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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히스토리] 마이애미 히트 (3)

중앙일보

입력

◇ 제자리걸음이던 89~90 시즌

리그 참가 두 번째를 맞는 히트는 198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팀들의 실수 아닌 실수 탓에 훌룡한 선수를 선택할 수 있었다.

1라운드 4순위를 지명권을 가지고있던 히트는 1, 2순위 지명자였던 퍼비스 엘리슨, 대니 페리를 노리고 있었지만 그들은 새크라멘토 킹스와 LA 클리퍼스의 차지가 되었고 3순위의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숀 엘리엇을 데려가게 되었다. 히트는 결국 당시 대학 최고의 슈터인 글렌 라이스를 데려오게 된다.

결과론이지만 엘리슨과 페리를 뽑았던 킹스나 클리퍼스는 두고두고 이 해 신인 드래프트를 후회하게 되었지만 스퍼스나 히트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미시건대학 출신이던 라이스는 루멜 로빈슨(라이스 보다 한 해 뒤인 1990년 드랴프트에 참가 애틀란타 호크스의 지명을 받는다)과 함께 소속팀을 1989년 NCAA 토너먼트 우승으로 이끌었던 선수로서 당장 케빈 에드워즈의 백업 그리고 경우에 따라 선발 슈터로 팀에 자리잡게 된다.

한편, 히트는 그해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도 뜻밖의 수확을 하게 된다.

주인공은 시러큐스대학 출신의 단신 포인트가드 셔먼 더글라스였다. 180cm에 불과한 키 덕분에 1라운드 지명이 되지 못했지만 팀은 28순위로 냉큼 그를 데려갔고 더글라스는 로리 스패로우와 함께 포인트가드 자리에서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두 선수 모두 기대에 부응했고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정규시즌이 끝난 후 더글라스는 올 루키 퍼스트 팀에 라이스는 세컨드 팀에 각각 선정되는 경사를 맞았다.

또 한 명의 2라운드 지명 선수인 스캇 하프너 역시 백업 맴버로서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팀의 미래를 밝게 했다.

하지만 신인 선수들의 이러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팀의 성적은 전년에 비해 고작 3승을 추가한 18승 64패를 기록하게 된다. 아직 신생팀이기도 했고 전력이 완전하지 않았던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오프시즌동안 스캇 해이스팅스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로 트레이드하고 대신 데려온 짐 로윈스키가 전혀 활약을 못해주었고 자유계약으로 영입한 베테랑 텔리스 프랑크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컸었다.

오히려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는 못했지만 신인 자유계약 선수로서 그랜트 롱과 로니 사이컬리의 백업 역할을 잘 수행한 테리 데이비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 발전의 징조를 보이기 시작하다

90~91시즌을 앞두고 팀을 일단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변화를 가했다.

노장 로리 스패로우를 새크라멘토 킹스가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0순위로 지명한 버넬 '빔보' 콜스와 트레이드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년 차 시즌을 맞은 더글라스를 주전으로 발탁하고 콜스에게 백업 자리를 맡기게 된 것이다.

아울러 그들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라이스의 득점 부담을 덜어줄 선수를 찾았고 1라운드 9순위와 15순위 지명권으로 각각 미네소타와 오하이오대학 출신의 포워드 겸 가드인 윌리 버튼, 데이빗 재이머슨을 선발했다. 그리고 2라운드 지명권으로는 비록 히트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지 않았지만 리바운드가 수비가 뛰어났던 베네주엘라 출신의 포워드 칼 에레라를 뽑아 1990년 드래프트에서 가장 좋은 수확을 거둔 팀들 중 하나라고 평가받게 된다.

재이머슨과 에레라를 미래의 신인 지명권과 맞바꾸며 휴스턴 로키츠에 트레이드 하긴 했으나 에드워즈, 라이스, 버튼이 포진한 가드, 포워드 포지션은 깊이를 더했다. 아울러 시즌 개막 직전 자유계약으로 베테랑 가드 밀트 와그너(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의 올 시즌 신인 디쥬안 와그너의 아버지이기도 하다)와 센터 사이컬리의 백업을 맡게 될 218cm의 빅맨 알렌 오그를 영입해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나중에 팀의 전문 수비수 역할을 맡게 될 키스 애스킨스도 신인이던 이 때 팀에 자유계약으로 입단하게 된다.

선수 보강의 결과는 크게 만족할 만 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24승 58패를 기록 팀이 NBA에 뛰어든 3시즌만에 15승에서 9승을 더 추가하는 성장세를 보이게 된다.

확실하고 안정적인 포인트가드와 다재다능한 슈터, 그리고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센터, 파워포워드들이 있고 그들의 나이 또한 젊었음으로 팀의 미래는 분명 밝아 보였다.

* (4)편에 계속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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