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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공연

중앙일보

입력

맨 오브 라만차
~12월 31일, 샤롯데씨어터 6만~13만원, 문의 1588-5212

아직 떠나 보내기엔 아쉽다. 10월 7일 폐막할 예정이었던 ‘맨 오브 라만차’가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 마지막 날까지 연장 공연에 들어간다. ‘맨 오브 라만차’는 대중들에게 무척 친숙한,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데일 와써맨이 뮤지컬로 각색하고, 미치 리가 작곡을 맡아 196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던 작품이다.

 라만차에 사는 노인 ‘알론조’는 낡은 갑옷을 꿰입고 늙은 말과 시종인 ‘산초’를 데리고 기사로서의 여정에 나선다. 여관 주인을 성주로 착각해 기사 작위를 부탁하는가 하면, 여관에서 일하는 매춘부 ‘알돈자’를 ‘레이디 둘시네아’로 떠받들며 그녀를 구하는 기사가 되게 해달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들은 그가 기사 소설을 탐독한 나머지 망상에 사로잡힌 탓이다. 풍차에 돌진해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싸우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돈키호테’. 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상주의자의 대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극 중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이라는 대사는 이성에 얽매여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할 만하다. 관객 스스로 마음 깊숙이 눌러 놓았던 꿈을 꺼내볼 용기를 갖게 해준다. 이 작품의 대표 뮤지컬 넘버인 ‘더 임파서블 드림’을 포함해 ‘맨 오브 라만차’ ‘둘시네아’ 등이 감동을 배가시킨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세르반테스’가 자신의 작품을 공연 형태로 재현하면서 현실과 극중극을 오가는 구성을 하고 있다. 한 명의 배우가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를 오가는 연기는 또 다른 볼거리다. 스크린과 무대에서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황정민과 서범석, 홍광호가 돈키호테로 열연하고 있다.

벚꽃동산
10월 12~2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3만5000원~6만원, 문의 02-515-0314

‘벚꽃동산’은 안톤 체홉이 남긴 마지막 작품으로, 발표한 지 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며 사랑 받고 있다. 지난해 ‘갈매기’를 선보였던 극단 맨씨어터가 당시 참여했던 오경택 연출가와 출연진들을 다시 모아, ‘벚꽃동산’으로 체홉을 재조명한다. 이 작품은 지주들이 몰락하던 시대에 광활하고 아름다운 벚꽃 동산을 경매로 처분해야 할 위기에 처한 여자 지주 ‘라네프스카야’와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든든한 중견 배우 정동환과 최용민,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활약하는 이석준과 박호산, 전미도 등 배우의 연기가 기대된다.

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
10월 13~28일, 백성희장민호극장 3만원, 문의 1688-5966

올해 국립극단은 삼국유사 속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다섯 작품을 차례로 소개한다. 처용가를 모티프로 한 ‘나의 처용’ 역시 이 프로젝트의 하나로 공연된다. ‘나의 처용’의 주인공 ‘오가리’는 망상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어릴 적 불륜을 저지른 어머니를 용서해야 하지만 할 수 없는 갈등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원전의 처용은 아내의 불륜을 체념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현재 무대의 ‘검은 처용’은 분노를 표출하라고 종용한다. 자신도 모르게 분열된 주인공의 또 다른 자아는 악마적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나의 처용’은 설화 속 인물에게서 현대 한국인의 억압된 무의식을 찾아낸다.

거기
~11월 25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3만원, 문의 02-762-0010

영국에서 다수의 연극상을 받은 ‘더 위어(The Weir)’가 한국판 ‘거기’로 재탄생 했다. 휴가철이 지난 강원도 바닷가의 작은 카페가 무대다. 손님이라곤 오랜 친구들뿐인 곳에 서울에서 이사 온 젊은 여자가 등장한다. 일을 마친 동네 노총각들이 모여 여느 날과 다름없이 술잔을 기울이지만 모두들 마음속으론 초면의 여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한다. 대화 중 의도치 않은 귀신 목격담으로 분위기는 서늘해진다. 하지만 남모를 사정이 있는 그녀는 오히려 귀신 이야기로 위로를 받게 된다. TV드라마와 연극에서 활약하는 강신일과 이성민, 이대연, 정석용 등이 출연, 어느 하루의 일상을 가슴따뜻하게 전한다.

웨딩스캔들
~오픈 런, 상명아트센터 1관 3만5000원, 문의 02-766-3440

‘웨딩스캔들’은 ‘게이 결혼식’이라는 제목의 프랑스 코미디 연극이다. 주인공 ‘앙리’는 세상 모든 여성과 연애하고 싶어 하는 천하의 바람둥이. 고모의 유산을 상속 받기 위해 게이인 척 친구 ‘도도’와 위장 결혼을 한다. 고모는 한 사람과 일 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만 유산을 주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앙리의 아버지와 여자 친구가 집으로 들이닥쳐 그는 위기에 처한다. 이 상황에 대처하느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서현철, 최덕문, 민성욱, 최대훈 등 코믹 연기에 능한 배우들의 천연덕스런 연기가 몰입도를 높인다.

프로젝트 빅보이
~10월 14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 2만원, 문의 02-708-5001

두산아트센터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소개된 작품들 중 내용과 형식에서 신선함이 돋보이는 세 작품을 골라 ‘프로젝트 빅보이’란 이름으로 정식공연의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에는 연극 ‘런닝머신을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19~23일)와 ‘남자가 로망’(27일~10월 6일), ‘광염소나타’(10월 10일~14일)가 릴레이 공연을 한다. 첫 작품은 오랜 연애가 끝난 후 한 남자의 이야기가 무대에 올랐다. 27일부터 상연되는 ‘남자가 로망’은 육체적인 싸움으로 강자가 정해지는 남자 고등학생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 작품 ‘광염소나타’는 ‘예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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