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화이트삭스의 희망' 마크 뷰얼리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화이트삭스의 팬들은 착잡하다.

포스트시즌을 겨냥하고 영입한 데이비드 웰스는 팀의 케미스트리를 깨는 데에만 앞장섰고, '빅 허트' 프랭크 토마스는 상대팀에 큰 상처를 주는 대신 자신이 큰 상처를 입으며 시즌을 접고 말았다. 화이트삭스가 간판 선수들의 갈등과 부상으로 흔들리는 사이 또 다른 시카고 팀인 컵스는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현재 화이트삭스는 미네소타 트윈스에 10경기 뒤진 지구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부진속에서도 팬들은 한 선수를 생각하면 대견하기만 하다. 22살의 좌완투수 마크 뷰얼리. 빅리그 2년차에 불과한 뷰얼리의 최근 투구 내용은 에이스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닐 정도로 출중하다.

세번째 등판이었던 4월 1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전에서 첫 승을 신고했을 때만 해도 뷰얼리은 가능성있는 기대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같은 달 30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등판하고 나서였다 이날 뷰얼리는 프레디 가르시아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비록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8이닝 1실점 1안타(1홈런) 1볼넷 8삼진의 빼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이후 3경기에서 승패를 기록하는데 실패한 뷰얼리는 5월27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전에서 마침내 큰일을 냈다. 이날 그는 단 3안타를 허용하며 빅리그 첫번째 완봉승을 거두었다. 115개의 투구 중 75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로 제구력은 완벽했고 공격적이었다.

완봉승으로 기세가 오른 그는 이후 3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5승(3패)으로 현재 팀내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4번의 등판에서 4연승을 거두었다는 사실보다는 그 과정 자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32.2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2실점(1자책)을 허용함으로써 0.28이라는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했고 볼넷도 9이닝당 1.4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뷰얼리의 급성장은 특히 오른손타자에 대한 투구요령이 좋아지면서부터다. 지난해까지 오른손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주로 사용했던 뷰얼리는 올 시즌 들어 컷패스트볼을 섞으며 .279였던 피안타율을 .185로 낮추었다.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인해 팀의 전력이 말이 아닌 가운데 고군분투하고 있는 뷰얼리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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