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어깨 '오십견'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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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늘어난 몸무게가 고민이던 주부 최미숙씨(가명ㆍ54세)는 테니스를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 내의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한 그녀는 매일 아침 의욕적으로 테니스를 쳤다. 동년배 친구들과 함께 하는 테니스는 최씨에게 하루 일과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 됐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통증은 점점 심해져 테니스라켓을 드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오십견이 왔나 싶어, 온찜질도 하고 파스도 붙여봤지만, 통증은 여전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최씨는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어깨는 운동 범위가 넓은 관절로, 360도 회전이 가능한 유일한 관절이다. 운동 범위가 큰 만큼 부상이 잦은 관절인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공을 던질 때, 걸레질을 하는 등의 사소한 동작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스포츠 활동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운동하기에 좋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가 급증한다.

어깨 질환의 대부분은 ‘오십견’이 아니라, ‘회전근개 파열’
어깨 통증은 중장년층 이상에게 흔히 생긴다. 대부분 ‘오십견’의 증상으로 착각한다. 굳은 어깨를 풀어주기 위해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다가 증상을 악화시키곤 한다. 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이나, 석회화건염, 관절염 등 어깨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섣불리 자가진단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연세사랑병원이 최근 5년 동안 어깨관절센터에 내원한 환자의 비중을 살펴보니, 회전근개 질환 환자가 대략 70%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많은 이들이 혼동하는 오십견 환자는 10%대, 석회화건염 환자는 5%대에 그쳤다. 즉, 어깨 통증의 대부분은 회전근개 파열로 인한 것.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이재정 과장은 “어깨 질환은 증상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잘못된 자가진단으로 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많다”며 “오십견과 회전근개 질환의 경우, 육안으로는 구별이 힘들고 운동 장애를 보이는 점이 동일하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지만, 회전근개의 손상은 방치하면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깨 회전이 큰 배드민턴, 테니스와 같은 운동은 중년의 어깨에 치명적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는 힘줄 4개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힘줄, 또는 점액낭과 활액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 보통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게 되면, 힘줄이 풀리는 회전근개의 파열로 이어진다. 20대나 30대와 같이 젊은 연령층 또한 운동 중의 무리한 동작으로 염증을 만들 수 있지만, 40대 이상의 힘줄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탄력을 잃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쉽게 찢어질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특히 테니스, 골프, 배드민턴과 같이 어깨 반동이 큰 운동은 회전근개의 파열의 원인이 된다. 연약한 힘줄이 쉽게 끊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을 들기 힘든 정도의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테니스 라켓을 들어올리듯이 팔을 올리는 순간에는 통증이 있지만, 완전하게 올렸을 때는 통증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그대로 방치해두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때 치료받지 못하면 변성된 힘줄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찢어진 부위가 재파열된다. 결국 수술로도 봉합이 힘들게 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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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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