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어요『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만화-바로 보는 세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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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과정은 세계사가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류의 발자취를 익히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 사회와 개인의 관계, 과학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다수 역사 관련 책들이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시대 순으로 짜깁기해 역사의 큰흐름을 파악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데 점이다.

 주니어김영사에서 완간한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만화 바로보는 세계사』는 기존 역사 책들의 한계를 해결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역사적인 사실들을 시대 순으로 나열한 데 그치지 않고 인과관계를 소상히 밝혔고,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짚고 있다. 신석기시대가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구석기 인의 반복적인 실험 덕분이고, 전 세계를 지배했던 팍스 로마나는 그리스 문화와 카르타고인의 상업, 에트루니아 인의 건축 기술이 합해진 결과라는 식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조망하는 데 중심을 뒀다.

 역사 기술의 관점도 바꿨다. 기존의 역사 교재들이 서양 중심의 세계관에 입각해 역사를 기술했다면,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만화 바로보는 세계사』는 균형감각을 가진 넓은 시야로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책에서 잘 다루지 않는 고대 문명, 마야, 잉카,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3 세계의 다양한 이야기들도 끌어와 역사를 이해하는 재미를 더했다.

 만화로서의 가치도 크다. 스토리에 치중해 만화를 산만하게 전개하는 방식은 철저히 배제했다. 학습적인 내용을 만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여 재미·정보·가치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학습만화의 특성상 만화로 표현된 그림들이 시각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철저한 고증을 거쳐 구체적인 그림 전개도를 보여주는 것도 이 책만의 매력이다. 만화에 충분히 녹이지 못한 학습 정보들은 등장 인물과의 인터뷰, 신문 기사 형태로 아기자기하게 가공해 눈에 쏙 들어올 수 있게 배치했다. 세계사라는 방대한 내용을 책으로 보여주기엔 아이들이 소화하지 못할 것 같고, 만화를 사주자니 흥미 위주라 망설였던 학부모에게 안성맞춤인 셈이다.

 글을 쓴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는 『이슬람』 등 여러 저서로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는 저자다. 이교수는 서문에서 “세계사 지식이야말로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꼭 필요한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어린이들이 미래의 지식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선조들이 남긴 역사적 사실을 알고 교훈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세계 금융 위기와 버블 경제의 붕괴 등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일들이 단기간에 우리나라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세계사 공부를 통해 각 나라의 유기적인 관계를 파악하는 게 특히 중요한 일이 됐다.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배문고 최경석 교사는 “만화라는 밝고 생기있는 방식으로 딱딱한 세계사를 유쾌하게 풀어낸 수작”이라며 『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만화 바로보는 세계사』를 권했다.

<채지민pd myjjong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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