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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맛기행] 우제길 화백의 해남 '함초식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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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를 찾아서 먹는 것은 물론이고 전혀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것도 식도락의 묘미 중 하나로 꼽힌다.

전남 해남군 해남읍 성내리 군청 옆 '부광정',
일명 '함초식당'(http://www.hamcho.com)은 전국 유일의 맛을 자랑한다.이름조차 생소하다.

'짤 함'(鹹) 자를 쓰는 함초는 염전 주변에서 자라는 한해살이의 염생(鹽生) 식물. 잎은 없으며 줄기 ·가지가 퉁퉁하고 마디가 있어 '퉁퉁마디'라고도 불린다. 염기를 많이 함유해 생으로 씹어도 짭짤하지만 뒷맛이 소금처럼 쓰지 않고 오히려 달다.

이 함초를 주원료 또는 부재료로,주인 박동인(49) 씨 부부는 4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개발한 음식을 팔고 있다.

미묘한 광채를 명쾌한 직선과 면의 단층으로 담아내는 '빛의 화가' 우제길(59 ·광주) 화백과 찾아간 날,함초음식이 한 상 나왔다(4인 기준 ·3만원) .

뜨거운 물에 데친 함초와 냉면 발,생선회를 고추장과 함께 비벼 접시에 올린 함초 생선회무침,함초 튀김,함초 샐러드,함초 나물 등.

우화백은 "하얀 그릇에 가지런한 함초들의 밝은 녹색부터가 입맛을 다시게 한다"며 "아삭아삭 씹히는 등 입안 촉감이 좋다"고 맛을 평했다.

또 함초의 짠 맛이 혀 위에서 과일 채나 냉면 등 다른 재료와 어우러지는 맛도 독특하다고 말한다.

함초 요리에는 이밖에도 비빔밥과 칼국수 ·국수 ·냉면,함초 부침개,함초 물 김치 등이 있다.

이들 음식들의 특징은 간을 소금으로 하지 않고 함초 자체의 염기로 한다는 점이다.김치 ·콩나물 같은 반찬이나 국까지 소금 대신 함초 가루로 간을 맞추는 것도 흥미롭다.

함초는 칼륨 ·마그네슘 ·철 등 미네랄을 많이 함유해 기능성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한의학서 등에서 함초는 숙변 ·변비 ·위장병 ·피부미용 등에 좋고 식욕을 돋우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함초 분말 ·환(丸) 같은 가공품도 만들고 있는 주인 朴씨는 "함초가 염전에서는 잡초로 취급 받고 있는데,체계적으로 개발하면 소금 대용품과 자연건강 식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061-535-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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