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과 정보원직’ 최갑복 경찰 행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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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0)이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경찰 정보원이라고 소개해 온 사실이 26일 드러났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가짜 명함(사진)을 만들어 돌리면서 경찰 관계자로 행세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갑복은 명함에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새기고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 정보원직’이라고 적었다. 사진까지 넣은 명함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로 취재진이 전화를 걸어 보니 착신이 정지된 상태였다.

 최갑복에게 명함을 받았던 한 이웃은 “경찰 정보원직을 하는 사람이 왜 시너 가게를 하는지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갑복은 대구시 효목동에서 시너 가게를 차리고 유사휘발유를 팔아 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유사휘발유 판매 등의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를 차단하기 위해 경찰 명함을 만들어 돌린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갑복은 대구지역 언론인 대구일보사로 편지를 보내 “사람을 해친 적이 없는데 나에게 강도상해 혐의까지 씌우는 것이 억울해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치장에서 작성한 A5 용지 5장 분량의 편지에서 “시너 판매 영업을 못하게 해 갈등을 빚은 건물주 김모씨의 집에 보관돼 있던 임대차계약서를 빼내러 갔다가 오히려 골프채로 얻어맞았다”고 주장했다.

강신후 J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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