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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책에서 향수 내음이 나네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A true story of Perfume-록시땅이 전하는 향수 이야기’.

록시땅 코리아가 지난 5일 점자의 날을 맞이해 점자로 된 향수 관련 책자 ‘A true story of Perfume-록시땅이 전하는 향수 이야기’를 만들어 한국점자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책은 실제 향수 에센스를 담은 키트가 함께 포장돼 있어 점자책을 읽으며 향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 조향도 할 수 있다.

 록시땅 코리아 김진하 지사장은 “컴퓨터 기술 등의 도입으로 시각 장애인들의 직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시각 장애인들의 직업이라고 하면 안마사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시각 장애인들에게 조향사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프랑스의 록시땅 본사에서는 2006년 록시땅 재단을 설립해 시각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향 스쿨을 운영하고 시각 장애를 가진 조향사 게일 펠티에(Gael Peltier)씨의 연구에 재정적 지원도 한다. 2010년부터 조성된 ‘시각 장애인 취업 기금’은 현재까지 120명 이상의 시각 장애인들이 인턴쉽, 정식 취업 혹은 특정 직업 훈련을 받게 했다. 지난해에는 ‘록시땅 시각 어워드’를 제정해 6만 달러(한화 약 6700만원)의 기금을 안과학계에 전달해 시각 장애 퇴치 연구에 사용하도록 했다.

 록시땅은 1997년부터 제품 용기에 점자를 새겼다. 록시땅 창립자 올리비에 보송이 시각 장애인들이 후각이나 촉각이 민감하다는 점에 착안해 제안했다.

김 지사장은 “실제로 시각 장애인 고객의 수가 많지는 않지만, 시각 장애인 또한 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존중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한번쯤 시각 장애인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배은나 객원기자

◆점자의 날=1926년 11월 4일 송암 박두성 선생이 우리나라 시각 장애인들의 어려운 현실을 자각,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완성해 반포했다. 이후 시각 장애인들은 이 날을 ‘점자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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