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패자 말말말] 득표율 48% 롬니 “국민 위해 초당적 협력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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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패배 승복 연설 뒤 부인 앤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보스턴 AP=연합뉴스]

“미국에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7일 새벽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 매코믹플레이스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맨 채 아내 미셸과 두 딸 말리아·사샤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오바마는 “200년 전 식민지가 이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지닌 나라가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완전한 미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여러분 덕분에 계속 앞으로 전진할 것”이라며 자신의 선거 슬로건인 ‘앞으로(forward)’를 반복했다.

 자신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국민을 향해서 “내가 여러분의 표를 얻었든 그렇지 않았든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배움을 얻었다”며 “여러분이 나를 더 나은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국민들을 묶어주는 결속력이야말로 미국을 특별한 나라로 만든다”며 “일어설 때도 넘어질 때도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민주당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함께 협력할 것이고 지금도, 앞으로도 미합중국은 영원할 것이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 대해선 “열심히 싸워준 데 대해 격려의 뜻을 전한다”며 “우리가 격렬하게 싸운 것은 오로지 이 나라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롬니와 마주 앉아 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싶다”고도 했다.

 한편 패장 롬니 후보는 7일 새벽 CNN 등 미 방송들이 오바마의 승리를 선언하자 곧 오바마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걸었다. 얼마 뒤 오전 1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패배 승복 연설을 했다. 롬니는 “미국이 거대한 도전을 마주한 지금 나는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당파적인 논쟁과 정치적인 행보를 계속해선 안 된다”며 “국민을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선거 슬로건인 “나는 미국을 믿는다”를 외친 뒤 조용히 무대 뒤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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