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통합 위해 네거티브 없었으면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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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추석 연휴를 전후로 다운계약서·논문 등에 대한 검증 국면이 시작되자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2일 을지로에 있는 한 택배회사에서 60대 이상 노인근로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대책’을 묻는 기자들에게 “제가 출마선언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통합을 위해서는 이런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로 하겠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안 후보 캠프의 기류도 예민해졌다.

 지난 1일 안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한 MBC에 대해 안 후보 측 유민영·정연순 공동대변인은 바로 논평을 내고 “해도 해도 너무한다. 묵과할 수 없다” “사실 확인도 해 보지 않은 철저한 왜곡” 등의 표현을 쓰면서 불쾌해 했다. MBC는 안 후보가 1990년 서울대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은 앞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울대 서모 교수의 논문 일부를 인용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베꼈다고 보도했다. 특히 실험결과를 설명하는 부분 등 비슷한 서술이 3페이지에 걸쳐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MBC의 사전 취재에 대해 “학계 관행상 표절로 볼 수 없다는 서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주임교수인 이석호 교수의 의견까지 전달했는데도 이런 보도가 나왔다”며 “이렇게 보도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안 후보 측이 당연한 검증 절차를 네거티브로 몰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언론을 협박하는 수준이고 전형적인 ‘언론 위축시키기’다. 정치권에 나온 지 2주 정도밖에 안 돼 검증이 전무하다시피 한 안 후보가 검증을 회피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다운계약서처럼 명백한 팩트에 대한 검증은 필수”라며 “이런 검증까지 ‘네거티브’ 범주에 묶는 건 본인에게 안 좋은 얘긴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원보·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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