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듣는 인테리어 가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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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의 시작은 컨셉트 잡기

가장 먼저 할 일은 컨셉트를 정하는 것이다. 『신혼집 인테리어』의 저자이자 리빙 전문 에디터인 임상범씨는 “잡지나 책을 보며 마음에 드는 사진은 무조건 모으라”고 조언했다. 모은 것을 한 번에 펼쳐 보면 큰 맥락이 보인다. 원목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보이거나 파스텔톤을 선호하는 취향도 드러난다.

그 다음은 본격적인 집 꾸미기다. 신혼부부가 꼽는 집의 첫째 조건은 ‘깨끗함’이다. 또 채광이 좋고 수납이 되는 인테리어도 중요하다. 깨끗한 집을 위해 도배는 기본이다. 그 이후는 각 집의 예산에 따라 달라진다. 조금이라도 인테리어 비용을 줄여야 한다면 후에 이사를 할 때 가져갈 수 없는 것은 제외한다.

임 에디터는 “일자형 싱크대가 놓인 집에 ㄷ자형 주방을 원한다고 공사를 할 순 없다”며 “대신 수납가구와 아일랜드 식탁을둬 ‘ㄷ자형’ 효과를 주는 게 실속 있다”고 설명했다.

구입해야 하는 가구나 소품은 우선순위를 정한다. 신혼부부 대부분은 예산이 빠듯하다. 임 에디터는 “잠자는 게 중요하다면 매트리스는 좋은 것을 사되 옷장은 싸게 산다. 전셋집에서 투자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결정해 강약을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명도 가져갈 수 있는 소품 중 하나다. 또 집의 분위기를 크게 좌우한다. 이사 갈 때는 원래 있던 형광등을 제자리에 붙여주고 가면 된다.

건축 설계 디자이너 이세호씨는 “돈을 많이 들이는 게 곧 집을 잘 꾸미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디자이너가 인테리어를 맡은 이소일씨의 신혼집은 벽 색깔을 바꾼거 말곤 블라인드와 조명, 가구 모두 나중에 가져갈 수 있는 물건들로 채워졌다.
 
셀프 인테리어

시간과 자신감이 있다면 셀프 인테리어도 좋다. 셀프 인테리어는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고 시행착오도 많다. “문턱을 없애 집을 넓게보이게 하려다 낭패를 본 집도 있었다”고 임에디터는 말했다. 문턱을 없앤 만큼 문은 길어져야 한다. 그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한 부부의 집은 방문과 바닥 사이에 틈이 생겼다. 보기도 싫을뿐더러 방음이나 방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벽이나 가구에 페인트를 칠할 때는 완성된 모습을 상상해야 한다. 색연필로 부부가 원하는 집의 모습을 간단히 그려보면 좋다. 파란색 벽에 화이트 러그를 깔고 싶다면 그대로 그려보는 식이다. 시뮬레이션을 해본 만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집이 좁다면, 베란다 확장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임 에디터는 조언했다. 어느 집이 든 청소기나 빨래바구니 같이 감추고 싶은 살림살이가 있다. 이런 자질구레한 살림살이가 늘 눈에 띄는 것은 생활 스트레스다. 다용도실이 따로 없는 작은 집은 베란다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집에 맞춰 가구를 샀다가 이사하며 낭패를 보는 사례도 더러 있다. 기성품이라 사이즈가 딱 맞지 않아 공간 구성이 애매해지기 일쑤다. 요즘은 인테리어 관련 온라인 카페의 벼룩시장을 통해 필요한 물건을 사고 파는 신혼부부가 많아졌다. 얼마 쓰지 않은 가구라 깨끗해 반응도 좋다.

손재주도 시간도 없다면 인테리어는 업체에 맡기는 게 현명하다. 이때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자신과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세호 디자이너는 “다양한 업체를 접촉한 후 내 생각을 구체화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되는 사람을 고르라”고 충고했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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