에 불과했고 메모리얼대회 우승 이후 최고 성적이 12위였다.

우즈는 '정말 실수 투성이였다'고 실토하면서 '특히 그린에서 실수한 것은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회 첫 3연패로 '황제'의 위엄을 되찾으려는 우즈가 '슬럼프에 빠졌다'는 성급한 예단과 달리 되살아날 지가 이 대회 2라운드 최고의 관심사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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