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변신”

중앙선데이

입력 2012.11.04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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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호 12면

응 세르 미앙(63·사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석부위원장은 IOC 내 최고위직 아시아인이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 바로 아래 수석부위원장으로 세계 스포츠계의 2인자다. 싱가포르 출신 사업가인데 1970년대 대중교통 사업을 일으켜 크게 성공했다. 이후 보험, 벤처캐피털, 레저 산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2000년 이후엔 주헝가리·노르웨이 대사, 국회의원 등으로 활약했다.

응 세르 미앙 IOC 수석부위원장 인터뷰

요트 선수 출신인 그가 IOC에 입성한 건 98년이다. 국제요트연맹 부회장 자격으로 진출한 뒤 IOC 내에서 꾸준히 입지를 쌓았다. 7년 만에 IOC 심장부인 집행위원회(EB)에 당선됐고 수석부위원장에 올랐다. 그는 지금 유럽세가 강한 IOC에서 스포츠 대권을 꿈꾼다. 로게 위원장은 내년 9월 IOC 총회를 끝으로 12년 임기를 마친다. 응 부위원장은 독일 출신 토마스 바흐 부위원장의 독주를 견제하는 유력 주자다. 1894년 IOC가 창설된 이래 미국인 1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7명의 위원장이 모두 유럽 출신이다.

내년 9월 IOC 총회에선 올림픽 정식 종목 수가 현재 26개에서 25개로 줄어든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의 잔류 여부가 관심사다. 내년 2월 응 부위원장이 속한 IOC 집행위원회가 2개의 퇴출 후보 종목을 확정하고 9월 총회 투표에서 확정된다. 총회에선 중국 우슈와 일본 가라데가 정식 종목 입성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제스포츠협력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났다. 국제스포츠협력센터가 개최한 포럼엔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과 대만 출신 IOC 집행위원인 우칭궈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 등도 참석했다. 응 부위원장은 한국 인맥이 두터운 지한파로 분류된다.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그는 "서울에 오는 건 항상 즐겁다. 이번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있어서 더욱 즐거웠다”며 활짝 웃었다.

IOC 내 아시아 목소리 더 커져야
-올림픽에서 태권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지난 런던 베이징 올림픽부터 태권도의 여러 문제점이 많이 보완됐다. 수준이 높고 경기의 긴박감은 높아졌다. 전자호구를 도입해 득점 방식을 개선하고 심판 판정 제도의 투명성을 높인 게 주효했다. 예전과 달리 경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게 돼 재미를 더했다. 결정은 내년 초 IOC 집행위원회에서 내려지겠지만 태권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개선의 방향은 뭘까.
“IOC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태권도는 이미 전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인 만큼 더 국제화가 돼야 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의 리더십을 포함해 태권도의 많은 요소가 국제화 기준에 맞춰지길 바란다는 뜻이다. WTF가 외국인 사무총장(장 마리 아이어)을 임명한 건 환영할 일이다. 태권도는 상대 선수를 존중하는 예의를 다한다는 점에서도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 최근 주싱가포르 한국대사관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태권도를 응용한 공연을 봤다. 스포츠와 예술을 접목했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태권도의 문화예술적 요소를 극대화시키면 태권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평창 올림픽 준비 상황 평가는.

평창의 세 번에 걸친 도전 자체가 끈기와 열정의 올림픽 정신을 대변한다. 한국인의 진취적 성격은 익히 알고 있다. 5년 전 서울에 왔을 때 어떤 여학생이 대뜸 명함을 주기에 봤더니 ‘미래 IOC 위원 ○○○’라고 적혀 있었다. 나이를 물어보니 15살이라고 하더라. 그 당돌한 자신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는 쉽지 않은 과제다. 조직위원회-정부-IOC 간 협력이 중요하다. 평창 조직위와 함께 일하는 IOC 조정위원들로부터는 만족할 만한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평창이 특히 신경 쓸 대목은 뭔가.

한국은 강점이 많은 나라다. 한국인은 특히 손님맞이를 즐기는 DNA가 있는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은 IOC 공식 언어인 프랑스어와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될 수 있느냐는 거다. 언어 소통을 강화하면 성공적 개최가 될 것으로 본다. 개막식 장소 변경 등의 몇 가지 이슈가 있지만 어느 올림픽이든 IOC와 협의해 조정은 이뤄진다.

-IOC 위원장 선거를 위해 뛰는 게 맞나.
“IOC 내에서 아시아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 아시아 인구는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경제적으로도 역할이 크다. 하지만 내년 6월 (정식 후보등록) 전엔 아무도 모른다.”

-차기 IOC 위원장에게 필요한 자질은.

국제 정세를 읽는 능력이다. 또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져 안정성도 중요하다. 로게 위원장이 IOC 재정을 탄탄히 한 건 의미가 크다. 동료 위원들도 앞으로 IOC가 올림픽 스폰서, 파트너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걸 중시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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