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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스마트 교실’만든 선생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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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독도 관련 지리 수업이 한창인 경기도 부천 소사고교 3학년 6반 교실. 장성수(38·사진) 교사는 “올해 수능에 독도 관련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가 ‘스마트 박스’로 부르는 작은 상자에 스마트폰을 연결하자 스마트폰 화면이 교실 내 TV에 그대로 실행됐다. TV에는 장 교사가 준비한 독도 관련 퀴즈 10개가 등장했다. 조별로 나뉜 학생들은 각 조마다 ‘대표폰’으로 지정된 스마트폰 하나씩을 꺼냈다. 인터넷 검색을 병행하며 독도의 위도와 경도, 영문명 등 퀴즈 정답을 함께 완성했다.

 장 교사는 “정부가 ‘스마트 교육’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은 CD롬을 나눠주는 정도”라며 “저렴한 비용으로 스마트 교육을 제대로 구현할 방법을 2년 여간 고민하다 ‘스마트 박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스마트 박스를 쓰면서 학생들의 학습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TV를 켜는 순간 눈이 커져요. 설령 잡음만 나고 있어도 집중하는 걸 보면서 영상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이 학급 학생 이슬기(18)양은 “칠판 위에 글로 쓰거나 말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기억에 잘 남는다”고 말했다.

 스마트 박스는 올 4월 경기도교육자료전에서 2등상을 받았다. 이런 성과를 눈여겨 본 LG전자는 장 교사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했다. 그는 “수업에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데 위화감 조성 등 부정적 시선도 있지만 조별 수업이라 한 교실에 5~6대의 스마트폰이 있으면 충분하다”며 “새로운 교육매체로서 스마트폰의 가능성에 개방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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