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 월곶초에 찾아온 일본 NIE 대가 기시오 유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기시오 유지 교사(오른쪽·일본 성심초)가 김포 월곶초에서 NIE 시범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원 기자]

“신문은 학생들에게 세상에 대한 관심을 열어주는 도구입니다. 선생님들이 수업 시작하기 전에 ‘이런 기사 나왔다’라고 이야기를 건네는 게 NIE의 시작입니다.”

일본 도쿄 성심초등학교 교사로 NIE의 대가라고 불리는 기시오 유지의 말이다. 기시오 선생은 지난 6일 경기도 김포 월곶초(교장 박정태)를 방문해 경기도 내 초등학교 교사 50명과 NIE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초등 NIE에 관심이 많은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국과 일본의 NIE 수업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NIE의 성과를 알리고자 김포교육지원청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전체 행사는 ▶김포 월곶초 교사의 NIE 공개 수업 ▶기시오 교사의 NIE 공개 수업 ▶‘초등학교 NIE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합동 세미나의 순서로 진행됐다.

참가 교사들은 일본의 NIE 교육 방식에 대한 자세한 질문을 이어갔다. 안미희(경기도 김포 장기초) 교사는 “NIE 수업은 사회 현상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교사의 가치관, 신문사의 논조에 의해 학생들의 세계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NIE에 대한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기시오 교사는 “NIE 수업을 하는 교사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제가 되는 기사에 대해 ‘옳다, 그르다’의 결론을 내리지 말고, 한번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데서 멈추라”고 조언했다.

“인터넷이나 TV 등 영상매체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신문 읽기를 강요하는 게 합당하냐”는 질문도 나왔다. 기시오 교사는 “신문을 읽지 않는 건 학생들이 아니라 오히려 교사들”이라고 지적하며 “학생들 앞에서 교사들이 신문 읽는 모습을 보여주자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신문에 관심을 갖더라”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월곶초 박정태 교장이 “현장 교사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NIE 수업 아이디어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기시오 교사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수집해 보게 하라”고 알려줬다. “사회 여러 집단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내용을 다룬 기사를 읽고, ‘상대방의 주장과 근거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갖게 하면 인성 교육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장은 “우리나라보다 NIE를 먼저 시작한 일본의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기시오 유지 교사와의 자리를 마련했다”며 “NIE 수업을 어려워하는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NIE의 효용성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