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서 고교생 투신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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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충남공주에서 고교생이 같은 반 친구 3명에게 얻어맞고 며칠 지난 뒤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학교와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또는 집단 따돌림(왕따) 연관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18일 오후 10시22분쯤 공주시 신관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 박모(16)군이 피를 흘리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아파트 3층에 사는 박군이 23층까지 올라가는 장면이 폐쇄회로TV(CCTV) 화면으로 확인됨에 따라 박군이 계단 창문을 열고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군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중학교 2학년 때 흑역사가 밝혀져 장래가 없다. 별생각 없이 이렇게 내몬 그들을 미워하지 마라”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 ‘흑역사’란 어두운 과거를 뜻하는 은어다. 박군은 또 “말하기 싫은데 이번 주 일요일에 일이 났고 그 소문이 학교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한다. 엄마, 아빠한테는 죄송하고 미안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교와 경찰은 박군이 중학교 2학년 때 폭력과 괴롭힘으로인해 심리치료를 받은 사실을 가리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군이 숨지기 이틀 전인 16일 같은 반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같은 반 학생 여러 명이 박군의 의자에 접착제를 붙였고 체육시간에 공을 던지며 괴롭혔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박군의 반 친구 세 명은 이날 야간자습 시간에 무단 이탈했다. 친구들은 박군이 이 사실을 당직교사에게 고자질한 것을 알고, 화장실로 끌고가 집단 폭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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