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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고급 백화점입성 1년 만에미 19개 매장서 인기몰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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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호 29면

1 중국 최대 쇼핑몰 중 하나인 상하이 강훼이의 오즈세컨 매장2 오즈세컨 봄·여름,2013 리조트 컬렉션3 오즈세컨 론칭 15주년행사 전경4 뉴욕 바니스 백화점에 들어선 오즈세컨 매장5·6 오즈세컨의2011·2012 컬렉션

공항 대기실의 텔레비전, 거리 한복판의 전광판, 대형 수퍼마켓에 깔린 과자와 음료…. 낯선 땅에서 국내 브랜드를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일이다. 그것도 미국의 뉴욕, 영국의 런던, 중국의 베이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라면 새삼 한국인의 뿌듯함까지 느껴진다. 그리고 이제는 패션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느껴볼 만하다. ‘오즈세컨’ ‘오브제’ ‘하니와이’ 등 토종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기 때문이다.

미국에 패션 한류, SK네트웍스

여성복으로 첫 6개국 진출한 ‘오즈세컨’
지난해 10월부터 뉴욕 유명 백화점 바니스(barney’s)에서는 ‘오즈세컨(O’2nd)’ 매장을 볼 수 있다. 오즈세컨은 1997년 국내서 론칭한 여성복.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디자인이 특징으로 15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뉴욕 매장 개점 당시 토종 브랜드의 해외 진출만으로도 화제를 낳았지만 특히 바니스 입성은 눈여겨볼 만하다. 바니스 뉴욕 자체가 미국 상류층이 이용하는 최고급 백화점 중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세계적인 명품이 입점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잘 알려진 명품 외에도 트렌드를 앞서가는 잠재력 있는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오즈세컨은 매장을 확대해 뉴욕 외에 LA·댈러스 등 미국 전역 19개의 바니스 뉴욕 스토어에서도 판매 중이다. 띠어리·헬무트랭·아크네 등 타깃층이 비슷한 미국 내 컨템퍼러리 브랜드들과 코업(co-up)층에 배치돼 가격 역시 비슷한 수준(원피스는 250~600달러, 하의류는 225~300달러)에 팔린다. 하지만 타 브랜드들과 달리 페미닌하고 디테일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선보여 신선하고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니스 뉴욕의 바이어인 몰리 네일론은 “오즈세컨은 지난해 가을 입점 이래 미국 전역에서 판매 반응이 고루 좋다”면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최초의 한국 브랜드”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오즈세컨은 내년 4월엔 뉴욕 소호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10월부터는 아시아·유럽 4개국도 공략한다. 순차적으로 영국의 최고급 백화점 ‘하비 니콜스’, 일본의 백화점 ‘이세탄’ ‘바니스 뉴욕 재팬’과 편집숍 ‘유나이티드 애로우’, 싱가포르의 멀티숍 ‘클럽21’, 터키의 ‘하비 니콜스’ 등 8곳에도 들어선다. 중국의 경우 이미 2009년 벽을 뚫었다. 따라서 오즈세컨은 국내 여성복 브랜드로는 최초로 6개국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운 셈이다.

한편 중국에서 특히 사랑받는 토종 브랜드도 있다. 매출 1~2위를 다투는 대형 백화점 항저우다샤(杭州大厦) ‘오브제’ 매장에는 옷을 사러 몰려든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 화려한 색감과 무늬를 자랑하는 ‘하니와이’ 역시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지역별 차별화와 판로 구축으로 승부
해외에서 인정받는 토종 삼총사 브랜드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SK네트웍스가 제조·판매한다는 것이다. SK네트웍스는 국내 대기업 중 패션사업 진출이 가장 늦은 후발 주자지만 한국 패션 세계화에선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국내 패션기업 중 자체 브랜드를 해외 여러 나라에 진출시킨 전례가 없는 데다 글로벌 사업에 착수한 지 불과 2년 만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남다르게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공에는 차별화 공략을 썼다는 점이 주효했다. 일단 경쟁 기업처럼 컬렉션 참가로 브랜드를 알리기보다는 바로 판로를 구축했다는 점이 남달랐다. 또 지역별 차별화 전략도 썼다. 미국 진출이 글로벌 시장 개척이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면 중국에서는 현지의 인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는 글로벌 사업 확장의 신호탄으로 2009년 중국 패션시장에 진출해 현재 베이징·상하이·난징 등 중국 내 주요 지역 최고급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70여 개의 자사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한몫했다. 오즈세컨의 경우 외국 백화점의 구매 일정에 맞춰 제품을 미리 기획하고 디자인실에 글로벌팀을 따로 구성하는 등 조직과 운영 시스템 자체를 글로벌 시장에 맞췄다. 그간 타미힐피거·DKNY·엘리타하리·캘빈클라인 등 수입 브랜드 사업을 관리하며 얻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노하우를 터득한 것이다.
SK네트웍스 조준행 패션BHQ장은 “향후 자체 브랜드의 디자인 역량 및 해외 진출 강화,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2015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SK네트웍스는 ㈜한섬의 6개 브랜드(타임, 타임 옴므, SJSJ, 마인, 시스템, 시스템 옴므)의 중국 유통 전개 계약을 체결해 올해부터 타임과 타임 옴므를 제외한 4개 브랜드의 중국 판매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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