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있다” 박 > 문 > 안 … “친밀하다” 안>박>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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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게서 책임감 있는 이미지를,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선 친밀감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지난 21~22일 전국 남녀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후보들에게 느끼는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박 후보는 ‘책임감이 있다’는 항목에서 3.5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점수는 항목별로 ‘매우 그렇다(5점)’ ‘보통(3점)’ ‘전혀 그렇지 않다(1점)’ 사이에서 매기도록 했다.

 책임감 이미지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3.45점을 얻었으며, 안철수 후보는 3.40점으로 가장 낮았다. 박 후보에게 가장 높은 책임감 점수를 준 응답자는 60세 이상 여성(4.22점), 직업별로는 농임어업(3.85점)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나타났다. 반면에 ‘친밀한 느낌이 든다’는 이미지에선 안 후보가 3.52점으로 박근혜(3.34점), 문재인(3.33점) 후보를 앞섰다. 특히 19~29세 남성(4.13점), 대학 재학 이상(3.82점)의 응답자가 안 후보에게 강한 친밀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후보를 가장 친밀하게 느끼는 유권자층은 60세 이상 여성(4.10점)이었다.

 명지대 김형준(정치학) 교수는 “안 후보는 ‘청춘 콘서트’ 등으로 만들어진 고유한 이미지와 ‘기존 정치를 변화시키겠다’는 추구 방향이 가장 잘 일치돼 높은 점수를 얻은 반면, 문 후보는 ‘사람이 먼저’라고 말하면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는 등 대결 이미지가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박 후보의 경우 인지도는 높지만 최근 역사인식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독선적인 이미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후보의 경우 하루빨리 ‘어떻게’ 정치를 변화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책임감 이미지를 얻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 후보 간 이미지 점수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세대 황상민(심리학) 교수는 “현재 대선 후보들의 이미지는 후보 개개인의 고유한 이미지보다는 ‘변화와 안정’이라는 큰 화두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변화 이미지가 강한 후보는 친밀성 항목에서, 안정 이미지가 강한 후보는 책임감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그러나 “이제 안 후보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만큼 후보 개개인의 이미지가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선 이명박(3.84점) 후보의 책임감 이미지가 가장 높았다. 박근혜 후보는 친밀감 점수에서 1위(3.62점)를 기록했었다. 2002년 대선의 경우 노무현 후보가 친밀감(3.34점)과 책임감(3.50점) 면에서 이회창 후보를 앞섰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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