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직후 안철수 출마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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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유민영 대변인은 11일 안 원장의 거취와 관련한 e-메일을 기자들에게 일제히 발송했다. 176자짜리 짧은 e-메일이었다.

 그는 e-메일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며칠 내에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안 원장은 지난 7월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폭넓게 국민의 의견을 들었다. 다양한 분야, 계층, 세대, 지역의 국민을 만나 좋은 의견을 많이 나누었고, 이제 국민과 약속한 대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일정은 결정이 되는 대로 알려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e-메일에는 안 원장이 어떤 내용의 결정을 했는지 명시되진 않았다. 하지만 안 원장과 가까운 인사는 “안 원장의 각오가 확고하다”며 “대국민 기자회견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안 원장의 지인은 “안 원장은 최근까지 각 분야를 대표할 만한 전문가들과 접촉해 왔다”며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인물들이 출마 선언 시점에 맞춰 공개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안 원장은 지난 9일 경희대 김민전(정치학)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 “국가를 함께 운영할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많이 있다. 지금 노출된 사람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답했다고 김 교수가 전했다.

 안 원장의 회견 시점은 이르면 다음주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현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이후 1년 가까이 끌어온 그의 거취가 곧 정리되는 셈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문재인 후보가 50% 이상을 득표하면 결선투표 없이 16일 끝난다. 1, 2위 간 결선투표를 할 경우 23일 종료된다.

 안 원장 측은 현재 문 후보가 결선 투표 없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회견을 19~23일 중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 시점을 민주당 경선 이후로 한 건 민주당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욱·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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