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아베 막을 사람 아키에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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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도쿄에서 열린 뮤지컬 ‘겨울연가’ 개막일에 직접 극장을 찾은 아키에 여사. [중앙포토]

“아베 신조의 강경 일변도 노선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부인 아키에(昭?·50)뿐이다.”

 한·일 외교가 관계자들이 26일 ‘아베 자민당 총재’의 등장에 우려를 표하면서 내비친 공통된 ‘기대감’은 부인 아키에로 쏠렸다.

 아키에 여사는 ‘한류 광팬’으로 소문나 있다. 요즘도 웬만한 한국 드라마는 거의 다 본다고 한다. 드라마 ‘겨울 연가’에 출연했던 박용하(2010년 작고)의 열렬한 팬으로 2005년 9월 한국 방문 때는 부부가 박씨와 함께 골프를 치기도 했다. 아키에는 당시 3명이 찍은 기념사진에서 남편 부분을 잘라내고 박씨와 자신이 나온 부분만을 액자에 담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아베도 이를 ‘용인’했다고 한다. 일본 정치권에서 아베는 애처가로 소문나 있다.

 아키에는 아베가 총리 재임 중 “난 한국이 너무 좋다. 일·한 우호를 위해 조금이라도 내가 도움이 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곤 했다. 2007년 6월 한국문화체험 행사에 직접 참여해 궁중요리를 즐기고 직접 김치를 담그기도 했다. 2001년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이수현씨 추모영화(2007년 ‘너를 잊지 않을 거야’)를 보고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는 장문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한글도 꾸준히 배워 인사말 정도는 나누는 실력도 갖췄다.

 특히 아키에 여사는 기존의 일본 퍼스트레이디와는 달리 정책 면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남편에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으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적극 페이스북 등에 개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키에는 퍼스트레이디 시절인 2007년 4월에도 당시 논란이 됐던 남편의 위안부 문제 발언(“위안부 동원에 협의의 강제성은 없었다”)과 관련, CNN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여성으로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정말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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