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비즈 칼럼

플랫폼 비즈니스가 잘 돼야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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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문종훈
SK마케팅&컴퍼니 대표

몇 년 전부터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용어가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플랫폼이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참여자들이 모여 저마다의 목적을 이루어 가는 열린 공간을 뜻한다. 생소한 것 같지만 주식 거래의 장(場)을 제공하는 증권거래소라든가, 각종 애플리케이션 제작자와 구매자 사이에 사고팔기가 이뤄지는 장터 같은 것이 플랫폼의 사례라 하겠다.

 이 플랫폼은 훌륭한 상생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일본 닌텐도와 소니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1990년대 중반 당시 콘솔게임 시장을 지배하던 닌텐도에 대항하기 위해 후발주자 소니는 ‘상생 플랫폼의 구축’이란 전략을 세웠다. 콘솔게임 시장은 플랫폼 관리자인 게임 단말기 제조사와 게임 개발사, 그리고 게임 이용자로 구성된 플랫폼 비즈니스의 유형을 띠고 있다. 당시 닌텐도는 복제 방지가 쉽다는 이유로 롬 카트리지 방식의 게임기를 고집했는데, 이는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 게임 개발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소니는 반대로 플레이스테이션을 출시하면서 CD롬 방식을 채택했다. 상대적으로 제작 비용이 싸서 게임 개발사의 환영을 받았다. 얼마 후 닌텐도를 이탈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플랫폼에 참여한 게임 개발사들의 연이은 히트작으로 인해 소니는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 게임 개발사와의 상생을 염두에 둔 소니의 승리였던 것이다.

 이렇게 플랫폼 비즈니스 활성화는 상생 이슈를 풀어나가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플랫폼 구축과 운영은 대기업이, 빠른 속도로 혁신적인 가치를 지속 개발하는 부분은 중소기업이 분담해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며, 이때 유기적인 상호작용 아래 자연스럽게 윈-윈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중소기업인들을 만나 보면 가장 큰 애로 사항 중 하나가 판로 개척이라고 한다. 이럴 땐 집객력과 광고·홍보 역량을 보유한 마케팅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요즘 들어 여러 형태의 마케팅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종훈 SK마케팅&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