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단거리 강국 명성 되찾은 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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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탄환' 모리스 그린을 앞세운 미국이 단거리 최강국의 면모를 되찾았다.

6일(한국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미국은 그린이 금메달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팀 몽고메리와 차세대 주자 버나드 윌리엄스가 각각 2,3위에 올라 금.은.동메달을 모두 휩쓴 것.

물론 미국은 그린이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것을 비롯해 지난몇 년간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켜오면서도 캐나다와 영국의 끊임없는 반격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른 라이벌들이 넘볼 수 없을만큼 확실한 실력차로 지난 83년과 91년 대회에서 칼 루이스 등이 이룩했던 메달 싹쓸이를 재현하며 제 2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미국의 도약은 육상 강국 캐나다의 몰락과 맞물려 더욱 뚜렷하게 부각됐다.

캐나다는 95년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했던 도노반 베일리와 브루니 수린이 모두 이번 대회에서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더욱이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베일리와 34세로 은퇴가 가까운 수린의 뒤를 이을 재목이 보이지 않아 벤 존슨과 베일리로 상징되던 단거리 강국의 면모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영국도 린포드 크리스티의 뒤를 받칠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국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결선에서 각각 5위와 7위에 오른 드웨인 챔버스와 크리스천 말콤은 이제 20대초반으로 성장 가능성이 많고 19살의 신예 마크 루이스-프란시스도 실내선수권대회60m에서 3위에 오를만큼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능성에 불과한 정도.

기량이 무르익을대로 익은 그린을 앞세워 `육상의 꽃' 100m를 석권한 미국이얼마나 오래 전성시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에드먼턴=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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