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페더러 '코트반란' 샘프러스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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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한국시간) 호주에서 열린 남녀혼합 국가 테니스 대항전인 호프만컵에서 우승한 스위스팀에는 붉은 셔츠와 두건으로 멋을 부린 곱슬머리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언론의 초점은 당시 여자 세계랭킹 1위 마르티나 힝기스에게 맞춰졌다. 그때만 해도 1m85㎝의 건장한 청년은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투어 우승 기록도 없는 무명선수였다.

그러나 6개월 뒤 청년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청년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대회(총상금 약 1백55억2천만원) 남자단식 4회전에서 5연패에 도전하는 피트 샘프러스(30.미국.6위)를 3 - 2(7 - 6, 5 - 7, 6 - 4, 6 - 7, 7 - 5)로 꺾으며 8강에 올랐다. 올해 윔블던 최대 이변을 연출한 주인공이 로저 페더러(20.15위)다.

페더러는 윔블던 31연승을 달리던 샘프러스의 강력한 서비스와 스트로크에 한치 양보없이 맞붙어 3시간41분간의 혈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서비스 에이스도 샘프러스와 똑같이 25개를 기록했고 오히려 상대 좌우 구석으로 찌르는 리턴은 한수 위였다. 페더러는 "생애 최고의 날이다. 자신감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얻었다" 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랭킹 64위에서 올해 초 29위, 현재 15위로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페더러는 1981년 스위스 바젤 출생으로 7세 때 처음 테니스를 시작한 뒤 98년 윔블던 주니어 챔피언에 올랐다. 페더러는 큰 키에서 꽂는 강한 서비스와 포핸드 스트로크가 뛰어난 올 라운드 플레이어다.

이밖에 남자단식에서는 앤드리 애거시(미국.2위).마라트 사핀(러시아.3위) 등이 8강에 올랐고 여자단식에서는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2위.5위)를 비롯, 린제이 데이븐포트(3위).제니퍼 캐프리어티(이상 미국.4위) 등이 8강에 진출해 남녀 8강이 모두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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