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산 ‘야구 명예의 전당’ 유치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부산은 야구의 도시다. 해마다 프로야구 시즌이 되면 사직야구장은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기 위해 모여드는 부산·경남 야구팬들로 앉을 자리가 없다. 1981년 롯데가 부산·경남을 연고로 한 프로팀으로 출범한 뒤 지금까지 야구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첫해 26만4000명이었던 총 관중수는 지난해 135만80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30년 동안 100만 관중을 돌파한 경우도 7번이나 된다. 그동안 총 누적 관중은 2034만 명, 한 해 평균 67만8000여 명이 야구경기를 보려고 경기장을 찾았다.

 응원문화는 단연 국내 최고다. 영국 국영방송인 BBC가 지난달 29일 홈페이지에 ‘한국의 두 번째 도시’라는 제목으로 부산을 소개하면서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열광적인 응원을 볼 수 있다”고 극찬을 했을 정도다. 3만여 명의 팬들이 오렌지색 비닐 봉지를 모자처럼 머리에 쓰고, 신문지를 찢어 응원도구로 흔들어 대며 선수마다 응원가를 따로 만들어 부르는 열광적인 모습을 소개한 것이다. 여기다 롯데 자이언츠에는 무쇠팔 고(故) 최동원부터 이대호·강민호 등 스타급 투수와 타자까지 유명 선수들도 즐비하다.

 부산시가 ‘야구 명예의 전당(투시도)’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다.

 이갑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달부터 야구 명예의 전당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6일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르면 연말 안으로 이사회에 야구 명예의 전당 입지심의안을 상정하고 입지 선정을 위한 TF팀도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부산시가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야구 명예의 전당 유치 제안서를 한국야구위원회에 제출한 자치단체는 부산을 비롯해 서울과 인천 등 3곳이다. 부산시는 2011년 9월 KBO에 유치 제안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 3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은 수정 제안서도 냈다.

 기장군 일광면 19만6515㎡의 터에 야구 역사박물관 등 야구 명예의 전당을 비롯해 정규 야구장 4면, 리틀 야구장 1면, 실내 야구연습장과 야구체험장 등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지상 3층, 전체 면적 3374㎡ 규모로 건축비 115억원은 부산시가, 야구장과 부대시설 비용 223억원은 기장군이 각각 부담한다는 예산 계획도 포함됐다.

 특히 기장군은 180억원에 달하는 토지보상을 마친 상태여서 입지로 부산이 결정되면 2년 내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예정지는 해운대 특급호텔과 동부산 관광단지(조성 중)와도 가까워 최상의 입지조건을 갖췄다.

 정권영 부산시체육진흥과장은 “KBO에서 서울과 인천을 제치고 부산을 선정할지는 미지수”라면서 “하지만 부산시민의 야구 열기를 야구 명예의 전당 유치전에 접목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어서 다양한 유치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