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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함께모인 박-문-안, 너무 어색해서 그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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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대선 후보(오른쪽부터)가 13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축제에서 처음 만났다. 사회자의 요구로 어깨에 손을 올리기 직전의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3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 경쟁해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대학생 타운홀 미팅에서 “단일화는 꼭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개혁 세력으로서 힘을 합치려면 하나의 정당 속에 같이 있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제가 민주당 후보가 됐으니 안 후보에게 불리한 방법이 아니냐고 염려가 있을 수 있지만, 제가 후보로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된다. 경쟁을 공정하게 하는 데 필요한 전제조건이 있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서울대 조국 교수가 제안한 후보 단일화 3단계 방안(정치혁신위 공동 구성→공동 정강정책 확립→세력관계 조율)에 대해서도 “아주 괜찮은 방법”이라며 “그 방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고 안 후보 측이 동의하면 정당 혁신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단일화와 관련해 특별히 말할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안철수 후보는 조국 교수의 제안에 대해 “정치혁신이 먼저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두 후보는 최근 ‘정당 후보론’과 ‘국민 후보론’을 앞세우며 단일화를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소통자문단을 출범시켰다. 언론 등을 통한 시민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단장은 조용경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대표가 맡았다. 위원엔 강석진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 곽재원 전 중앙경제연구소장, 김영섭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노재덕 전 경향신문 미디어 전략실장, 박인환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신용진 전 삼척 MBC 사장, 이동주 전 매일경제 논설위원, 이용호 전 국무총리실 공보국장 등이 참여했다.

한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이날 처음 한 자리에 모였다. 세 후보는 서울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과학기술인 나눔 마라톤 축제’에서 25분간 나란히 앉아 차례로 축사를 했다.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대화록’을 놓고 전날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직접 충돌한 데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탓에 이날 만남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세 후보 모두 정치적 발언을 자제했다. 세 후보가 말없이 앉아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사회자가 “제 특권입니다. 세 분 어깨동무 해주세요”라고 요청해 어깨를 걸기도 했다.

박 후보는 축사에서 자신이 과학기술 분야를 발전시킬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다.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느냐 뒤로 처지느냐는 여러분의 어깨에 달려 있다.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과기부 부활, 예산 확대’를 약속했다. 안 후보는 “실험실 과학자의 생활이 어떤지 잘 안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뛰겠다”고 말했다.

염태정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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