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CEO '본업'보다 정부 · 노조 상대에 '치중'

중앙일보

입력

"성공한 최고경영자(CEO)가 되려면 정부나 노조에 신경쓰기보다는 임원을 관리하는 데 치중하라. "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http://www.mckinsey.com)의 도미니크 바튼 서울사무소장은 20일 저녁 한국 CEO포럼 창립총회에 참석,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CEO들은 정부와의 관계나 노조 관리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뺏기고 있다" 며 "최고경영자는 임원이나 회사 실적, 투자자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고 말했다.

매킨지는 세계 유수 기업 20곳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성공한 경영자들은 회사 실적이나 임원 관리에 업무 시간의 평균 45% 이상을 쓴 반면 실패한 경영자들은 정부나 노조를 상대로 한 활동에 3분의 1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바튼 소장은 제너럴일렉트릭(GE) 잭 웰치 회장의 경우 업무 시간의 절반을 임원 관리에 쏟고, 1백40명 정도의 임원 연봉은 직접 조정했다고 소개하고 "대기업 CEO는 적어도 상위 1백명의 임원이 갖고 있는 장단점과 잠재력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CEO들이 하루(12시간 업무 기준) 중 두 시간 정도는 반드시 스케줄을 비워 경영전략이나 조직관리를 혼자서 숙고하며 재검토하거나,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받는 데 활용해야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바튼 소장은 환란을 거치면서 한국 CEO들의 추진력이 많이 위축됐다고 진단하고, CEO들이 수익 목표를 과감하게 높여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세계화하고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CEO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한국 CEO의 연봉은 매우 낮은 편" 이라며 "회사 성과에 따라 파격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경영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고 말했다.

서익재 기자 ikj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