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치 소수자 … 문재인 정당 노선 … 안철수 동갑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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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한국의 대선 주자 3인과의 ‘궁합’이 관심이다. 정상 간의 친밀도가 외교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여성과 흑인이라는 ‘정치적 소수자’로서의 연결고리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7일 여성유권자연맹 콘서트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미국 사회 흑백갈등의 벽을 무너뜨리고 사회통합의 길에 앞장서는 지도자가 됐다”며 “지금 우리나라도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박 후보 측은 오바마 행정부와의 인적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윤병세 캠프 외교통일추진단장은 “박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여론 주도층, 정책 담당자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더 발전된 한·미 동맹을 맺게 될 것”이라 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이 문 후보에게 가장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름부터가 같은 민주당”이라며 “진보개혁 세력을 대변하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것으로 같은 진보개혁 세력인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전환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해졌다”며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노선의 정당이 집권하면 한·미 동맹이 강화되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진작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바랐다. 두 사람 사이에 겹치는 대목이 적지 않아 ‘오바마 후광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일단 둘은 동갑내기다. 안 후보는 1962년 1월(음력 1961년 12월)생, 오바마 대통령은 1961년 8월생으로 같은 80학번에 소띠다. 선거 캠페인에서도 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을 여러 군데 벤치마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7년 출마선언 때 “선거는 누가 더 파헤치고 누가 더 실수했느냐는 문제를 따져선 안 된다”며 반(反)네거티브 정책 대결을 선언했다. 안 후보 역시 출마선언에서 “부당한 공격을 당해도 네거티브 선거는 하지 않겠다”고 한 뒤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양원보·김경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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