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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한·중·일 옛 목판화 만나러 원주에 나들이 가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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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일본 에도 시대에 제작된 소설 『수호지』의 목판본 삽화. [사진 원주 고판화박물관]

빈센트 반 고흐·클로드 모네 등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이 일본 에도시대의 채색 목판화 우키요에(浮世繪)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의 목판화 기술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계속된 전란으로 목판 원판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했다. 조선 정조 때 백성들에게 읽히기 위해 대량 편찬된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목판 원판은 현재 딱 하나 남아있다. 그마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제 모습을 잃고, 4각의 화로용 목함으로 변형됐다.

 이 목함을 소장하고 있는 원주 치악산 기슭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12~14일 제 3회 ‘원주 고판화 축제’가 열린다. 명주사 주지승이자 17년간 아시아 목판화 관련 유물을 수집해온 목판화 전문가 한선학 관장이 박물관 소장품 4000여 점 중 200여 점을 골라 ‘아시아 목판본 삽화 특별전’을 꾸몄다.

 한국 유물로는 오륜행실도 목함을 비롯해 조선 익종의 부인 신정왕후(1808∼1890)의 칠순 잔치를 기록한 진찬의궤 목판, 강원도 유형문화재 152호 덕주사판 불설아미타경 목판화 등 70여 점이 전시된다. 중국 유물로는 1477년 명 황실에서 만든 판화 불정심(佛頂心)다라니경이, 일본 유물로는 에도시대에 제작된 소설 삼국지와 초한지의 목판 원판 등이 국내 처음 선보인다. 우키요에를 대표하는 그림 ‘가나가와의 큰 파도’를 그린 목판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화보 ‘만화’도 전시에 나온다.

 아시아 목판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중·일 학술세미나’, ‘한·중 전통 판화시연회’ 등도 마련된다. 축제는 사흘간 열리지만, 전시는 12월 30일까지 계속된다. 033-761-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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