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승 올린 김하늘, "우승 욕심 버리면 상금왕 가능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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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왕 김하늘(BC카드)이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김하늘은 7일 제주도 오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로 우승 경쟁을 펼친 조영란(쌍방울ㆍ최종합계 7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개인 통산 7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김하늘은 상금랭킹을 5위에서 2위(약3억500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상금랭킹 1위는 올 시즌 3승을 달성한 김자영(넵스ㆍ약3억7000만원)이다.

다음은 경기 후 김하늘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시즌 첫 우승 소감이 어떤가.
“어젯밤 잠을 잘 못 잤다. 살인마에게 쫓기는 꿈을 꿨다. 잠을 설쳐 컨디션이 안 좋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2번홀부터 일찍 버디가 나와서 다행히 경기가 잘 풀렸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퍼트가 좋았다. 그 동안 퍼트가 잘 안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추석 연휴 때 하루에 5-6시간씩 퍼트만 연습했다. 그 효과를 봤는지 대회 내내 퍼트가 잘 돼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퍼트 연습은 어떻게 했나.
“터치를 일정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어떤 때는 두껍게 맞고 어떤 때는 얇게 맞곤 했었다. 잘 하는 선수들을 보니 일정한 터치를 하더라. 특히 퍼트를 잘 하는 김혜윤 선수에게 어떻게 잘 하면 되는지 물어봤고 옆에서 관찰하면서 배웠다.”

-최종라운드 시작할 때 4타 차로 뒤져있는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조에서 경기하면 퍼트도 잘 안 들어가고 타수를 줄이기가 힘들다. 오히려 챔피언 조 앞 조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이 부담이 적어서 그런지 타수를 줄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오늘이 그랬다. 챔피언 조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하면서 준우승도 좋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경기했다. 그래서 4타 차이를 극복하고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난해 3승 하고 올 시즌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었는데 심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나.
“빨리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시즌 초 롯데마트 여자오픈 때 우승을 놓치면서 우승에 대한 욕심이 과했기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톱 10에 진입하는 것을 매 대회 목표로 삼았다. 우승이 없었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상금 랭킹 2위에 올랐는데 상금왕에 오를 수 있겠나.
“아직 굵직한 대회가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남은 대회들이 대부분 자신 있는 코스에서 치러진다. 아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상금왕이 아니더라도 평균 타수나 다른 부문에서 1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동안 상금왕에 오르기 위한 전략은.
“우승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경기를 망친다. 우승은 경기를 잘 해야 하기도하지만 다른 경쟁 선수들이 무너지는 등 다른 경기 요소들이 잘 맞물려야 가능한 것 같다. 욕심은 버리고 내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제주=오세진 기자
seji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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