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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팟캐스트 ‘빨간책방’ 회당 10만 다운로드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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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매달 1, 15일 아이튠스에 업데이트되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진행자 이동진(왼쪽)과 게스트 김중혁.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40대 남자들이 수다를 떤다. 그런데 소재가 책이다. 인기도 심상찮다. 영화평론가 이동진(44)과 소설가 김중혁(41)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빨책)이다. 시종일관 유쾌하며, 은근히 진지하고, 때론 유치한 개그도 날린다. 회당 평균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방송을 시작해 12회까지 마쳤다.

 특히 김중혁이 고정손님으로 나와 한두 권의 책을 해부하는 ‘책, 임자를 만나다’의 반응이 좋다. 16일 서울 마포구의 한 녹음실에서 현대판 ‘전기수(傳奇<5081>·조선시대 책을 전문으로 읽어주던 사람)’를 자처하는 그들을 만났다.

 -중년 남성이 이렇게 수다를 떠는 걸 본 적이 없다.

 “내면이 수다스러운 것 같다.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을 말하려 한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다가도, 녹음만 시작하면 술술 나온다. ”(김중혁)

 “제한이 없다면 10시간도 이야기 할 수 있다. (웃음) 한국에는 없는 남자형이다. 사실 우리나라 독서시장이 편중되어 있다. 중장년층 남성은 동세대 한국문학을 안 읽고, 20~30대 여성 독자는 소설만 읽는다. 방송을 듣고 ‘내가 얼마나 독서 편식을 했는지 알게 됐다’는 반응이 올 때가 제일 좋더라.”(이동진)

  다루는 책은 그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에서 운영하지만 프로그램 공정성을 위해 책 선정은 진행자에게 일임한다. ‘2000년대 가장 재미있는 한국 장편소설 『고래』 vs 『7년의 밤』’ ‘낙관에 대한 비관을 다룬 인문서 『피로사회』 vs 『긍정의 배신』’ ‘한국 대중가요를 주제로 『K-POP 세계를 홀리다』 vs 『청춘의 사운드』’ 가 그 예다.

 이 날 녹음한 책은 밀란 쿤데라의 장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오프닝을 제외하고 대본을 따르지 않는다. 각자 책을 읽고 와서 감상 포인트를 나누는 식이다. 편집도 거의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궁합도 회를 거듭할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한 달에 40~50권의 책을 사서 읽는 독서광 이동진이 책을 분석하고 정리한다면, 김중혁은 창작자의 입장에서 상상력을 보태 설명한다.

 - 요즘 ‘듣는 책’이 인기다.

 “사실 낭독의 역사가 묵독(默讀)의 역사보다 길다. 혼자서 고독하게 읽은 역사는 100년이 안됐다. 미국에 연수 갔을 때 보니 오디오북을 많이 듣더라. 활자를 입으로 발화해서 말하고 듣는 순간 느끼는 쾌감이 있다. 독자들이 이제 귀를 열기 시작한 것이다.”(이동진)

 -팟캐스트의 장점도 있을 것 같다.

 “라디오나 TV보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상표를 노출하는 데 제약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욕설이나 비속어를 쓰는 것은 우리 둘 다 좋아하지 않아서 피하는 편이다.”(이동진)

 -좋은 리뷰는 어떤 것일까.

 “아무리 책벌레라 할지라도 현재 쏟아지는 책의 100분의 1도 못 볼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별볼일 없는 책을 골라 비판하는 것보다 빛을 덜 보았거나 더 많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골라 소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이동진)

 “듣는 사람이 그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것이 좋은 리뷰가 아닐까.”(김중혁)

◆팟캐스트(Podcast)=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말. 뉴스·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트를 인터넷으로 제공한다. ‘itunes.apple.com/kr/podcast’ ‘www.podbbang.com’ 등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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