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원자력 대체할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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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을 중심으로 개발 붐이 일고 있는 셰일가스가 향후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현재 석탄과 원자력발전 위주인 우리나라 에너지믹스(에너지원들의 적절한 혼합사용) 정책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에너지포럼이 주최한 ‘셰일가스가 한국 에너지믹스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 문영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당장은 셰일가스의 발전단가가 원자력에 비해 3배가량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그러나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만큼 셰일가스가 원자력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고 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의 셰일가스 가격은 MMBtu(약 25만㎉를 내는 가스양)당 2.43달러 수준이지만 선박이나 파이프라인으로만 운송이 가능하고, 아시아 국가들의 가격 교섭력이 떨어지는 현실 때문에 아시아로 넘어오면 가격이 7배인 17달러에 이른다. 문 부원장은 “셰일가스 도입단가가 MMbtu당 6달러 선으로 떨어지면 석탄발전과, 3.5달러 선으로 내려가면 원전과 경쟁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내년에 작성할 2차 에너지 기본 계획에 셰일가스를 반영한 에너지믹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을 꾸준히 증대시키고 있고, 중국도 수년 내에 셰일가스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윤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되든 셰일가스를 통한 산업 발전에 큰 관심을 보일 것이며 특히 롬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수출에 적극 나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빠른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복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은 “세계 최대 에너지소비국인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셰일가스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일가스(shale gas)

지하 2000~4000m의 ‘암석층’에 묻혀 있다. 천연가스와 성분·용도는 비슷하다. 미국에서 이를 시추하는 기술이 개발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동 산유국에도 많이 매장돼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셰일가스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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