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비 11년 새 4배로 … 아시아 5개국의 40%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지난 11년 동안 4배로 늘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중국의 공식 국방비가 지난해 899억 달러를 기록해 2000년(225억 달러)의 4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시아 전체 국방예산의 87%를 차지하는 한국·중국·일본·인도·대만 등 5개국의 2000~2011년 국방비 지출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 국가들의 2011년 국방비 지출액은 중국 899억 달러, 일본 582억 달러, 인도 370억 달러, 한국 290억 달러, 대만 100억 달러 순이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신형 무기 도입과 관련한 연구개발(R&D) 비용만 봤을 때 2000년 73억 달러에서 2011년에는 258억 달러로 규모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5개국 전체 국방예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0%에서 2011년 40%로 늘었다. 조사 대상 기간 중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연평균 13.4%의 증가율을 기록해 다른 나라들보다 3~4배 높았다.

 CSIS 측은 이번 보고서에 인용된 금액은 해당 국가에서 발표한 공식 국방예산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중국의 국방비 지출액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중국의 2011년 국방예산이 공식 발표액인 899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1422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한 일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국방비는 2005년에 일본을 추월했으며, 현재 전 세계에서 중국보다 국방비 지출이 많은 나라는 올해 국방예산이 6700억 달러인 미국이 유일하다.

 일본은 2000년 400억 달러에서 2011년 582억 달러로 45.5%가, 인도는 같은 기간 47.6%가 각각 증가했다. 한국은 2000년 170억 달러에서 2011년 290억 달러로 70.6%가 늘어 조사 대상 국가 중 증가율 면에선 중국 다음으로 높았다. 군인 1명당 비용(급여, 훈련, 장비 등)은 일본이 2011년 기준 23만8000달러로 가장 많았다.

 데이비드 버토 CSIS 국제안보 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3.4%의 증가율을 기록한 중국 때문에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경우 최근 들어 고성능 전투기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들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상 영토 분쟁이 군사비 지출을 가속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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